글 : 포항공과대학교 조동우 교수
3D 바이오프린팅이란 조직과 장기의 복잡한 3차원 구조를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하여 적층 방식으로 재현하는 기술입니다.
3D 프린팅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프린터로 종이에 글자를 인쇄하듯이,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여러가지 3차원의 물체를 뽑아내는 기술입니다. 최근 들어 3D 프린터는 더욱 발전하여, 간단한 3차원 형상뿐만 아니라, 비행기 부품, 음식, 건물까지도 제작이 가능합니다.
복잡한 3차원 형상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은 의료 분야에서도 활용되었습니다. 인체 조직과 장기는 복잡한 내부 구조가 있는 3차원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형상을 가지고 있어서 심한 손상을 입으면 재생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런 인체 장기를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재생이 어려운 장기를 제작한 후, 이식할 수 있고,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장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인체의 장기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하는 3D 바이오프린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3D 바이오프린팅이란 조직과 장기의 복잡한 3차원 구조를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하여 적층 방식으로 재현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기존의 3D 프린팅 기술에서 생체를 구성하는 세포와 생체 적합성 재료를 사용하여 프린팅하는 것이지요. 뼈, 치아와 같은 단단한 조직의 경우에는 CT나 MRI 기반의 의료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인공 지지체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 본 연구팀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과 환자의 CT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면 결손 부위에 대한 모델링 및 안면골 재건용 인공지지체를 제작한 후 성공적으로 이식한 경험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세포 및 생물학적 소재를 기반으로 인공 심장, 혈관, 피부 등을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3D 바이오프린팅을 활용하여 이식이 가능한 투명 인공 각막과 체외 테스트용 인공 피부를 제작한 것입니다.
인체 장기의 구성을 그대로 모사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잉크가 필요합니다.
3D 바이오프린팅에는 어떤 재료를 사용할까요? 보철물이나 인공지지체를 제작할 때는 생체적합성 소재(Polycaprolactone, PEVA 등)를 이용하지만, 간, 심장, 혈관과 같은 인공 조직/장기를 개발할 때는 세포를 생존할 수 있게 해주는 바이오잉크를 사용해야 합니다. 바이오잉크는 실제 조직/장기의 물리적 성질과, 탑재된 세포가 목적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생물학적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하고,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가공이 가능해야 합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동물 유래의 실제 조직/장기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조직/장기를 이루는 단백질 성분만 남겨 바이오잉크를 제작하는 탈세포화 공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탈세포화 공법을 통해 만든 바이오잉크는 실제 각 조직/장기의 물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특성 역시 재현할 수 있어, 조직/장기의 모사도를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탈세포화 바이오잉크에 대한 연구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간, 각막, 뇌, 혈관, 피부 등 각 조직/장기 맞춤형 바이오잉크를 개발하여, 프린팅 적용 가능성과 이를 통해 제작한 인공 조직의 조직 재생 성능을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환자의 손상된 조직/장기를 바꿀 환자 맞춤형 인공 조직/장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이와 같이 바이오프린팅 기술과 바이오잉크를 활용하여 환자 맞춤형 인공조직/장기를 개발 중입니다. 환자 맞춤형 인공조직/장기는 환자의 몸에서 바로 확인이 어려운 다양한 약물을 스크리닝하거나, 또는 발병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질환들을 체외에서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의 제작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팀은 3D 바이오프린팅으로 제작된 환자 맞춤형 뇌종양 체외 모델을 사용하여 항암 치료를 위한 약물 후보군을 예측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3D 바이오프린팅으로 제작된 인공 혈관을 사용하여 동맥경화질환의 발병 기전을 연구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여러 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기반한 다양한 인공 조직/장기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임상시험 등을 통해 실용화에 이르기까지는 여전히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연구팀은 조직/장기의 손상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원래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돌려주기 위해 현재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 이 글은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 저작권자 2022-11-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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