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햄스터’ 실험에 주목

WHO, 화상회의 통해 동물실험 결과 공유

설치목 쥐과에 시리안 햄스터(Syrian hamsters)라는 동물이 있다.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어 애완동물로 사육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직면해 과학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SARS-CoV-2)의 정체를 밝히고, 더 나아가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들에게 있어 더없이 귀한 존재가 되고 있다는 것. 특히 질병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실험의 모델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른 설치류와는 달리 코로나19 증상에 사람처럼 치명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시리안 햄스터, 최근 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에 투입되고 있다. ⓒWikipedia

동물실험 통해 감염경로 밝혀내

17일 ‘사이어스’ 지에 따르면 햄스터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5년 전이다.

당시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이 귀여운 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손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흥미로운 것은 햄스터의 미묘한 증세였다. 호흡기에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는데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 귀여운 동물이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콩 대학(HKU)의 내과학자인 재스퍼 챈(Jasper Fuk-Woo Chan) 교수 연구팀은 최근 시리안 햄스터 8마리를 동원해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신종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시킨 후 그 증세를 관찰했는데 몸무게가 줄어들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어 피부 표면의 털이 헝클어지고, 등뼈가 구부러지면서 가쁘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햄스터의 장기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찰했다. 그리고 폐를 중심으로 신종 바이러스가 대량 분포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세포 내 수용체 단백질인 ‘ACE2’를 타깃으로 맹렬한 자기복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챈 교수 연구팀은 시리안 햄스터의 감염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최근 관련 논문을 미국감염병학회지 ‘CID(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했다.

챈 교수팀의 사례는 동물실험을 하고 있는 수십 개 그룹 중 하나에 불과하다. 많은 과학자들이 햄스터가 아닌 또 다른 동물들을 통해 신종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매주 목요일 비디오 컨퍼런스를 열고 세계 각국에서 동물실험을 진행 중인 100여 명의 과학자들과 실험 결과를 공유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GM 동물 동원해 치료제 개발

최근 연구에 동원되고 있는 동물들은 매우 다양하다.

햄스터와 같은 설치류는 물론 흰담비, 원숭이를 비롯 그동안 실험실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포함돼 있다.

그중에서도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병 연구소 (NIAID)의 빈센트 먼스터(Vincent Munster) 박사는 “단기간 면역력을 위한 중요한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WHO를 비롯 많은 과학자들이 동물 실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백신 개발에 있어 관건이 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먼스터 박사는 “동물에 감염된 신종 바이러스가 어떤 반응을 참조해 안전한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 실험이 신종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밝혀내는 것은 물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정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관련 동물 실험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과학자들이 아직 완전한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신종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어떤 동물을 선택해야 정확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지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실험 대상으로 선호했던 설치류가 시리안 햄스터와는 달리 신종 바이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종 바이러스가 세포에 결합하려고 시도할 때 ‘ACE 2’란 단백질 수용체에 결합해야 하는데 대다수의 설치류들은 이 과정에서 신종 바이러스의 노력을 무력화하며 손쉽게 떨쳐내고 있었다는 것.

이런 사실에 착안한 과학자들은 지금 다양한 설치류를 대상으로 ‘ACE 2’의 기능을 비교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ACE 2’를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이 사람과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WHO 비디오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정보를 공유하며 설치류의 이런 특징을 코로나19 치료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과거 다른 바이러스 실험에 투입했던 유전자조작 동물들도 활용되고 있다. 맘모스 복원 사업으로 유명한 JAX(Jackson Laboratory)는 신종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위해 그동안 보존해온 마우스 모델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베이징 유니언의대 연구팀은 ‘ACE 2’의 방어 기능을 강화한 GM 마우스를 통해 신종 바이러스 감염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통해 “생쥐의 몸무게가 조금 줄어들었지만 증상은 매우 미약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이 흰담비를 통해 동물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은 인플루엔자에 감염됐어도 미약한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동물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 충북대학 연구진은 흰담비가 어떤 식으로 강한 면역력을 보이는지 그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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