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출현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 것이 기후변화였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세기 동안 진행된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이 박쥐가 선호하는 산림 서식지의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중국 남부를 코로나 바이러스의 ‘핫스폿(hotspot)’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미국 하와이대학 등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발표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월 5일 자에 게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출현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 것이 기후변화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그에 의하면 지난 세기 동안 중국 남부 윈난성과 미얀마 및 라오스의 인접 지역에서는 식물의 유형에 큰 변화가 있었다. 나무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온, 햇빛,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포함한 기후변화로 인해 키가 작은 나무들이 주로 자라는 열대 관목 지대가 열대 사바나와 낙엽수 삼림지대로 변한 것. 이는 주로 숲에 서식하는 박쥐 종에게 적합한 환경이다.
사실 특정 지역의 코로나바이러스 수는 그곳에 서식하는 다양한 박쥐 종의 수와 관련이 깊다. 연구진은 지난 세기 동안 중국 윈난성 남부에 40종의 박쥐가 추가로 유입됨에 따라 약 100종의 박쥐 매개 코로나바이러스가 더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전자 데이터에 의하면 이 지역에서 코로나19의 바이러스인 ‘SARS-CoV-2’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윈난성에 박쥐 40종 추가 유입돼
이번 연구를 진행한 케임브리지대학 동물학과의 로버트 베이어(Robert Beyer) 박사는 “기후변화의 결과로 박쥐 종의 전 세계적인 분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해하는 것은 코로나19 발병의 기원을 추적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온도, 강수량, 구름 이동 등의 기록을 이용해 100년 전의 전 세계 초목 지도를 만들었다. 그 후 전 세계 박쥐 종의 식생 조건에 관한 정보를 이용해 1900년대 초 각 박쥐 종의 전 지구적 분포를 조사했다.
이를 현재의 분포 상황과 비교한 결과, 지난 세기 동안 기후변화로 인해 박쥐 종의 다양성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즉, 기후변화로 인해 서식지가 변경됨에 따라 박쥐들이 바이러스를 지닌 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지역이 변했을 뿐만 아니라 동물과 바이러스 간의 새로운 상호작용으로 인해 박쥐는 해로운 바이러스에 더 많이 감염되고 바이러스는 진화했다.
전 세계의 박쥐들은 약 3000종에 달하는 서로 다른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이는 각 박쥐 종이 평균 2.7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인데, 대부분은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특정 지역에 서식하는 박쥐 종의 수가 증가하면 인간에게 해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생기거나 진화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 줄이는 경종 되어야
박쥐들이 지닌 대부분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에게 감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몇몇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중 세 가지가 인간의 죽음을 야기할 수 있는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박쥐 종의 다양성이 증가해 핫스폿으로 확인된 지역은 코로나19의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중간 숙주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천산갑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지난 세기 동안 기후변화에 따른 초목 식생 변화로 인해 박쥐 종의 수가 지역에 따라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확대된 부분은 코로나19의 기원일 가능성이 높은 핫스폿이다. ⓒDr. Robert Beyer
‘SARS-CoV-2’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진화했다고 추정되지만 정확한 진화 경로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발견되지 않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많을 가능성이 높으며,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와 ‘SARS-CoV-2’는 차이가 있으므로 이 바이러스가 적어도 한 종의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인 케임브리지대학 동물학과의 안드레아 마니카(Andrea Manica) 교수는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인류의 건강에 대한 위협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동저자 중 한 명인 하와이대학의 카밀로 모라(Camilo Mora) 교수는 “기후변화가 야생동물 병원균의 인간 감염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경종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간과 질병을 옮기는 동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지역, 농경지, 사냥터 등이 동물 서식지로 확장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세기 동안 기후변화로 인해 중국 윈난성 인접 지역뿐만 아니라 중앙아프리카 및 중남미 지역에 산재해 있는 박쥐 종들의 수도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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