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앞당긴다

WHO, 리퍼포징 의약품으로 긴급 치료효과 기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치료제를 완성하기 위해 동물실험‧임상실험 등을 거칠 경우 최소한 수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리퍼포징(repurposing)’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과거 치료에 사용했던 다양한 약물들을 분석해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찾아나가는 방식이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기존의 약물을 업그레이드한 ‘리퍼포징의약품’으로 신종 바이러스를 퇴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최근 대규모 임상실험이 진행 중인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clinicaltrialsarena.com

게놈지도로 ‘코로나19’ 약점 찾아내

10일 ‘사이언스 뉴스’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리퍼포징 약물’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파인버그약대의 칼라 사철(Karla Satchell)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HIV, C형 간염, 독감, 에볼라, 말라리아 등에 투여했던 약물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라 사철 교수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비밀을 밝혀내는 중이다.

지난 2002년 SARS가 유행했을 당시 과학자들은 5개월에 걸쳐 바이러스의 게놈(genome) 지도를 완성했다. 5개월이 지나는 동안 SARS에 걸린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 12월 31일 중국 보건당국에서 코로나19의 존재를 WHO에 보고한 후 10일이 지난 1월 10일 신종 바이러스의 게놈 지도가 완성됐다.

게놈 지도는 곧 전 세계 의약품 개발자들에게 전송됐다. 이를 받아 본 많은 과학자들은 SARS, MERS, 기타 RNA 바이러스와 코로나19를 비교한 후 새로 등장한 바이러스의 비밀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안에는 ‘M 프로테아제(M protease)’란 이름의 단백질분해효소가 활동하고 있는데 바이러스 생성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효소 안에 약물을 주입할 경우 활동이 정지되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다.

‘M 프로테아제’가 활동을 멈춘다는 것은 곧 코로나19의 소멸을 의미했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의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 약물을 찾기 시작했고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bioRxiv.org’에 약물에 관한 논문 두 편이 잇따라 실린 것.

기존 약물로 대규모 임상실험 중

첫 번째 연구팀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4종의 약물을 실험했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C형 간염치료제, HIV 치료제가 포함돼 있었다.

또 다른 연구그룹에서는 10개에 달하는 기존 약물을 제안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항메시꺼움제(antinausea medication), 항진균제(antifungal drug), 그리고 몇몇 항암제(cancer-fighting drugs)가 포함돼 있었다.

논문이 실리면서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의약품 개발자들이 ‘리퍼포징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다양한 약물들이 제시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중국에서 실험 중인 약물 중에 HIV 치료제인 ‘칼레트라(Kaletra)’가 있다.

‘알루비아(Aluvia)’라고도 불리는 이 약물은 2종의 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를 혼합한 것이다. 현재 동물실험을 마쳤으며, 임상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연구진은 또 칼레트라에 항 바이러스제인 아비돌(Arbidol)을 혼합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태국 최대 국립병원인 라자위티 병원에서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에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푸르 성분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를 첨가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여성 환자를 치료한 결과 48시간이 지난 후 완치에 이르렀다는 것.

최근 들어서는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개발자들을 흥분케 하고 있다. 이 약물은 미국의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데 치료 효과가 나타나면서 현재 대규모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WHO에서는 이 약품에 크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사무처장인 브루스 옐워드(Bruce Aylward) 박사는 “지금까지 진행된 실험 중 ‘렘데시비르’가 가장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다.”며, “확대 적용을 위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에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효력과 함께 안전성을 겸할 수 있는 치료제다.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리퍼포징’ 방식의 약물 개발이 효과를 보고 있는 중이다.

옐워드 박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과학자들에게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약물 개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코로나19 치료제가 완성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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