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차단… ‘T 세포’ 활동 규명

신종 바이러스 침투 후 세포 생성‧활동 과정 최초 확인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속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T 세포다.

면역 기능이 있는 T 세포를 통해 코로나19를 전파하는 신종 바이러스(SARS-CoV-2)를 퇴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때문.

22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T세포의 움직임을 추정해왔지만 그 메커니즘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러스로 인해 T 세포가 생성되고 있으며, 면역기능을 활성화하고 있다는 2건의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T 세포(사진)의 생성 및 활동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2건의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T 세포가 생성돼 항체 생성을 돕고 있다는 내용이다. ⓒWikipedia

환자 전원에게서 T 세포 생성 확인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세포에는 T 세포(T cell)와 B 세포(B cell)가 있다.

두 세포 모두 골수에서 생성되지만 T 세포의 경우 흉선(Thymus)에서, B 세포의 경우 골수(Bone marrow)에서 성숙해 분화하므로 첫 글자를 따 T 세포, B 세포란 이름이 붙었다.

항체를 생성해 바이러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것은 B 세포다. 항원에 맞는 항체를 생성하게 된다. 그리고 B세포의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T 세포의 도움이 필요하다.

T 세포에는 헬퍼 T 세포(helper T cell), 킬러 T 세포(killer T cell),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기억 T세포(memory T cell)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B 세포를 도와 항체 생성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헬퍼 T세포다. B 세포에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B세포가 (형질 세포와 기억 세포로 분화해) 형질세포가 항원‧항체 반응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다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킬러 T 세포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해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항원‧항체 반응을 수행하는 B세포의 노고를 덜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라호야 면역학 연구소(La Jolla Institute for Immunology)에서 실시한 첫 번째 연구는 우리 몸에 침투한 신종 바이러스(SARS-CoV-2)로 인해 T 세포가 생성되고 있는지 그 여부였다.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유전자코드를 해독할 수 있는 생물정보학적인 장비를 활용해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된 10명의 실험 참가자 몸 안에서 신종 바이러스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 조각들이 T 세포 생성을 촉진하고 있는지 관찰했다.

“신종 바이러스 공격에 대처할 수 있어…”

그리고 10명 모두에게서 신종 바이러스(SARS-CoV-2)를 인식하고 있는 헬퍼 T 세포가 생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헬퍼 T세포는 신종 바이러스가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에 대한 정보도 인식하고 있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거의 모든 백신 개발자들이 타깃으로 하고 있는 중요한 물질이다.

연구진은 또 신종 바이러스에 특화된 킬러 T 세포가 생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헬퍼 T 세포가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B 세포에 전달해 항체 생성을 돕고 있는 가운데 킬러 T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파괴하며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었다.

라호야 면역학연구소의 면역학자 알레산드로 세테(Alessandro Sette) 박사는 “사람 몸 안의 면역시스템이 신종 바이러스를 발견한 후 면역반응을 통해 다양한 T 세포를 생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침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논문은 최근 ‘셀(Cell)’ 지와 ‘사이언스’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T cells found in coronavirus patients ‘bode well’ for long-term immunity’이다.

한편 독일 베를린에 소재한 샤리테 대학병원(Charité University Hospital)에서는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코로나19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몸 안에서 면역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하고 있었다.

특히 T 세포가 신종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주목했는데 19명의 환자 중 15명에게서 T 세포가 생성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헬퍼 T 세포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타깃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헬퍼 T 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은 라호야 면역학 연구소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샤리테 대학병원의 연구 결과는 최근 의학 논문 사전 인쇄 플랫폼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됐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인체에서 면역 시스템을 분석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T 세포가 어떻게 생성되고 있으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사실을 밝히는 논문이 발표돼 과학계가 기뻐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를 지켜본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미생물학자 안젤라 라스무센 (Angela Rasmussen) 교수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코로나19에 대한 인체 면역 기능이 밝혀지면서 신종 바이러스에 대처할 길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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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한형숙 2020년 5월 22일3:38 오후

    인체의 신비라니, 감동적입니다. 이를 발견해 내는 과학자 분들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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