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환자, 어떻게 조기에 알 수 있나?

초기 감염 때 인체 반응 미약해…새 치료법 개발에 활용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연구팀은 코 비강 점막에서의 항바이러스 반응을 보고 증상의 위중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를 생명과학 저널 ‘셀’(Cell) 22일 자에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18개월 동안 연구자들은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가 어떻게 우리 몸의 코와 입을 통해 들어와 비강의 점액층에서 감염이 시작되는지를 알게 됐다.

상기도에 머무르는 감염은 경미하거나 무증상일 가능성이 있는 반면, 기도를 따라 폐로 진행되는 감염은 훨씬 더 심각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나이나 성별, 비만과 같은 일반적인 위험요소 등도 확인했다.

그러나 언제 어느 부위에서 심각한 증상으로 악화가 결정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 몸이 가벼운 증상을 이겨내지 못할 때 심각하게 진행되는 것인지, 혹은 이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초기 감염 때 인체 반응이 미약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 사실이 확인되면 치료법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사진은 배양 세포 표면에 모여있는 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 © NIAD

증증 환자, 초기 감염 때 인체 미약한 반응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MIT• 하버드대 라곤 연구소와, 보스턴 아동병원, MIT, 미시시피대 의료원 연구팀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경로가 예상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고, 바이러스가 처음 코로 들어왔을 때 생성되는 초기 반응에서도 그럴 것이라는 추정 아래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테스트를 위해 코로나 환자들의 진단 초기 비강 면봉에서 채취한 세포들을 분석해, 경증 환자와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돼 보조 호흡까지 필요했던 환자들을 비교했다. 비교 결과, 증상이 심각한 환자들은 경미한 환자들에 비해 질병 초기 면봉으로 수집한 세포 분석에서 훨씬 더 미약한 항바이러스 반응을 나타냈다.

논문 공동 시니어 저자인 하버드대의대(보스턴 아동병원) 호세 오르도바스-몬타녜스(José Ordovás-Montañés) 조교수는 “코로나19에 걸려 병이 진행되면서 환자에 따라 심각도에 차이가 생기는데, 이와 관련해 질병 초기에 채취한 비강 점액 샘플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의 심각한 경과가 초기 감염에 대한 신체의 항바이러스 반응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한편, 병의 심각한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조기 개입의 길을 열어준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코 뒤쪽에서 비강 분비물의 임상 검사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 © WikiCommons / Raimond Spekking

감염에 대한 인체 반응 고해상도로 그려내

감염에 대한 초기 반응을 이해하기 위해 미시시피대 의료원 소화기질병부 새러 글로버(Sarah Glover) 교수팀은 58명의 비강에서 세포를 채취했다. 이중 35명은 채취 당시 코로나19 확진자로 경증에서 중증까지 증상이 다양했다. 나머지 17건은 건강한 지원자들에게서 얻었고, 6건은 다른 질병으로 인한 호흡 부전 환자들의 것이었다.

연구팀은 각 샘플에서 개별 세포를 분리해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RNA를 찾아 채취 당시 이 세포들이 어떤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고 있었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RNA 전사체(transcriptome)를 연구하면 개별 세포가 SARS-CoV-2와 같은 RNA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논문 공동 시니어 저자로 라곤 연구소 및 브로드 연구소 멤버이자 개별 세포 전사체 연구 전문가인 알렉스 샬렉(Alex Shalek) MIT 화학과 부교수팀은 코로나19 환자의 비강 채취 면봉과 같이 농도가 옅은 임상 표본으로부터 수천 개의 단일 세포를 시퀀싱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결과 데이터를 사용해 해당 위치에서 인체가 감염에 대해 어떻게 조직화된 반응을 보이는지를 고해상도 그림으로 그려냈다.

샬렉 교수는 “우리의 단일 세포 시퀀싱 방법으로 특정 시점에서 질병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질병의 한 과정을 다른 과정과 구별하고 이들 과정에서 감염된 세포와 그렇지 않은 세포를 구별하는 특징을 체계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정보를 활용해 코로나19와 다른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더욱 효과적인 예방책과 치료법 개발을 가이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심장연구소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을 받고 있는 중환자. © WikiCommons / Governo do Estado de São Paulo

중증으로 악화된 환자 샘플에는 고염증성 대식세포 많아

염증 반응과 그 기억을 연구하는 오르도바스-몬타녜스 교수팀은 비강에서 분비물을 채취하는 것과 같이 상피세포에서 발견되는 반응 연구에 전문화돼 있다.

연구팀은 샬렉 교수랩 및 보스턴 아동병원 응급의학과 브루스 호로비츠(Bruce Horwitz) 박사팀과 협력해 단일 세포 전사체 데이터로부터 상피 세포와 면역 세포가 코로나19 감염 초기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먼저 인터페론 단백질 계열에 의해 유도되는 항바이러스 반응이 나중에 증상이 심각해진 환자들에게서는 훨씬 미약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번째로,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증세가 심하거나 치명적인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 종종 발견되는, 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고염증성 대식세포와 면역세포의 양이 더 많았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샘플들은 환자들의 코로나19 상태가 최고조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채취됐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발견은 비강 상피 세포와 면역 세포가 바이러스에 대해 나타내는 첫 반응 혹은 매우 초기의 반응으로 코로나19 경과를 결정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

이와 같이 초기의 강력한 항바이러스 반응이 결여됨으로써 바이러스가 더욱 빨리 퍼져 상기도로부터 하기도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되며, 또한 염증성 면역 세포들이 모여들어 심각한 질병에 더해 위험한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명과학 저널 ‘셀’(cell) 22일 자에 실린 논문. © CellPress

“중증 코로나19 샘플에는 여러 유전자 발현 부족해”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감염에 대항하는 보호와 관련된 감염 숙주 세포와 경로, 즉 경증 질환자에게 고유한 세포와 반응들을 확인해 냈다. 연구팀은 이런 발견들을 통해 코로나19 및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팀이 제시한 증거에서 알 수 있듯이, 감염 초기 단계가 질병의 경중을 결정할 수 있다면, 과학자들이 코로나19가 심각하게 발전되는 것을 예방하는 조기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잠재적인 중증 질병의 표지자와, 중증 코로나19에서는 보이지 않고 경증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도 식별해 내는 성과를 거뒀다.

논문 공동 제1저자인 칼리 지글러(Carly Ziegler) 연구원(MIT-하버드 건강 과학 및 기술 프로그램 대학원생)은 “거의 모든 중증 코로나19 샘플에는 일반적인 항바이러스 반응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유전자 발현이 부족했다”며, “추가 연구가 이번 발견을 뒷받침해준다면, 코로나19 진단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비강 면봉을 사용해 질병이 심각하게 악화되기 전에 잠재적으로 위험한 케이스를 식별함으로써 효과적인 조기 치료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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