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날이 추워지는 겨울이 다가오면 코를 훌쩍거리거나 기침을 하고 자주 감기에 걸리곤 한다. 우리는 일부 호흡기 바이러스의 이런 계절적 감염 패턴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그러면 코로나19도 이런 계절성 바이러스로 바뀌게 될까?
의학저널 ‘공중보건 프런티어’( Frontiers in Public Health) 15일 자 리뷰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온대기후 나라들에서 그런 전례를 따라 계절 질환이 될 수 있으나, 이는 집단 면역(herd immunity)이 획득된 다음에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는 그때까지 계절과 관계없이 계속 유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결론은 바이러스 통제를 위해 지금 당장 공중보건 조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아메리칸대(레바논 베이루트) 하산 자라케트(Hassan Zaraket) 박사는 “코로나19는 현재 우리가 있는 이곳에 남아있으며, 집단 면역이 달성될 때까지 1년 내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대중은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마스크 착용과 신체적 거리두기, 손씻기와 모임 회피 등을 포함한 최선의 예방 조치를 계속 실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도하 카타르 대학의 하디 야신(Hadi Yassine) 박사는 집단 면역이 달성되기 전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치솟는 여러 차례의 파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계절성 요인이 아직은 코로나19 기세 못 꺾어
많은 호흡기 바이러스는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지역에서 계절적 패턴을 따라 유행한다. 예를 들면,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여러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온대지역에서 겨울에 절정에 달한다. 그에 비해 열대지역에서는 연중 내내 유행한다.
저자들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의 안정성과 전파에 관한 최신 지견을 비롯해, 코로나19의 계절성을 제어하는 바이러스성 요인과 숙주 요인을 조사해 이런 계절성 바이러스들을 검토했다.
이들은 공기 및 물체 표면에서의 바이러스 생존력, 사람들이 병에 걸릴 수 있는 감수성, 실내에서의 조밀한 모임 같은 인간 행동 양상 등이 계절에 따른 온도와 습도 변화로 인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런 요인들이 연중 서로 다른 시기마다 호흡기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독감과 같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비해 대체로 면역이 결핍된 인구 집단에서의 유행으로 인해 더 높은 전파율(rate of transmission, R0)을 보인다는 것.
이는 바이러스의 계절성을 좌우하는 요인이 독감이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과 달리 여름철 코로나19 확산을 아직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단 자연 감염과 예방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을 얻으면 전파율이 상당히 낮아져서 바이러스가 계절적 요인에 취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절 바이러스 될 가능성 높지만 그때까진 엄격한 통제 필요”
이런 계절성은 인플루엔자와 동일한 유행 패턴을 따르는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NL63 및 HKU1과 같이 최근 등장한 바이러스를 포함해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보고된 바 있다.
자라케트 박사는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로 신속한 과학적 분석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것이 있다”며, “우리의 예측이 타당한 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을 고려할 때 코로나19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처럼 결국 계절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야신 박사는 “뜨거운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걸프만 국가들에서 인구 비례당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코로나19 감염률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야신 박사는 “그 이유는 봉쇄된 지역사회들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된 데 따른 것이지만, 이는 집단 면역이 달성될 때까지 바이러스 확산을 제한하기 위한 엄격한 통제 조치가 필요함을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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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9-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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