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가볍게 앓아도 뇌 손상된다

노화와 연관된 뇌 부위의 회백질 감소돼

코로나19를 가볍게 앓은 경증 환자일지라도 뇌의 회백질이 감소하는 등 뇌 기능에 해로운 영향이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발견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노화와 같은 생물학적 과정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을 주축으로 한 영국 연구진은 ‘UK 바이오뱅크’에 뇌 영상 자료가 보관된 사람 중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 401명과 걸리지 않은 사람 384명 등 총 785명에 대해 뇌 스캔을 다시 실시했다.

UK 바이오뱅크는 여러 연구소에 장기 연구 정보를 제공하는 50만명 이상의 자원봉사 참여자로 구성된 대규모 바이오메디컬 데이터베이스로서, 2014년부터 촬영된 4만5000명 이상의 뇌 영상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가볍게 앓은 경증 환자일지라도 뇌의 회백질이 감소하는 등 뇌 기능에 해로운 영향이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그중에서 코로나19에 걸린 후 완치 판정을 받은 401명을 확인한 다음 그들과 나이, 성별, 혈압 및 체질량지수, 흡연, 음주와 같은 건강변수, 그리고 사회경제적 지위에서 별로 차이가 없는 대조군 그룹 384명을 선별했다. 대조군은 UK 바이오뱅크에 뇌 영상 자료가 보관되어 있지만,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 총 785명에 대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를 다시 촬영한 후 UK 바이오뱅크에 보관되어 있던 뇌 영상에 비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의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뉴런의 세포체로 구성된 회백질이 감소한 반면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없는 사람들은 어떤 변화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인지 과제 수행능력도 떨어져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전두엽과 측두엽으로 알려진 뇌 영역의 회백질 조직 두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백질에 이상이 발생하면 신경세포의 기능과 신호전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회백질의 감소 정도는 입원이 필요할 만큼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은 중증 환자나 코로나19를 가볍게 앓은 경증 환자 모두에게서 동일했다. 즉,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병을 심하지 앓지 않아도 뇌가 손실되는 셈이다.

연구진이 인지 과제 수행능력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정보 처리 속도가 더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됐다. 즉, 이 논문은 사전 인쇄물로서 아직 동료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동등한 조건의 사람들에 대한 대규모 조사, 질병 전후 데이터 비교 등에 의해 행해진 연구 결과이므로 신경과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에게서 보고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는 미각과 후각 상실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영국 연구진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힌 뇌 영역은 모두 후각신경구(olfactory bulb)와 연결되어 있다.

후각신경구는 코에서 다른 뇌 부위로 냄새에 대한 신호를 전달하는 뇌 앞부분의 신경부위다. 후각신경구는 측두엽과 연결된다. 측두엽에는 해마가 있으므로 흔히 노화 및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는 기억력과 인지 과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노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노화의 신비 풀 수 있는 열쇠 될까?

이번 연구 결과를 상세히 분석 보도한 호주의 연구분석 전문매체인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의하면, 후각은 알츠하이머병 연구에도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후각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뇌 변화가 장기적으로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는 너무 이르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관련된 뇌 변화와 기억력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것은 기억력 및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중요성을 고려할 때 상당히 큰 관심사가 될 수 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뇌가 정보를 다르게 생각하고 처리한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람들이 몸을 움직이는 방식과 새로운 운동 기술을 배우는 방식도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5세와 85세의 뇌 영상 비교. 주황색 화살표는 노인에게서 더 얇은 회백질을 가리키고, 녹색 화살표는 뇌 부피의 감소로 인해 뇌척수액이 더 많아진 영역을 가리킨다. 보라색 원은 뇌척수액으로 채워진 뇌실이다. ©Jessica Bernard, CC BY-ND

뇌 구조와 관련해서는 보통 65세 이상의 노인에게서 뇌 크기의 감소를 볼 수 있다. 이러한 감소는 한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뇌의 여러 영역에서 나타난다. 이렇게 뇌 조직이 손실되면 공간을 채우는 뇌척수액이 증가하게 된다.

코로나19 완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뇌의 변화가 노화의 과정 및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원상태로 회복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이후 뇌가 다시 회복되는 정도를 관찰하게 된다면 노화의 신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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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구민회 2021년 9월 29일8:51 오전

    코로나 19를 걸리면 별로 좋지않다는 것을 알고있었지만 가볍게 알아도 뇌가 살짝이남아 손상이 남는다는 사실을 알게되어서 더 방역에 신경 써야한다는 것을 알아서 코로나의 걸리지않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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