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3월 케냐 올페제타 보호 구역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북부 흰코뿔소(northern white rhino) ‘수단’이 숨을 거두었다.
남아있는 북부 흰코뿔소는 케냐에 서식 중인 암컷 두 마리가 전부였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남아있는 암컷에게서 난자를 채취한 뒤, 수컷이 죽기 전 미리 채취해 놓은 냉동 정자를 주입해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종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과학자들은 대신 아직 2만여 마리가 남아있는 남부 흰코뿔소 중에서 대리모를 선택해 출산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독자생존이 가능한 배아를 생성시켜 인공 출산을 시도하고 있던 중이었다.
마지막 수컷이 죽어 암컷만 남아 있는 북부 흰코뿔소 복원 작업이 코로나19로 인한 여행금지 조치로 복원작업이 중단되면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샌디아고 야생동물원에 살다가 숨을 거둔 수컷 북부 흰코뿔소. ⓒ Wikipedia
여행금지로 수개월간 복원작업 중단 상태
26일 ‘BBC’, ‘타임’, ‘CBS’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인공 배아가 세포 분화를 막 시작하려는 단계에 도달해 있어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했다. 케냐 전역에 여행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종(種)을 살려내기 위한 국제 협력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북부 코뿔소를 살려내기 위한 복원 작업이 모두 정지된 상태다.
케냐 올페제타 보호구역을 관리하고 있는 리처드 빈느(Richard Vigne) 소장은 “이미 멸종한 북부 코뿔소 복원을 위해서는 순조로운 인공수정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뛰어난 착상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느 소장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 케냐를 비롯 독일, 이탈리아, 체코 등의 과학자들과 종을 살려내기 위한 협력을 해왔으나 최근 국경 봉쇄 및 여행금지 조치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것.
빈느 소장은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남부 코뿔소 암컷의 노화로 북부 코뿔소 복원 작업 전체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며 고통스러운 마음을 토로했다.
코뿔소의 체외수정을 위해서는 암컷과 수컷으로부터 채취한 난자와 정자를 결합해 수정란을 만들고 이를 암컷 자궁에 넣어 착상시켜야 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북부 코뿔소 복원을 위해 7차례에 걸쳐 인공 배아 착상을 시도해왔다. 아직 남아 있는 북부 흰코뿔소 암컷 모녀 ‘파투(Fatu)’와 ‘나진(Najin)’ 2마리와 남부 코뿔소 암컷 5마리가 대상이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착상에 실패해왔다.
복원팀은 성공을 위해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수정란으로부터 세포분화를 막 시작하려는 배아를 생성시켜 건강한 남부 코뿔소 암컷 자궁에 착상시킨 후 사라진 북부 코뿔소를 재탄생하게 하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북부 코뿔소 복원 ‘매우 중요한 일’
이런 상황에서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서 복원에 참여하고 있던 과학자들이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는 중이다.
복원팀에 참여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인공수정 전문가 체사레 갈리(Cesare Galli) 박사는 “지금처럼 예고 없이 시간이 지나갈 경우 그동안 선별했던 암컷들의 노화가 이루어져 건강한 착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갈리 박사는 “그럴 경우 또 다른 암컷을 선정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지난 2018년 3월 수컷 북부 코뿔소 죽음 이후 이어져온 복원작업 전체가 흔들이고,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 당국에 관심을 촉구했다.
칼리 박사가 요청하는 것은 이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케냐를 비롯 독일, 이탈리아, 체코 등 관련 국가들이 북부 코뿔소 복원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그동안 취했던 여행금지 조치를 풀어달라는 것이다.
갈리 박사는 “서둘러 다음 주에 국가 간 여행이 가능해진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중단됐던 복원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2개월 정도가 필요하고 실제 복원작업은 오는 8월에 가서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시급한 것은 그동안 중단됐던 난자 채취 작업이다. 그는 “4개월여 동안 지연되고 있는 코뿔소 암컷으로부터 난자 채취 작업을 빨리 속개해야 한다.”며, 건강한 배아 생성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러나 케냐, 독일, 이탈리아, 체코 등 관련 당사국들이 여행을 허용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케냐 올페제타 보호 구역에는 마지막 남은 북부 코뿔소 암컷 2마리와 남부 코뿔소 외에도 다수의 영장류가 살고 있다. 그동안 마운틴고릴라 등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영장류들은 사람처럼 코로나19에 약해 또 다른 보호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이다.
갈리 박사는 “사람을 통해 신종 바이러스가 전달되는 것을 우려하지만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의 북부 코뿔소를 살려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복원팀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방역을 통해 부수적인 문제는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페제타 보호 구역에는 현재 2마리의 암컷 북부 코뿔소 ‘파투’아 ‘나진’ 외에 복원팀이 오랜 노력을 기울여 선별한 남부 코뿔소 암컷 ‘테와(Tewa)’가 살고 있다. 이들 코뿔소가 복원팀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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