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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기자
2020-04-20

코로나19가 기후 수수께끼 풀까? 인간이 발생시키는 에어로졸 급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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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회가 기후변화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과학매체 ‘사이언티팍 아메리칸’의 보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경제 활동들이 중단되면서 전례 없는 대기 에어로졸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로졸이란 대기 중에 매우 미세한 액체나 고체 입자들이 분산되어 있는 부유물을 말한다. 즉, 화석연료 연소에서부터 비료 살포, 그리고 안개 같은 자연현상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작은 입자가 에어로졸이다.

그런데 에어로졸은 구름의 특성을 바꾸고 햇빛을 차단하며 태양 방사선을 흡수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요인은 지구의 기후와 온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로 인해 지역적인 온난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반대로 기후에 냉각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활동이 중단되면서 대기 오염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미국 북동부 지역의 이산화질소 수치는 코로나19 발생 후(위) 예년(아래)보다 약 30% 감소했다. ⓒ NASA

하지만 지금까지 에어로졸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된 게 없다. 그 이유는 에어로졸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에어로졸의 출처가 비교적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그것이 자연발생적인 에어로졸인지 인간이 발생시킨 에어로졸인지의 여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제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발생시키는 에어로졸이 급감하고 있어, 그 전과 후의 차이를 연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지구의 미래 기후에 대한 예측 향상 기대

기후 과학자들이 궁금해 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지역마다 다른 에어로졸의 배출량이다. 현재는 인공위성이나 지상 계측기를 이용해 이를 측정하고 있는데, 이런 방법으로는 에어로졸 발생의 정확한 기원을 알기 어렵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광범위한 에어로졸의 감소는 인간의 어떤 활동으로 어떤 지역에서 에어로졸이 생성되는지 표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가 최초로 발생한 중국의 경우 발전소 및 운송 부문 등이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이 폐쇄 조치를 당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 같은 변화가 에어로졸의 생성 및 확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듀크대학의 지구과학자 드류 신델은 “이것이 바로 내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폐쇄에 대해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드류 신델은 인간의 다양한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의 상대적인 기여를 조사하는 과학자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인간이 배출하는 에어로졸이 대폭 감소되면서 과학자들은 지구의 미래 기후에 대한 예측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 게티이미지

여태껏 기후 과학자들에게 찾아온 가장 좋은 연구 기회는 화산 폭발에서 나온 에어로졸처럼 불쑥 찾아온 자연재해였다.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행해진 일시적인 비행 금지 조치의 경우 비행기에서 배출되는 에어로졸의 감소가 구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인간이 배출하는 에어로졸이 대폭 감소되면서 과학자들은 지구의 미래 기후에 대한 예측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경제 활동의 축소가 수개월 동안 더 유지될 경우 더 큰 규모의 기후 영향이 관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후 관측 연구 프로젝트 대부분 중단

한편,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적인 기후 연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해양 및 공중에서 진행되던 기후 관측 연구 프로젝트들이 거의 대부분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 저널 ‘네이처’는 최근 기사에서 알래스카 최북단에서 남극까지 30개의 생태 지역에서 40년 이상 행해지던 장기생태연구(LTER, Long Term Ecological Research) 프로그램이 일부 지역에서 최초로 중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강설량의 감소가 콜로라도 산맥에 미치는 영향에서부터 볼티모어 시내의 오염에 미치는 영향까지 수십 년에 걸친 기후 과정을 연구해왔다.

다른 기후 모니터링 프로그램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과학자들은 보통 전 세계 해양을 가로지르는 상업용 선박에 승선해 날씨 및 조류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런데 선박은 여전히 운행 중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거기에 탑승한 과학자들은 거의 없다.

미국 스크립스해양학연구소의 연구원 저스틴 파크는 자신이 아는 한 전체 프로그램이 이처럼 오랜 기간 동안 종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의하면 항공기가 제공하는 기상 데이터의 경우 3월 말 기준으로 정상 수준의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 같은 기후 데이터 수집의 중단은 단기적으로 일기예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기후 연구를 위협할 수 있다. 자동관측장치의 도입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 기후 모니터링 데이터의 대부분은 사람의 개입 없이 거의 수집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20-04-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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