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낙관’과 ‘공포’ 모두 정답 아니다”

[인터뷰] 오지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국 제약회사와 미국 군부가 일부러 퍼뜨린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가 널리 퍼지지 않는 것은 김치와 마늘을 잘 먹는 식성 덕분이다.”

2019년 말부터 등장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 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문제는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생산되면서, 거짓된 지식과 무분별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 이에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언론의 사명을 다하고자 전문가를 찾아 코로나 19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 응한 오지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 ‘2015 미국흉부학회 국제회의’에서 ‘닥터 슈레더네일 메모리얼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는 실력 있는 의사다.

오지연 교수는 최근 ‘핫’한 이슈인 코로나 19에 대해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면서도,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에 대해선 “거짓 정보들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야말로 근거가 희박한 것”이라고 가차 없이 선을 그었다. ⓒ 김청한 / Sciencetimes

“자극적인 거짓 뉴스에 관심은 ‘당연’, 올바른 정보 알아야”

“코로나 19로 인한 환자와 사망자가 가까운 중국에서 많이 보고되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에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그렇지만 인터넷 등에 떠도는 음모론이나 거짓 정보들은 대개 위험을 의도적으로 증폭시켜 공포감을 자아내는 사람들의 농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 교수는 최근 ‘핫’한 이슈인 코로나 19에 대해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면서도,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에 대해선 “거짓 정보들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야말로 근거가 희박한 것”이라고 가차 없이 선을 그었다. 대표적인 거짓 뉴스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확실하게 ‘팩트’를 체크해 주기도 했다.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확진자가 방문했던 장소에 가면 쉽게 감염이 된다’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인체 밖으로 나온 바이러스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멸하기에 안전 수칙을 잘 지키기만 한다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확진 환자가 방문한 장소는 더욱 신경을 써서 소독을 실시하기도 하죠.”

‘마늘, 김치 등이 큰 효과가 있다’는 소문도 언급됐다. “물론 마늘이나 김치가 면역력을 강화시켜줄 수는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바이러스 퇴치에 특화된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에 대한 오 교수의 입장. 그는 이어 ‘중국에서 넘어온 식품은 위험하다’, ‘안티푸라민을 바르면 예방에 좋다’ 등 각종 루머들에 대해 “전부 과장되거나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뜬소문이나 유튜브 등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지하기보다는 논문 등 객관적 증거나 공신력 있는 기관의 발표 자료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히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공기를 통한 전염’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특수 상황에서 이론적으로 가능할지는 몰라도, 실제 일상생활에서 지나치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병원 내 밀폐된 환경, 그중에서도 기관지 내시경같이 에어로졸(대기 중에 떠도는 미세한 입자)이 발생하는 시술이 있을 경우’ 등 일부 특수한 조건에서는 공기 전파가 가능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침방울(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형태이고, 침방울이 증발하면 사멸하기 때문에 먼 공간까지 공기감염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나 몇몇 뜬소문처럼 단순히 눈을 마주치는 정도로는 절대 전파되지 않죠.”

마늘, 김치 등에 대한 믿음 역시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뜬소문이다. ⓒ Pixabay

“잠복기 24일, 치사율 15% 등은 과장된 정보”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쟁점이 있는 경우가 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질병이기 때문에 100% 완벽한 결론이 나지 않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쟁점들의 경우에도 대체적으로 그 ‘위험’이 과장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오 교수의 견해다.

대표적인 것이 통상 14일로 알려져 있던 잠복기에 대한 입장차. 얼마 전 중국 연구진이 552개 병원의 확진 환자 1099명에 대한 임상 특징을 정리한 결과, “실제 잠복기가 최대 24일에 달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잠복기를 둘러싼 국내외 전문가들의 이견이 엇갈리고 있다.

“물론 실제 잠복기가 24일로 측정된 사람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관련 논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주 특이한 사례일 뿐이고, 대체적으로는 잠복기가 길지 않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치사율 역시 마찬가지. 일부 중국 의료진이 발표한 11~15% 치사율 등의 정보 역시 어느 정도 과장이 섞여있다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코로나 19의 치사율은 4% 미만으로 집계됩니다. 0.1% 정도인 독감보다는 높은 편이나 10% 수준인 사스(SARS), 30% 수준인 메르스(MERS)보다는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죠. 치사율이 높게 집계되고 있는 중국 역시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초기 환자들이 방치되면서 2차 세균 폐렴 등 다른 합병증들이 발생한 것이 높은 사망률의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꼼꼼하게 개인위생을 관리하고 전염병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비책이다.

“지나친 방심은 금물, 중요한 것은 예방과 관리”

지나친 방심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 오 교수가 염려한 것은 코로나 19의 뛰어난 전파력. 그는 “코로나 19 확진자 1명당 전염이 될 수 있는 지수는 2~4명 정도인데, 메르스가 0.8~1.2명인 것과 비교하면 꽤나 높은 수치”라며 “증상이 경미한 상태에서도 전파 가능성이 있기에 감염 관리 측면에서는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환경 변화에 따른 낙관론에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날씨가 더워지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요인의 변화로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조금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숙주와 병원체 사이의 밀접 접촉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지지 않겠죠. 결국 감염자에 대한 치료와 격리 등 병원체와 숙주 사이의 거리를 두어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입니다.”

결과적으로 지나친 과장, 대책 없는 낙관에서 모두 벗어나 차분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오 교수의 결론이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19의 유행 이후 기존 독감이나 호흡기 감염병 환자들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관리와 전염병 예방 수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적인 질환에 대한 대비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죠. 결국 충실하게 기본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이번 사태는 물론 전염병 예방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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