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오랑우탄은 코로나19와 ‘전쟁 중’

야생 보호구역 폐쇄로 유인원‧사람과의 접촉 막아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와 같은 유인원들이 사람을 괴롭히는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유인원들은 DNA의 96% 이상을 사람과 공유하고 있다. 이는 이들 유인원들이 사람에 감염되고 있는 많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0일 ‘스미스소니언’ 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수의학자 프란시스카 술리스티오(Fransiska Sulistyo)는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침팬지 등 유인원에게 흘러들어갈 경우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생 국립공원들은 침팬지, 오랑우탄 등 유인원을 보호하기 위해 생태관광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진은 보르네오 오랑우탄. ⓒWikipedia

야생 보호구역마다 코로나19 ‘비상

실제로 사람에 감염된 바이러스가 지구상에서 유인원들이 사라지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99년과 2006년 사이에 코트디부아르의 타이 국립공원(Ivory Coast)에 살고 있는 야생 침팬지 44마리 중 8마리가 (사람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해 죽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들 유인원들은 감기를 일으키는 약한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13년에는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56마리의 야생 침팬지 중 5마리가 감기를 일으키는 ‘라이노바이러스 C’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유인원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판단이다.

그런 만큼 팬데믹 사태 속에서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부터 유인원을 지키는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국제 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거리두기를 기반으로 하는 지침을 내려 유인원에 대한 사람의 접근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는 중이다.

지침에 따르면 다른 국가에서 국립공원 등에 찾아온 연구원이나 직원 등은 유인원 서식지에 들어가기 전에 최소한 1주일 이상 격리상태에 있어야 한다. 유인원에 접촉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소한 7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또한 연구원이나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고 질병 징후를 관찰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공원 내 시설은 정기적으로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유인원을 찾는 생태관광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베일러 대학의 인류학자 마이클 뮐렌바인(Michael Muehlenbein) 박사는 “IUCN 지침이 생태관광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더욱 세심하게 관광을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국립공원들 사람과 격리조치 단행

생태관광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콩고 스위트워터즈(Sweetwaters) 보호구역에서는 자체적으로 지침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방문객 구역을 폐쇄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중단했으며, 야생 지역에는 필요한 직원만 출입할 수 있도록 선별하고 있다. 또 휴가를 다녀온 직원은 14일 동안 격리 후 업무에 복귀토록 했다.

올 하반기부터 보호구역 내에 차량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직원들 역시 차량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도록 하고 있는데 공원 내에 사람들의 유입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수의사 스티븐 응굴루(Stephen Ngulu) 박사는 “지난해 2월 공원에 살고 있는 침팬지 39마리 중 2마리가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로 인해 죽었는데 그런 경험으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콩고 정부 역시 J.A.C.K 보호구역 생태관광을 중지하는 등 팬데믹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랑우탄 보호구역을 폐쇄한데 이어 현장에 있는 직원 및 직원 가족들은 그 지역을 떠날 수 없도록 했다. 다른 지역을 다녀올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비추어 과학자들은 유인원의 호흡기관이 사람에게 전염되는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미네소타 대학의 역학자이면서 야생동물 수의사인 조지 오몬디(George Omondi) 교수는 “사람과 유인원이 삶을 공유하는 곳에서 바이러스를 교환할 위험이 매우 크다.”며, “모든 보호구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철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원 보호구역에서 이처럼 강력한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은 자연계는 물론 인류에게 있어 유인원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인원을 통해 얻는 학문적인 성과는 무한할 정도다. 인류학은 물론 바이러스 연구 등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유인원은 학문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아프리카, 아시아 등 주요 보호구역을 통해 얻는 경제적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유인원이 멸종할 경우 그동안 유인원을 통해 명성을 얻어온 야생 보호구역의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몬디 교수는 “심각한 팬데믹 사태에 직면한 지금 유인원을 보호하기 위해 인류가 자연계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며, 이 위대한 종(種) 보호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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