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 과학정책
  • 과학기술
과학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5-07-30

치매 환자 위치추적 10m 이내로 야생동물 추적 시스템 응용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앞으로는 치매 환자가 사라졌다고 실종신고를 하는 경우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치매 환자의 실종 방지를 위해 실시간으로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추적시스템이 개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치매노인 위치추적시스템의 추적과정 ⓒ 국립중앙과학관
치매노인 위치추적시스템의 추적과정 ⓒ 국립중앙과학관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은 지난 23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야생동물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장치를 활용하여, 치매환자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실종을 방지하는 추적시스템을 개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생동물 위치추적기는 전 세계 국가의 이동통신망으로부터 위치정보를 받아, 세계 어디에서라도 추적기를 달고 있는 야생동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장비다.

기존 감지기로는 실종 치매노인을 찾기에 역부족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실종자 중 치매 환자의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치매 환자 실종신고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의 7650명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매년 7.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치매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치매노인들의 실종신고도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에 따르면 국내 치매노인의 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오는 2025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치매노인의 행동범위를 파악하고 일정 지역을 진입 또는 이탈했을 때 보호자 및 행정관리기관에 문자를 전송해주는 위치추적 감지기, 일명 ‘치매노인 배회감지기’를 보급하고 있는 중이다.

보금중인 치매노인 배회감지기 ⓒ 경기지방경찰청
보금중인 치매노인 배회감지기 ⓒ 경기지방경찰청

그러나 보급 중인 치매노인 배회감지기는 오차 범위가 넓고, 8시간마다 충전을 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사용상의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그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치매노인 발생 시 위치정보의 오차범위가 넓게는 100m 까지 나타나, 실종자의 위치파악 등 현장 적용 실효성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감지기에 의존하여 실종된 치매 환자를 찾아야 하는 경찰청 등 관계기관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실종 시 수색에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는 경찰의 입장에서 볼 때 감지기가 오히려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치매 환자들은 옷이나 물건 등이 신체에 거슬리는 것을 싫어하는데, 감지기가 목걸이 형태로 제작되어 있어 이를 스스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무데서나 감지기를 빼기 때문에 기기 분실의 위험은 물론, 본인의 행적까지 오리무중으로 만드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 알츠하이머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치매환자를 실종 24시간 내 찾지 못할 경우 환자의 50% 이상이 사망 등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의 관계자는 “1일이라는 골든타임 동안 치매 환자를 찾을 수 있도록, 정확도가 높고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실효성 높은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차범위 10m 이내의 위치추적시스템 개발 협력

미래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이 SK텔레콤 및 한국환경생태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위치추적시스템은 실종 치매환자 발생 시, 1일이라는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도록 신속하게 위치를 파악하고 추적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되는 위치추적시스템은 조류인플루엔자 감염경로 예측 연구와 국내외 멸종위기 야생동물 연구를 위해 개발된 야생동물 위치추적기인 ‘WT-200’을 모델로 하고 있다. WT-200는 전 세계 국가의 이동통신망을 이용하여 위치정보를 수신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추적기를 달고 있는 야생동물의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이 위치추적기 개발을 통해 그동안 야생동물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외국에서 수입하던 인공위성 위치추적기를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관련 업계는 수입산 보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더 뛰어난 성능으로 겨울철새의 이동경로 연구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위치추적시스템이 부착된 야생동물 ⓒ 국립중앙과학관
위치추적시스템이 부착된 야생동물 ⓒ 국립중앙과학관

한국환경생태연구소 관계자는 “치매 환자 위치추적 시스템은 이처럼 야생동물을 쫓을 때 사용하던 위치추적기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전하며 “환자 위치의 오차범위를 줄이고, 위치정보의 정확도를 대폭 강화한 하였다.

현재 공동연구진은 치매환자가 단말기를 분실하지 않도록 손목이나 어깨 상단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고 있다. 또한 실종자의 생존여부와 호흡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위치추적 단말기에 호흡센서를 부착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특히 치매환자가 실종되었을 시, 이들을 신속하게 추적할 수 있도록 오차범위를 10m 이내로 대폭 줄이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글로벌 데이터로밍을 이용하여 외국에서 실종되었을 때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치매 환자 위치추적 시스템 개발의 실무를 맡고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의 관계자는 “개발이 완료되면, 올해 말까지 전남경찰청 관내에서 시범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7-30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