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 미래의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수소라고 해서 다 같은 수소가 아니다. 정제된 수소를 만드는 생산방식에 따라 수소는 ‘그린수소(green hydrogen)’와 ‘블루수소(blue hydrogen)’, 그리고 ‘그레이수소(gray hydrogen)’ 및 ‘브라운수소(brown hydrogen)’로 나뉜다.
이처럼 색깔로 구분하는 이유는 생성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느냐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가장 많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브라운수소와 그레이수소는 각각 화석연료인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만드는 수소다.
수소는 발생 방식에 따라 색깔로 구분된다. ⓒ sembcorpenergy.co.uk
그리고 천연가스와 이산화탄소 포집설비를 이용하는 하이브리드형 수소를 블루수소라고 하며, 오로지 신재생에너지만을 이용하여 만드는 수소를 그린수소라고 한다. 블루수소는 이산화탄소가 발생되기는 하지만 브라운 수소나 그레이 수소보다 발생량이 현저히 낮고, 그린수소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제로(0)다.
따라서 4가지 수소 생산방식 중에서 신재생에너지로만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경제성면에서 볼 때 가장 떨어지기 때문에 그린수소의 경우 아직은 상용화가 요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글로벌 시장을 누비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그린수소를 이용한 제철(製鐵)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제철 산업은 대표적 온실가스 배출산업
철광석을 사용하여 강철과 같은 소재를 만드는 제철 산업은 대표적 온실가스 배출산업이다. 철광석이 철과 산소가 결합된 광물이다보니 철을 정제하기 위해서는 산소를 분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화석연료가 사용되면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이 되기 때문이다.
1톤의 철강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약 1.9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7~8% 정도를 차지하는 막대한 규모다.
물론 이같은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이후 진행되는 후처리 공정이나 기타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별도다. 가히 제철 산업을 시멘트 산업과 함께 대표적 온실가스 배출산업으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하면서 제철산업이 가진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 등장했다. 바로 ‘수소환원제철(hydrogen direct reduced iron)’ 공법이다. 수소환원제철 공법이란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생산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수소환원제철 공법의 개요 ⓒ wildsight.ca
기존 제철 공정의 경우,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고 고온으로 가열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철광석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산소를 분리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철과 이산화탄소를 얻는다.
반면에 수소환원제철 공법에서는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를 이용해서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킨다. 이 과정을 통하면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물과 철이 생성되는데, 이를 환원철(DRI, Direct Reduced Iron)이라고 한다. 화석연료인 석탄을 사용하지 않으니, 이산화탄소가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도입한다고 해서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제 공정에서 석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와 수소를 사용하지만, 해당 전기와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를 가동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정제 공정에서 수소를 사용하여 이산화탄소 발생을 차단하지만, 수소를 만들기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면 마치 조삼모사(朝三暮四)와도 같은 상황이 전개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모순된 상황을 해결하고자 유럽의 제철산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 기업은 기존의 수소환원제철 공법에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그린수소환원제철’ 공법이다.
신재생에너지 활용한 그린수소환원제철 공법이 대세
탄소배출을 제로(0)로 만드는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대표 주자는 다국적 철강 기업인 ‘아르셀로미탈(Arcelor Mittal)’이다. 아르셀로미탈은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업체다.
이 기업은 2025년까지 스페인에 있는 제철소의 탄소 배출을 50%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총 10억 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제철소의 탄소 배출을 50% 이상 줄이는 목표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철강 생산 시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는 공법이 개발됐다. ⓒ ArcelorMittal
투자의 개요를 살펴보면 스페인에 약 230만 톤 규모의 그린수소환원제철 공법이 적용된 설비를 건설하는 데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전기로를 가동한 다음, 철광석과 수소를 혼합하여 철강과 물을 생산하는 것이 투자의 목표다.
한편 글로벌 철강 기업 중 하나인 ‘사브(SSAB)’의 경우도 최근 그린수소환원제철 공법에 따른 철강을 생산하여 볼보에 납품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인 납품 가격 및 공급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에서 최초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하는 무화석(fossil free) 철강을 생산했다고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볼보자동차 역시 앞으로 그린수소환원제철 공법으로 제작된 SSAB의 강철 제품을 업계 최초로 확보하여 콘셉트카를 비롯한 테스트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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