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RM 푸름이야기] 제1회 : 쌍방향 소통의 공간 마련하다
우리 주변에는 암, 당뇨, 치매, 루게릭병, 파킨슨병 등의 난치, 희귀질병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이런 질병으로 가족의 생계는 물론 미래라는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들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완치는 꿈입니다. 첨단재생의료기술은 기존 치료제나 의료기술의 치료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인 신의료기술로서 질병의 완치를 목표로 합니다.
우리나라는 2019년 8월 첨단재생의료기술개발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으며, 동 법의 시행과 함께 2021년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을 설립하였습니다. 사업단은 2030년까지 총 10년 동안 6,000여억원을 투자하여 재생의료분야의 원천기술부터 치료제 및 치료기술개발을 위한 임상단계까지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사업단의 영어 이름은 Korean Fund for Regenerative Medicine이며, KFRM, 케이푸름으로 줄여서 읽습니다. 푸름은 녹색으로 재생을 상징하며, 동시에 우리 사업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올 8월부터 연재하는 ‘푸름이야기’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도움으로 재생의료기술분야와 관련하여 활동 중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련하였습니다. 재생의료기술에 관한 것이라면 누구라도 필자가 되고 독자도 되는 쌍방향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키워 보겠습니다. 연구자, 정책입안자, 병원, 기업뿐 아니라 환우, 그 가족들도 필자와 독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그 첫 번째인 푸름이야기 1회는 첨단재생의료의 범위 중 현재 가장 실용화에 근접한 세포·유전자치료에 대해 말씀 나누어 보겠습니다.
세포치료(Cell therapy)는 살아있는 세포를 환자에게 직접 주입하는 치료로서 기원은 19세기로 추정됩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동물에게서 얻은 세포를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의 치료법을 시도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동물이 아닌 사람으로부터 직접 추출한 세포를 사용하는 세포치료 방법이 질병 치료에 더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안정성이나 표준화된 치료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지만, 다른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확실히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세포치료에 사용되는 세포치료제는 사람 또는 동물의 살아 있는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 증식 등의 일련의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의약품입니다. 세포는 분화여부에 따라 줄기세포와 체세포로 구분하며, 기원에 따라 자가세포, 동종세포 그리고 이종세포로 나뉘어집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줄기세포는 강력한 항산화·재생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끊임없이 세포를 만들어 내면서 상처를 회복시키고 이상이 생기면 고쳐주는 일명 구급대라고 보면 됩니다. 병든 세포를 재생하고 혈관을 생성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분화능력이 있는 줄기세포를 적절한 부위에 주사하면 손상된 조직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인간 배아의 발생과정에서 생기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인의 신경, 근육, 지방 등의 조직에서 존재하는 성체줄기세포로 크게 나누어집니다. 이 밖에도 인간의 성체세포를 역분화시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도 수년 전부터 잘 알려져 왔습니다.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연구와 치료는 그 사용에 윤리적인 논란이 있어서 나라별로 규제가 다릅니다. 그러나 당뇨나 파킨슨병과 같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어서 배아줄기세포를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면 성체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롭고, 채취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성체줄기세포치료술은 보통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채취한 성체줄기세포를 직접 혹은 특정 세포로 분화한 후, 환자 몸에 주입하여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성체줄기세포를 일련의 분자생물학적, 유전적 방법을 통하여 치료에 적합한 환자 맞춤형 성체줄기세포로 만들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도 발표되었습니다. 성체줄기세포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인의 신체 조직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줄기세포 수가 적고, 배양이 어려우며, 특정 세포로의 분화효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타가 이식의 경우 면역 거부 반응도 해결해야 합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줄기세포 연구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연구가 역분화 연구입니다. 윤리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교토대학교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역분화에 성공해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역분화는 성장을 마친 체세포(성체세포)의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려 젊은 줄기세포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피부 등으로부터 채취한 체세포에 유전자 등을 삽입해 배아줄기세포의 성질을 갖도록 유도한 세포입니다. 이렇게 만든 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이들 세포가 수정란에서 얻는 배아줄기세포처럼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환자 본인의 체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이 없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실제 의료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세포의 역분화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세포 간의 작용과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을 모두 통제하여야 하며, 이런 통제가 느슨해지면 암세포로의 발전 등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체세포치료제로 면역세포치료제가 있습니다. 면역세포치료제는 혈액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 자연살해(NK)세포 등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로운 기전의 암 치료제입니다. 미세한 잔존 암까지 제거할 수 있어서 암 재발율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2012년 미국 글로벌제약회사 노바티스사는 세계 최초로 카티 세포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했습니다. 암환자 혈액에서 추출한 T세포에 암세포를 찾아내는 유전자를 주입하여 암세포만 찾아 사멸하게 됩니다. T세포에 암세포를 찾는 내비게이션을 붙인 것과 같습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카티치료제 개발에 앞 다투어 투자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2021년 첫 허가를 시작으로 카티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카티세포치료제에 불응하는 환자, 치료 후 재발하는 환자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또한 혈액암에서 폐, 유방 등의 고형암까지 적용 가능하도록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사업단은 107개의 연구개발 과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과제 중 32개는 기초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과제입니다. 향후 이런 과제의 기술이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사업단은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인 70개의 비임상과제와 5개의 임상1상, 2상 과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상 과제의 주제인 만성 요통, 표피 박리성 피부질환은 임상시험이 완성되는 3-5년 후 환자의 질병치료에 직접 사용되어질 것을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 전개될 ‘푸름이야기’를 통해 사업단 과제를 수행하는 몇 분의 연구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생의료기술이 필요한 환자나 그 가족들, 나아가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 당국자의 이야기도 들어 볼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재생의료기술에 관심이 있는 미래의 연구자들인 초·중·고등학생들에게도 좋은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의 호응을 기대합니다.
* 이 글은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KFRM)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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