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공동기획] 인류가 맨처음 만들어낸 열차인 증기기관차는 이제 옛날 영화의 한 장면이나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1825년 영국의 스톡턴과 다알링턴 사이를 달렸던 최초의 증기기관차는 시속 20km의 속도를 냈다. 지금의 고속철도와 비교하면 15배 정도의 속도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이처럼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칙칙폭폭 달리는 증기기관차가 기록한 최고 속도를 알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1936년 독일의 증기기관 열차는 무려 시속 200km의 최고 속도를 기록했다. 물이 끓으면서 발생하는 증기의 에너지만으로 달린 증기기관차가 낸 속도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기록이다.
그 뒤 지금의 새마을호나 무궁화와 같이 디젤기관을 사용한 열차가 나오고, 열차 밖의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전기기관차가 등장했다. 전기기관을 이용하는 방법은 세계 여러 나라의 고속철도에 널리 쓰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고속철도도 전기기관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1954년에 전기기관을 이용한 열차로 최고속도 243km, 1955년 331km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기록들은 실제 운행 속도가 아닌 시험을 하면서 달려본 가장 빠른 속도이다. 이처럼 최고 속도만을 따지자면 프랑스의 TGV가 1990년에 세운 시속 515.3km가 바퀴를 갖고 달리는 열차의 세계 최고 속도이다.
그러나 실제 사람과 화물을 싣고 정상적인 영업 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열차의 최고 속도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앞뒤 열차의 운행 간격과 안전성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속철도의 시속 300km란 최고 운행 속도는 한 마디로 열차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와 컴퓨터가 처리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필요한 곳에 재빨리 전달해주는 통신망 덕분에 가능해진 것이다.
즉, 단순히 순간적인 최고 속도가 아닌 운행 속도의 실현은 첨단 정보통신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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