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모여 살면서 분업을 하고 의사소통을 한다. 또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줄도 안다. 마치 어떤 통제가 있는 것처럼 기민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개미들의 움직임을 사람 뇌에 비유한다. 각각의 뇌세포가 다른 뇌세포와 화학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행동을 유발하듯이, 개미들도 서로 화학적 대화를 나누며 예정되어진 행동을 유발한다는 것.
그러나 이런 추론을 입증하려면 개미들이 뇌세포처럼 ‘기억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또 각각의 개미들이 사람의 뇌세포에서 기억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정보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생존 위해 기억을 집단적으로 이어가
스탠포드 대학의 생물학자 데보라 고든(Deborah M Gordon) 교수는 개미 전문가다. 그는 그동안 붉은 개미(red harvester ants)를 대상으로 개미 사회를 연구해왔다.
고든 교수는 13일 ‘스미소니언’ 지를 통해 특히 ‘개미의 기억력에 관심을 갖고 사람의 기억력과 개미의 기억력을 비교 연구해 왔다’고 밝히며 사람과 개미의 기억 시스템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설명했다.
고든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기억(memory)’은 컴퓨터에 들어 있는 데이터와 같은 것이다. 이 각각의 데이터들은 서로 연결돼 있는 뇌세포들이 서로를 자극한데 따른 결과들이다.
최근 들어서는 뇌과학, 심리학자 등을 통해 ‘수면과 기억력 간의 상관관계’,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기억이 뇌세포 회로를 통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등 기억력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고든 교수는 이런 다양한 기억 메커니즘을 개미들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개미들이 어떻게 사람처럼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든 교수는 그동안 개미의 삶 속에 기억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개미들에게 개별적인 기억이 아닌 집단적 기억이 작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왕개미로 불리는 목수 개미(carpenter ants)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노련한 솜씨로 나무속에 집을 지어 목수라는 이름이 붙었다.
목수 개미들은 자신이 죽고 자손이 번성하더라도 목수로서의 기술을 집단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사하라사막개미(Sahara Desert ant)는 척박한 사막 환경에서 이리저리 구부러진 길을 따라다니며 먹이를 구한다. 이 개미들은 막막한 사막에서 집으로부터 멀리 나와 있다 하더라도 집으로 다시 돌아갈 경로를 집단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개미의 집단적 기억은 매우 ‘유동적’
유럽의 불개미들은 식물 위에 서식하는 진딧물로부터 배설물을 받아먹으며 산다. 또한 수십 년에 걸쳐 같은 방식으로 솔잎으로 만든 촘촘한 집을 지어놓고 산다. 이들은 집단적으로 불개미로서 사는 방식을 기억하고 있다.
이런 사례들을 예로 들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지구상에 서식하고 있는 1만4000여 종의 개미들이 생존을 위해 집단적인 기억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남서부에 살고 있는 수확개미(harvester ant)의 집은 매일 아침 그 모양이 바뀐다. 먹이를 채취할 주변 영역이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개미들의 행동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그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가 다음 날의 행동 패턴을 결정한다.
고든 교수에 따르면 개미 왕국에는 어떤 통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길로 가야 한다든지 하는 명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회를 통제하는 어떤 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생식 작용을 하고 있는 여왕개미들이 있지만 어떤 권력도 지니고 있지 못하다.
여왕개미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알을 낳는 일이다. 이처럼 어떤 권력, 명령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개미들은 매우 간단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냄새를 맡는 방식이다. 개미들은 더듬이로 냄새를 맡고 더듬이로 소통을 한다.
다른 개미가 가족인지, 혹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더듬이로 식별을 한다. 복잡한 메시지는 발견할 수 없다. 오로지 관심을 갖고 있는 일은 다른 개미를 만나는 횟수뿐이다. 그리고 이 모든 횟수가 다음의 움직임을 결정한다.
고든 교수는 그동안 개미들의 미세한 행동 패턴을 연구해 온 결과 수많은 개미 사회마다 제각기 독특한 집단 기억을 지니고 있으며, 이 집단 기억이 환경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개미의 집단 기억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그중 하나가 호주 과학자들이 발견한 열대바느질개미(Oecophylla smaragdina)의 사례다.
이들은 다른 집단에 속하는 침입자 개미와 싸울 때 상대의 체취를 묻혀 돌아와 자신의 집단 전체에 퍼뜨린다. 이를 다른 개미들이 기억했다가 적 집단의 일원을 만나면 알아본다는 것.
고든 교수 역시 색다른 방법으로 지속되고 있는 개미들의 집단 기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그들이 다른 개미들과 몇 번을 만났는지, 다른 개미들에게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등의 요소가 집단 기억을 축적하는데 원천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든 교수는 이런 집단 기억의 축적이 사람 뇌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수많은 기억들을 하나의 뇌에 축적하듯이 수많은 개미들의 기억이 하나의 개미 집단에 축적되고 있다는 것.
고든 교수는 또 “이러한 개미들의 집단 기억은 또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항상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7001)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붉은 행성'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로버가 활동 중이지만 이를 찾아내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로버들은 약 5㎝를 드릴로 뚫고 토양과 암석 시료를 채취하는데, 화성 표면에 내리쬐는 우주선(線)으로 고대 생명체 흔적이 있었다고 해도 모두 분해돼 적어도 2m 이상 파고들어야 하는 것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알렉산더 파블로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성 환경 조건을 만들어 고대 생명체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아미노산의 분해를 실험한 결과를 과학저널 '우주생물학'(Astrobiology)에 발표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억제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오르면 절정을 찍고 다시 떨어진다고 해도 이후에도 수십년에 걸쳐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지구촌이 합의한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최종적으로 달성해도 중간 과정에서 이를 넘어서면 파괴적 영향이 이어지는 만큼 일시적으로라도 이를 넘어서지 않도록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남대학교는 허민 교수(지구환경과학부·한국공룡연구센터장)연구팀이 익룡의 군집 생활을 증명해 주는 발자국 화석을 세계 최초로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전남 화순군 서유리 공룡 화석지에서 2∼6㎝ 크기의 익룡 발자국 350여개가 무더기로 남아있는 화석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익룡 발자국들은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돼 있으며, 앞·뒷발이 선명하게 보일 만큼 보존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종합캠프인 '제1회 청소년과학대장정'에 참가할 중학생 100명을 28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과학대장정은 우주·항공 분야와 기후·에너지 분야 등 2개 주제로 진행되며, 학생들은 8월 9일부터 13일까지 4박 5일간 전국 출연연, 대학, 기업, 과학관, 공공기관 등을 탐방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스테르크폰테인(Sterkfontein) 동굴'은 인류의 공통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屬) 화석이 가장 많이 발굴돼 '인류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1936년 첫 발굴이후 '미시즈 플레스'(Mrs. Ples)와 '리틀 풋'(Little Foot) 등 인류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된 화석들이 잇달아 나왔으며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