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마지막 빙하기를 벗어났던 약 1만 1,000년 전만큼이나 오늘날 지구의 식물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런데 식물의 생태학적 변화가 빨라진 시기는 약 3,000년에서 4,000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기후변화를 촉발한 18세기 산업혁명보다 훨씬 앞선 시기여서 주목을 끈다.
미국, 노르웨이, 호주, 독일 등의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진행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5월 20일자에 발표됐다.
과거의 식물 군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화석 꽃가루 코어를 분석하면 수천 년 이상의 식물 생태계를 재구성할 수 있다. ©Artwork by Milan Teunissen van Manen (@MilanTvM)
연구진이 지구 식물의 생태학적 변화를 알아내기 위해 주목한 것은 바로 꽃가루였다. 꽃가루의 외부 세포벽은 단단한 단백질로 싸여 있어 수만 년간 보존된다.
식물에서 나온 꽃가루가 호수로 떨어지면 가장 오래된 것부터 호수의 아래쪽에서 시작해 위쪽으로 겹겹이 쌓이게 된다. 과거의 식물 군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화석 꽃가루 코어를 분석하면 수천 년 이상의 식물 생태계를 재구성할 수 있다.
그런데 꽃가루 코어는 지구상의 특정 지역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하므로 과거 식물의 변화에 대한 지구적 규모의 분석을 하기 위해선 많은 기록의 축적과 정리가 필요하다. 이 같은 글로벌 분석을 위해 연구진이 사용한 것은 ‘네오토마 고생물학 데이터베이스’였다.
약 4천년 전부터 두 번째 식생 변화 가속화 시작돼
네오토마는 수백 명의 과학자들이 과거 생태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한 오픈 액세스 도구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1,100개 이상의 화석 꽃가루 기록을 분석했다.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의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만 8,000년 동안 지구 식생의 변화상을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지구가 마지막 빙하기를 벗어났던 약 1만 1,000년 전에 생태계 변화의 첫 번째 절정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때는 빙하가 후퇴하고 기온이 따뜻해짐에 따라 전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 변화의 절정 시기는 지역마다 달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즉, 대륙에 따라 변화율이 8,000년전에서 1만 6,000년 전에 각기 정점을 찍었던 것. 이 같은 대륙별 차이는 후퇴하는 빙하,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 지구 궤도의 변화, 해양 및 대기 순환의 변화 등과 관련된 기후변화의 시기와 패턴이 달랐기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알래스카에서 화석 꽃가루 코어 샘플을 수집 중인 연구원들. ©Jack Williams
그런데 연구진은 놀랍게도 4,600년 전부터 2,800년 전 사이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두 번째 식생 변화의 절정을 발견했다. 이 두 번째 절정의 변화 속도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에 동반된 거대한 생태계 변화만큼 빠르거나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 매디슨캠퍼스의 지리학과 교수이자 네오토마 의장을 맡고 있는 잭 윌리엄스(Jack Williams)는 “빙하기기 끝날 무렵 식물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변화했다. 그리고 지난 수천년 동안 다시 그 같은 규모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 변화는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시작되었다”라고 말했다.
농업의 시작 및 도시 초기 문명과 관련 있어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 생태계에 대한 현대 인류의 지배적인 영향력이 초기 문명과 농업의 부상, 삼림 벌채 등 인류가 지구에 영향을 준 또 다른 방법에 기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꽃가루 기록의 분석은 원인을 공식적으로 규명하기보다는 생태계 변화를 감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최근의 생태계 변화는 농업의 시작과 전 세계 도시의 초기 문명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의 또 하나 흥미로운 특징은 대륙마다 토지 이용, 농업 개발, 도시화의 궤적이 각기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생태계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이른 시기에 시작되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식물 변화상의 가속화에 대한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노르웨이 베르겐대학의 옹드레 모틀(Ondrej Mottl)은 “이 같은 변화가 인간, 기후, 혹은 인간과 기후의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일어났는지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연구진은 전 세계적인 화석 꽃가루 데이터를 과거의 기후 변화와 고고학적 발견에 근거한 증거와 비교하는 다음 단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지구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대의 지질학적 시기를 묘사하기 위해 ‘인류세’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잭 월리엄스 교수는 “인류세가 과연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는 중요한 질문 중 하나다”며 “이번 연구로 인해 인간은 이미 3,000~4,000년 전부터 지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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