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는 폭염 속에서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체감 온도가 40℃에 육박하는 무더위를 이겨내며 선수들의 금빛 매달 경쟁이 한창이다. 저탄소 대회를 지향하며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많아 선수들을 응원하러 온 관중들도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더위 말고도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도 염증을 유발하는 오존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다.
대기질 개선 노력 덕에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는 청신호
프랑스 코트다쥐르대 연구진은 25일 학술지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파리 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 맑고 더운 날씨가 지속된다면, 오존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를 넘어서는 날이 다수 발생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 농도 역시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놨다.
연구진은 대회 기간 파리의 여름철 대기 데이터를 통해 대회 기간의 대기 상태를 예측했다. 오존(O3)과 이산화질소(NO2),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자료를, 꽃가루의 경우 2015년부터 2022년까지의 자료를 검토했다. 파리 수도권의 약 50개 지소에서 자동으로 대기질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에어파리프(Airparif)’와 프랑스 국립공중생물학감시위원회(RNSA)의 자료가 이 연구에 활용됐다.
프랑스는 하계 올림픽을 준비하며 수도권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쳐왔다. 이 덕분인지 초미세먼지 수준은 최대 11㎍/㎥로 WHO의 기준치(15㎍/㎥)를 밑돌았다. 일일 이산화질소 수준은 농촌과 도시 지역에서 크게 달랐다. 전반적으로 WHO 기준치를 밑돌았지만, 교통량이 많은 지역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40㎍/㎥까지 상승하며, WHO의 기준치(25㎍/㎥)를 초과했다.
에어파리프 역시 2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 수도권의 공기질은 20년째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특히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의 10년 전과 비교해 평균 40% 감소할 정도로 개선 효과가 특출났다”고 밝힌 바 있다.
기관지에 유해한 오존 농도는 적신호
반면, 대기질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존 농도 수준은 적신호를 나타냈다. 파리 지역 오존 농도는 WHO 기준치를 월 20일 정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오후 4시에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존은 기도 염증을 유발하며 기도 수축, 기침 및 숨 가쁜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와 달리 오존 농도는 빠른 개선이 어렵다. 오존은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이나 탄화수소 물질이 자외선과 반응을 일으키며 생성된다. 따뜻한 온도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온도가 올라갈수록 오존 농도가 높아진다. 게다가, 화로 인해 7말 8초 파리의 평균 기온은 100년 전 파리 올림픽이 열렸을 때보다 5℃ 이상 높아졌다.
또한, 연구진은 대회 기간 파리 지역 대기에는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높은 꽃가루가 가득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파리의 꽃가루 농도는 통상 6월에 최고조에 달한 후 9월까지 감소한다. 여름철 꽃가루 농도는 봄에 비해 3배가량 낮다. 연구진은 여름철 파리 대기에서 19가지 유형의 꽃가루를 확인했다. 이 중 92%는 쐐기풀(Urticaceae)과 벼목 식물(Poaceae)의 꽃가루였다. 쐐기풀의 경우 알레르기 민감도가 낮지만, 벼목 식물 꽃가루의 경우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는 각 종목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고, 대회 기간 예기치 않은 교통량 변화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오존과 꽃가루 농도 증가는 건강한 사람이 단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건강상의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노인과 기저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선수와 관중 모두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이끈 발레리 부고 프랑스 코트다쥐르대 교수는 “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 파리에 짧은 기간 머물게 될 선수나 관중에게는 제한적 영향을 주지만, 암‧당뇨‧천식‧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만성 질환자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선수들 역시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더라도 대기 환경 요인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지구력이 요구되는 종목 선수들은 알레르기 증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권예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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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4-08-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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