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에 있는 세계 최대 세렝게티 국립공원에는 사자, 코끼리를 비롯해 얼룩말, 검은꼬리누 등에 이르는 약 300만 마리의 대형 포유류가 살고 있다.
우기가 끝난 6월 초가 되면 150만 마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검은꼬리누 무리가 공원의 남동부에서 북서부로 이동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우기가 지나면 황새·매·큰물떼새 등의 조류도 모여드는데, 현재까지 조사된 종의 수가 350여 종에 이른다.
이 공원이 중요한 것은 생태학적으로 훼손되지 않은 온전한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동‧식물, 자연환경 간의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생명체들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소들이 몇 안 남을 정도로 온전한 지구 생태계가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지난 500년 간 다양한 종이 그대로 보존된 지역이 지구 육지의 2.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사자·코끼리‧들소‧얼룩말‧누우 등 약 300만 마리의 대형 포유류가 살고 있는 세렝게티 국립공원. ⓒWikipedia
손상되지 않은 지역 보호지역 지정 시급
최근 이루어진 지구 생태계에 대한 포괄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구상의 토지 중 97.1%는 생태학적으로 더 이상 온전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지난 500년 동안 너무 많은 종(種)이 사라졌거나 그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 약 7,500종의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500년 이후 지구 육지 서식지에서 사람에 의해 크고 작은 멸종이 이루어졌다.
완벽한 생태계가 남아 있는 지역은 보라색으로 표시된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7.1% 지역에서 생물다양성 파괴가 확인됐으며 이중 68%에서 사람에 의해 생태계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계가 보존된 지역 중에는 캐나다의 아한대 숲, 그린란드의 툰드라, 아마존‧콩고‧탄자니아‧인도네시아에 있는 열대우림 지역이 포함돼 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캐나다‧영국‧독일‧스웨덴‧스페인‧네덜란드‧멕시코‧베네수엘라‧케냐 등 10여 개국이 공동 참여했다.
1500년 이후 종이 사라진 지역이 97.1%에 달하고, 이전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지역은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주색 지역이 종이 보존된 지역. ⓒA.J. PLUMPTRE ET AL/FRONTIERS IN FORESTS AND GLOBAL CHANGE 2021
논문은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즈 인 포리스트 앤드 글로벌 체인지(Frontiers in Forests and Global Change)’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Where Might We Find Ecologically Intact Communities?’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에서 완전히 손상되지 않은 소수의 생태계 2.9% 중 약 11%만이 기존 보호구역에 속해 있었다가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보존과학자 오스카 벤터(Oscar Venter) 교수는 “아마존‧세렝게티 등 아직 훼손되지 않은 이들 지역이 생물다양성을 잃지 않고 있는 지구상의 마지막 장소지만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경우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 표면의 20~40%가 인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기존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향후 생태계 복원 작업을 수행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새로운 종 도입 등 보존대책 마련해야
생태계 보존 과학자들은 그동안 인간 활동으로 얼마나 많은 지역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았는지 파악하려고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이전의 위성촬영 이미지, 혹은 원시적인 통계 데이터를 사용한 추정에는 도로와 빛 공해, 또는 벌목으로 인한 피해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상황에 따라 지붕 모양으로 늘어진 숲의 나뭇가지들(canopy)이 비워진 숲 생태계를 숨길 수 있었기 때문.
캠브리지 대학의 보존생물학자 앤드류 플럼프트레(Andrew Plumptre) 교수는 “사자나 하이에나 수가 적거나 전혀 없는 초원이 우주에서 온전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성이 크게 훼손된 지역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정확한 데이터를 측정하기 위해 UN의 기준에 따라 1500년에 자연적으로 풍부한 종을 유지했던 서식지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푸에르토리코 면적인 1만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지역만을 선택했고 이후 1,000 제곱킬로미터로 그 면적을 줄여나갔다. 그리고 새로운 평가방식을 사용해 지난 500여 년간 약 7,500종의 동물 종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 파악했다.
새로운 평가방식이란 먼저 사람의 영향이 낮은 영역을 식별한 후 역사적으로 종이 어떻게 멸종했는지 그 과정을 파악한 후 지역에 따라 사람에 의해 다수의 종이 어떻게 멸종했는지 분석해나가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97.1% 지역에서 생물다양성 파괴가 확인됐으며 이중 68%에서 사람에 의해 생태계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금까지 1500년 당시 살았던 모든 종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지역은 1만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주역 중 2.9%에 불과했다.
면적을 1,000 제곱킬로미터로 줄이면 백분율은 조금 늘어난 3.4%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1만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지역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플럼프트레 교수는 “전체적으로 지구상에 아직 남아 있는 ‘생태학적으로 온전한 토지의 비율’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낮았다.”라고 말했다. 당초 8~10%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비율이 너무 낮아 크게 놀랐다는 것.
이번 논문이 발표되면서 일부 보존 생태학자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미국 몬타나 대학의 제데디아 브로디(Jedediah Brodie) 교수는 “세계 많은 생태계가 종을 잃었지만, 여전히 활기차고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라며, “일부 종의 감소가 전체 생태계에 재앙을 초래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복원이 필요한 영역을 식별할 수 있으며, 새로운 종의 도입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라며, “늑대의 복원으로 생태계의 균형을 되찾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처럼 적절한 복원작업이 수행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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