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를 즉각 그리고 완전히 철폐하라.”, “아이들을 가장 잘 아는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에 대해 더 진지하게 달려들고 적극적으로 관여해 정말로 자녀를 위한 교육을 궁리해야 한다.”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一) 교수의 주장이다. 교육 전문가가 아니지만 노벨상 수상자가 일본 교육에 관해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 같은 주장을 펴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지론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나카무라 교수는 세계 최초로 고휘도(高輝度) 청색 LED 개발에 성공하여 LED시대를 연 업적으로 다른 일본인 학자 2명과 노벨상을 공동수상했다.
그의 교육관을 담은 책이 지난 24일 국내에서 번역 출판됐다. 책 제목은 ‘노벨상 수상자가 말하는 아이들 교육은 부모로부터 시작된다’(조수기 번역, ㈜양문 출판). 부제는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23가지 방법’이다. 일본에서는 ‘반골(反骨) 교육론’이란 이름으로 출판됐던 책이다. 책 내용이 일본의 교육 문제에 관한 것이지만 우리와 유사점이 적지 않아 그의 견해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부제는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23가지 방법’
원래는 ‘일본의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23가지 제언’이란 제목의 책으로 2003년 출판됐던 것을 그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2014년 수정 가필해 다시 펴낸 책이다. 일본에서 책이 나온 지 3년만에 우리말 번역본이 출판된 것이다.
“지금 이대로는 일본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나카무라 교수는 “일본 교육 시스템이 일본과 그를 둘러싼 상황이 계속 크게 변하고 있는데 구태의연하게 고도성장기의 가치 기준에 맞춘 상태 그대로”라며 “(기득권을 누리는) 관료가 손도 대지 않고 내버려둔 채로 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일본식 입시제도의 전면 철폐를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더욱 자녀 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제언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일본의 교육에 대해 제안한 내용은 대부분 직접 체험하여 얻은 내용”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렸을 때 부모의 가르침과 그 후 대학에 입학했을 때 느낀 ‘분노’로 인한 입시제도의 의문에 이르기까지 개인적 체험을 되돌아보고 일본 교육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 지 계속 생각해왔다.” 그가 일본 회사를 그만 둔 뒤 2000년 이후 미국 교수로 일하면서 접하게 된 미국의 교육 현장을 보면서 느끼게 된 미국의 교육과 일본의 교육을 생생히 비교해가면서 일본의 교육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암기식 지식만 요구하는 대입제도는 ‘울트라 퀴즈 대회’
그는 넓고 얕은 암기식 지식만을 요구하는 일본의 현행 대학입시제도를 ‘울트라 퀴즈 대회’라고 힐난하면서 이런 제도 아래서는 도쿄대 법학부나 의학부 합격자만 빼고는 모두 패자(LOSER)가 된다고 말한다. 또 이런 제도 아래서는 아이들이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나카무라 교수는 “일본 교육 시스템이 일본과 그를 둘러싼 상황이 계속 크게 변하고 있는데 구태의연하게 고도성장기의 가치 기준에 맞춘 상태 그대로”라며 “(기득권을 누리는) 관료가 손도 대지 않고 내버려둔 채로 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연합뉴스
일본의 다른 노벨 수상자와는 달리 사회적 문제 대해 많은 발언을 하고 있는 나카무라 교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을 이미 여러 권 펴냈다. 국내에서도 ‘끝까지 해내는 힘’(비즈니스북스·2015), ‘비상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삼양미디어·2005), ‘좋아하는 일만 해라’(사회평론·2004) 등의 책이 번역 출판됐다.
그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가 업적에 비해 대우가 미비한데 불만을 갖고 있던데다, 진급한 뒤에는 “할 일이 도장 찍는 일밖에 없다”는 현실에서 ‘바보‘가 되어 가고 있다는 불안감에 일본에서 회사 연구원을 그만 두고 2000년 미국 교수로 옮겨 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타바버라 캠퍼스의 재료물성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청색 LED 개발 당시 그는 “약 10년간 샐러리맨 연구원으로서 회사에 헌신했으나 회사에서 한직으로 밀리자 몹시 화가 나서 해고를 감수하고 청색 LED 개발에 덤벼들었다”고 회상했다. 그 과정에서도 당시 외국의 다른 연구자들이 ‘셀렌화 아연’이란 물질에 몰두해 있었지만 그는 남들은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질화 갈륨’에 매달려 결국 연구를 시작한지 4년 만인 1993년 청색LED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의 한적한 시골 출신에 중학교까지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고 지방 대학 출신에 지방의 중소기업에 연구원으로 취업해 젊은 시절을 보내온 그는 스스로를 낙오자라고 평가하면서 일본 주류층이 갖고 있지 못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날카롭게 일본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가 스스로를 낙오자로 평가
책의 다음 몇 몇 소제목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일본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몸 속에 뿌리 박힌 ‘영주와 가신’의 유전자’, ‘돈벌이를 쫓아 의사가 되는 잘못된 사회’, ‘관료가 시장원리를 통제한다’ 등등. 그는 “일본의 교육은 영원한 샐러리맨을 만드는 세뇌 시스템이다. 어지간해서는 이 같은 세뇌 교육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며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적극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나카무라 교수는 청색 LED의 개발로 회사는 LED 패키지 분야 매출액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그는 1천만엔(약 1억원) 정도의 연봉 밖에 받지 못해, 당시 국제적인 연구자들 사이에서 ‘노예 나카무라’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됐다는 에피소드도 소개하고 있다. 이후 그는 회사와의 소송을 통해 8억4천만엔(약 84억원)을 받아냈지만 미국에 비해 연구원들의 발명 보상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했다. 그리고 이 재판에서 받아낸 화해금은 전액 일본 학술재단에 기부했다. 그는 회사와의 길고 지루한 소송을 통해서 일본의 회사가 연구자에 대한 대우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이 책은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든 실천하는 과학자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기존 교육제도와 가치관이 변하지 않고서는 21세기를 대비할 수 없다는 그의 교육관을 오롯이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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