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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조재형 객원기자
2011-05-20

제2의 지구 발견, 인류 거주 가능성은? 20광년의 거리, 현재기술로 30만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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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20광년 떨어진 곳에 ‘글리제 581’이라는 적색왜성이 존재하고 있다. 글리제 581은 여러 개의 암석행성을 거느리고 있는데, 그 중엔 일명 ‘골디락스 지대’를 돌고 있는 행성들이 존재한다. 골디락스 지대란 모항성으로부터 적절히 떨어져 있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아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가질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물론 골디락스 지대여야만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이 이주해서 살거나 인간과 비슷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한 최소한의 가능성을 가진 곳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태껏 글리제 581 항성계에서 총 6개의 행성을 발견했으며 그 중 골디락스 지대에 있는 것은 c, g, d 세 개의 행성이다.

글리제 581 d행성에 물 존재 가능성 높아

처음 관심의 대상이 된것은 c행성이었다. 하지만 이는 금성처럼 대기가 짙어 생명이 살기엔 부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실효과로 인해 대기의 온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작년 9월엔 g행성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시티븐 보그트 교수는 “이 행성에 생명체가 살 확률은 100%”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g행성의 존재 자체가 ‘광학적 현상으로 인해 착각’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을만큼 의문점이 남는 행성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d행성. 이는 스위스 제네바 연구소 연구팀이 2007년에 발견했다. 최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진은 이 d행성을 제2의 지구로 꼽았다. 이 행성은 골디락스 지대에 확실히 자리잡고 있어 발견 당시부터 생명체 거주지의 후보가 됐다. 그러나 성으로부터 받는 빛이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1/3에 불과하며 그로 인해 표면 온도가 매우 낮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 연구진은 새로운 기후 모델을 d행성에 적용한 결과 이전의 예상처럼 얼어붙은 행성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d행성엔 짙은 이산화탄소 대기가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것이 온실효과를 일으켜 적은 양의 빛으로 행성 표면을 충분히 온화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다른 천체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금성은 짙은 이산화탄소 대기로 인한 온실효과로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에 비해 대기온도가 매우 높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또한 짙은 질소대기가 온실효과를 일으켜 먼 거리로 인해 예상되는 온도보다는 높은 온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영국 언론을 통해 “어떤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이 행성의 온도는 표면에 액체형 물이 존재할 만큼 따뜻하다”라고 전했다.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바다와 강은 물론 비, 구름과 같은 대기현상과 기초적인 형태의 생명체도 존재할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빛으로만 20년, 우주선으로 30만년

흥미로운 발견임에는 분명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시들하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비현실적으로 먼 거리다. 20광년 떨어져있는 글리제 581 항성계는 빛의 속도로 20년이나 걸리는 거리다.

지난 2009년엔 글리제 581항성계를 향해 전파 신호를 보냈다. 만약 그 곳에 지적 생명체와 문명이 존재하고 전자기파의 신호를 분석할 만큼 과학적 지식을 갖추었다면 우리가 보낸 신호를 해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파는 빛의 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에 글리제 항성계에는 약 2029년에 도달할 것이며 그들이 바로 답신을 보낸다면 2049년 즈음에는 지구에서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이것이 혹시 존재할지 모르는 외계지적생명체를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물론 그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가 원시 인류 쯤의 문명이라면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글리제581 항성계에 현재 인류의 기술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가려면 30만 년이라는 까마득한 세월이 걸린다. 지금으로부터 30만 년 전이면 구석기 시대다. 돌을 사용해 벽화를 그리던 시절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현대 문명까지 발달한 만큼의 시간이다.

직접 여행 불가능케 하는 현재기술의 장벽

현재까지 과학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빛보다 빠른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모든 기술력을 동원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 수 있는 우주선이 개발됐다고 가정해도 글리제 581까지는 수십 년이 걸린다.

외계행성으로의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비단 먼 거리뿐만이 아니다. 지구를 떠나 먼 우주로 여행하는 동안 우주 비행사들은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이 지극히 높다. 익숙한 고향에서 멀어져 가며 느끼는 불안감과 고립감 등은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명의 우주비행사라도 정신착란을 일으킨다면 함께 비행 중인 모든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고도의 훈련을 받고 엄격한 검사를 통해 선발된 우주비행사들도 오랜 시간 우주에 체류할 시 고립감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과 러시아 우주국은 우주비행사들에게 정신이상이 발생했을 시 행동 지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물론 모두를 잠들게 하는 방법도 있다. SF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냉동캡슐을 이용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안전하게 깨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냉동으로 인한 세포와 조직의 손실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냉동인간관련 기술이 완벽해 진다고 할지라도 또 다른 문제가 남아있다. 바로 에너지원이다. 사람은 오랜 시간 잠들어 있다고 하더라도 우주선은 실제 긴 시간을 비행해야 한다. 설사 우주엔 공기의 저항이 없어 빠른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용이하다 할지라도 위급상황에 대비한 추진력, 냉동캡슐과 비행 유지 등에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를 고려해 많은 연료와 발전 장치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로 인한 질량 증가는 빠른 속도를 내는데 큰 불이익이 되고 그로 인해 더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악순환이 된다.

하지만 쉽게 실망하기는 이르다. 이는 현재 과학기술의 입장에서 예상해 본 것이기 때문. 불과 100년 전 사람들이 스마트폰의 등장을 상상이나 했을까.

태양의 진화 때문에 인류는 언젠가는 반드시 지구를 떠나야 할 운명이다. 그 때가 되면 특별한 진화과정을 겪지 않는 적색왜성의 항성계는 최고의 피난처가 될 것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5-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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