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제임스 웹의 딥 필드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1편

[JWST 첫 관측 결과 해석] (1) - 딥 필드 관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 해석” 시리즈는 사이언스타임즈 리포터이자 천문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제임스 웹의 관측 결과 해석,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는 한국 시각으로 7월 12일 오후 11시 30분(미국 동부 표준시로 7월 12일 오전 10시 30분)에 NASA TV에서 실시간으로 공개되었다. 공개된 고해상도 이미지와 분광 스펙트럼은 총 5가지로, SCAMS 0723 은하단, 뜨거운 가스 외계 행성 WASP-96b(분광 스펙트럼), 남반구 고리 성운으로 알려진 NGC 3132 성운, 슈테팡의 오중주(Stephan’s Quintet), 그리고 용골 성운의 NGC 3324 가장자리 ‘우주 절벽’ 등이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첫 관측결과를 공개하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 해석 시리즈에서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하나씩 파헤치며, 위 사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앞으로 위 천체들에 대한 앞으로의 제임스 웹 계획은 어떠한지 알아본다. 제임스 웹의 첫 번째 이미지는 SCAMS 0723 은하단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딥필드로 유명한 사진이다.

 

딥 필드의 시작

미국의 천문학자 로버트 윌리엄스 교수(Prof. Robert Williams)는 평소 괴짜 이미지가 아니었다. 강력한 과학 교육의 옹호자이며 매우 성실한 과학자로 잘 알려진 그는 1993년부터 우주 망원경 과학 연구소(STScI: 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의 연구소장을 지내면서 허블 우주 망원경을 담당하고 있었다. 1995년 어느 날 그는 허블 우주망원경팀에 굉장히 엉뚱하게 보이는 생각을 제안했다. 바로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깜깜한 우주 공간을 찍어보자고 하는 제안이었다.

처음 위 제안을 들었을 때 천문학자들은 모두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물론 천문학자들이 천문학적 지식이 없어서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우주 모습을 관측하려면 더 먼 우주를 촬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먼 우주는 더 희미하고 어두우므로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촬영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성공적으로 우주를 관측하고 있는 지금도, 제임스 웹을 제외하면 허블 망원경만큼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망원경도 드문 점을 생각하면 그 당시에는 허블 우주망원경의 천문학에 대한 책임감은 상상 못할 정도였을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의미 있는 관측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담당해야 했고, 이미 관측할 대상의 대기 리스트만 해도 엄청났다.

허블 우주 망원경의 모습 ⓒ Hubble/NASA

또한, 허블 망원경은 당시만 해도 ‘돈 잡아먹는 하마’의 이미지였다. 우주 비행사들이 유인우주선을 타고 꾸준히 정비하며 업그레이드가 이미 완료된 지금과는 다르게 광학도구들의 업그레이드 비용은 물론 잦은 고장과 함께 수리비만 해도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허블 망원경의 각도를 조정하여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촬영하여 큰 소득이 없다면 엄청난 금액의 돈을 날릴 수 있다는 생각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문학을 바꿔놓은 허블의 딥 필드

엄청난 논쟁 끝에 결국 그는 연구소장 재량 시간(Director’s Discretionary time)의 상당 부분을 공허한 우주에 할애하기로 결정했으며, 1995년의 크리스마스 휴일 동안 허블은 큰곰자리 부분의 한 작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관측하게 된다. 미 항공 우주국(NASA)의 표현에 따르면 이때 허블 망원경이 촬영한 지점의 면적은 100m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본 테니스공의 크기 정도의 면적이라고 한다.

허블의 첫 딥 필드 사진 ⓒ Hubble/NAS

위 사진의 결과는 천문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으로 여겨졌던 검은 허공에서 사진에서 약 3,000개의 은하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단숨에 천문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이 되었으며 아무것도 없는 깊은 우주였기에 “허블 딥 필드(HDF: Hubble Deep Field)”라는 별명도 붙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인간의 우주에 대한 시야와 관점은 비교도 안 되게 넓어지게 되었고 이를 통해서 천문학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허블 딥 필드를 관측한 과정, 지구를 돌면서 한곳만 계속해서 응시하며 노출시간을 늘렸다. ⓒ Wereon

위 성공을 기반으로 허블 팀은 1998년 남반구의 큰부리새자리의 영역을 한 번 더 관측했으며 결과는 마찬가지로 수천 개의 아름다운 은하가 관측되었다. 이는 허블 망원경보다 더 성능이 좋은 망원경으로 관측한다면 더 많은 은하가 발견될 것임을 암시해주는 결과이며 우주의 어느 공간을 촬영하더라도 수많은 은하와 천체들이 발견될 수 있음을 암시해주는 결과였다.

이후 2003년 허블 울트라 딥 필드(HUDF: Hubble Ultra Deep Field – 2003년 9월 3일부터 2004년 1월 16일까지 화로자리의 작은 영역 촬영)에 이어서 허블 익스트림 딥 필드(HXDF: Hubble eXtreme Deep Field)까지 촬영하며 긴 시간 동안 우주를 관측하게 된다.

위 관측에서 무려 132억 년 전 은하를 관측하게 되며(빅뱅 후 약 4억 5천만 년 후 생성된 은하), 위 은하들은 우주 초기 은하들의 형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되었다.

허블 울트라 딥 필드의 모습 ⓒ Hubble/NASA, ESA

결과 해석 ① : JWST의 딥 필드는 얼마나 다를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역시 허블 망원경처럼 은하들 사이의 공간을 촬영했다.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한 Webb의 첫 번째 딥 필드(First Deep Field)라는 애칭이 붙은 SMACS 0723은하단의 사진은 지금까지 촬영된 먼 우주 사진 중 가장 깊고 선명한 적외선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딥 필드 촬영 지역, 빨간색은 NIRCam, 노란색은 NIRISS (허블 딥 필드 지역), 파란색은 NIRSpec을 통하여 촬영되었다. ⓒ JWST/NASA, ESA, CSA

허블의 딥 필드가 이미 큰 감동을 주었지만, 사실 제임스 웹의 딥 필드는 허블의 딥 필드와도 비교도 안 될 만큼 선명했다. 훨씬 더 많은 천체와 은하가 발견되었고 중력 렌즈 효과까지 관측되었다.

제임스 웹의 첫 딥 필드로 기록된 SMACS 0723은하단, 북쪽과 동쪽 나침반 화살표는 하늘에서의 사진 방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땅에서 볼 때의 방향 기준으로 반전된 방향이다. ⓒ JWST/NASA, ESA, CSA

이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근적외선 파장의 빛을 가시광선의 색상으로 변환하여 보여주고 있다. 사진 아래 다른 색깔로 표시되며 나열된 문자들은 빛을 수집할 때 사용되었던 NIRCam 필터를 나타낸다. 각 필터 이름의 색상은 해당 필터를 통과하는 적외선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가시광선의 색상이다. 또한 위 사진은 다양한 거리와 배율로 천체들을 보여주는 딥 필드이기 때문에 천체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스케일바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과 해석 ② : 우리는 아직 우주의 작은 부분밖에 알지 못한다

위 사진을 통해서 허블의 딥 필드 사진처럼 지금까지 적외선에서 관찰된 가장 희미한 물체를 포함하여 수천 개의 은하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시야에 처음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광활한 우주의 사진이 (NASA 표현에 따르면) 겨우 모래 한 알을 손 위에 올리고 팔을 뻗었을 때 가려지는 부분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는 우주의 극히 작은 부분을 드러내 주고 있으며 이 작은 부분이 디테일이 넘치는 사진으로 표현된다.

제임스 웹의 첫 딥 필드로 기록된 SMACS 0723은하단 ⓒ JWST/NASA, ESA, CSA

위 사진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먼저 아주 작은 우주의 한 부분에도 이렇게나 많은 천체가 모여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광활한 우주의 정말 작은 부분일 수 있다.

우주는 영겁의 시간이 지나도 닿을 수 없는 부분으로 우리는 우주의 대략적인 크기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주론의 가정처럼 우리 태양계는 우주에서 작디작은 부분으로 어쩌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천체들일 수도 있다. 따라서 우주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넘치는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과 해석 ③ : 기술적으로도 매우 진보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허블 우주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두 망원경의 기본적인 차이는 관측하는 파장이다. 가시광선은 파장이 짧기 때문에 같은 직경의 렌즈로도 더 높은 해상력(해상도는 파장에 비례, 직경에 반비례: 낮을수록 좋은 해상도)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적외선은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망원경보다는 해상력이 좋지 않지만 투과력이 좋아서 가시광선으로 관측한 우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먼거리의 별이나 은하 관측에 특화되어 있다. 따라서 두 망원경으로 보는 모습은 애초부터 많이 다른 모습의 우주를 보여준다.

물론 허블 우주망원경은 처음 발사 때만해도 그 당시의 최신 기술을 탑재하고 있던 탓에 지금과 비교해보면 오래된 상당히 망원경이었지만,  유인 우주비행선을 이용하여 우주 비행사들이 대폭 업그레이드 시킨 망원경이다. 처음에는 가시광선 대역만을 촬영하는 광학 망원경이었지만 업그레이드를 통하여 후에 근적외선 분광 기능을 추가하였다.

허블 망원경으로 같은 천체를 촬영한 결과, 가시광선(위) 그리고 적외선(아래)을 이용하여 촬영한 이미지 비교, 가시광선 촬영 시에 보이지 않던 별이 적외선 촬영에선 보인다. ⓒ Hubble/NASA

하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훨씬 더 최신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점은 사실이다. 기술적인 면을 살펴보자면 다양한 파장의 이미지로 구성된 합성물인 위 사진은 촬영하는 데 총 12.5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몇 주가 소요된 허블 우주 망원경의 딥 필드와 비교해보면 적외선에 특화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성능을 실감할 수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SMACS 0723은하단 (왼쪽) 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SMACS 0723은하단 (오른쪽)의 비교ⓒ Hubble/JWST/NASA, ESA, CSA

 

→ 지면상 다음편에서 계속됩니다. (관련 기사 보기 – ‘제임스 웹의 딥 필드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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