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음악 감상이다. 선율이 부드럽고 느린 음악은 심장박동수를 감소시키고 뇌 활동을 느리게 만들어 잠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취침 전에 음악을 들으면 더 깊은 잠에 빠진다는 주장도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분비는 줄어드는 대신 즐거운 활동 중에 생성되는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비돼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웜 현상을 일으키는 음악을 들으면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런데 특정 음악의 경우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어웜(earworms,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음악이 바로 그것이다. 이어웜이란 잠깐 들은 음악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맴도는 상황을 말한다.
노래의 비트가 빠르고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와 단순한 패턴을 지닌 곡들이 이어웜을 일으키기 쉽다. 영국 음악 심리학자 야쿠보프스키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90%의 사람들이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이어웜 현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베일러대학의 마이클 스컬린(Michael Scullin) 박사는 이어웜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 음악을 듣는 것과 수면과의 관계를 조사했다. 이어웜 현상은 보통 깨어 있을 때 일어나지만, 수면 중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가사 있는 곡보다 기악곡이 이어웜 더 잘 유발해
그 결과 밤에 이어웜을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경험하는 사람은 이어웜을 거의 경험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수면의 질이 6배 이상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가사가 있는 곡보다 악기만으로 연주되는 기악곡이 이어웜을 더 잘 유발하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됐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스컬린 박사는 “우리의 뇌는 잠들어 있는 상태를 포함해 음악이 재생되지 않을 때에도 계속해서 처리한다”며 “음악을 많이 들을수록 수면 중에 이어웜 현상을 자주 경험하고 수면 장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설문조사와 실험실 실험의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에는 209명이 참여해 잠자리에서의 이어웜 경험 빈도, 수면의 질, 음악 듣기 습관 등에 대한 질문에 응답했다.
미국 베일러대학의 수면 과학자 마이클 스컬린 박사. ©Matthew Minard(Baylor University)
50명이 참가한 실험실 연구에서는 수면 중 뇌파, 심박수, 호흡 등을 알아보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이어웜 현상이 수면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이때 연구진이 사용한 노래는 이어웜을 잘 일으키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저니의 ‘Don’t Stop Believin’ 등 세 곡이었다.
연구진은 이 노래들의 원곡과 가사를 없앤 연주 버전의 곡을 모두 실험 참가자들에게 들려준 후 이어웜의 경험 여부 및 시기에 대해 조사한 후 그것이 수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잠자기 전에 음악을 많이 들은 사람일수록 잠을 더 못 잘 뿐만 아니라 이어웜 현상이 심해지며, 원곡보다는 연주 버전의 기악곡이 이어웜 현상을 2배 더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어웜이 일어나면 잠들기가 더 힘들뿐더러 수면 중에 더 많이 깨고, 얕은 수면 상태일 때가 많았다.
이어웜으로 인해 잠에서 깰 수 있어
마이클 스컬린 박사는 “우리는 잠자리에서 이어웜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어웜으로 인해 잠에서 깰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이런 현상은 설문조사와 실험실 연구 모두에서 관찰되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음악 감상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기존의 관념과는 배치된다. 연구진은 수면 중인 뇌가 음악이 멈춘 뒤에도 몇 시간 동안 음악을 계속 처리한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측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음악을 적당히 듣거나 잠을 자기 직전에는 듣지 말 것을 권했다.
이어웜 현상을 없애는 또 다른 방법은 인지 활동을 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나 활동 또는 작업에 집중하게 되면 뇌가 이어웜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TV나 비디오 게임 같이 잠을 방해할 수 있는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신에 스컬린 박사는 취침 전 5~10분 동안 계획 목록을 작성하거나 생각을 메모하는 활동을 추천했다. 취침 전 5분 동안 계획 목록을 적은 실험 참가자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사라져 더 빨리 잠든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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