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완벽한 건축물, 거미줄의 비밀?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진, 거미줄 만드는 패턴 밝혀내

기하학적이고, 복잡하지만, 아름답고, 정교하며, 완벽한 구조. 이러한 수식어가 붙는 건축물이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놀랍게도 거미줄에 대한 설명이다.

비록 사람들의 눈에는 비호감으로 느껴질지라도 거미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거미줄을 만든다. 물론 지구 상에 서식하는 4만여 종의 거미가 모두 거미줄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거미줄은 최소 3억 8천만 년 전부터 만들어진 건축물이며, 최고의 건축 재료로 불린다. 때문에 거미의 행동 특성, 거미줄의 특성 등은 오랫동안 매력적인 연구 주제였고, 그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근에는 거미가 이렇게 높은 수준의 건축물을 만드는 행동 패턴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Current Biology> 11월호에 게재됐다.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진은 거미가 기하학적이고, 아름다운, 높은 수준의 건축물을 만드는 행동 패턴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Flickr

거미의 건설 프로젝트, 작은 뇌가 해낸 큰 일

“만약 침팬지가 거미줄처럼 복잡한 모양의 집을 짓고 있는 것을 본다면 정말 놀랍고 인상적인 침팬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행동생물학자인 앤드류(Andrew Gordus)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진은 거미가 높은 수준의 건축물을 만드는 것에 주목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거미는 자신의 둥지나 서식지를 직접 창조하는 동물 종들보다 작은 두뇌를 가졌지만, 그 결과물은 매우 놀라운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를 위해 연구진은 아크네 종의 일종인 Uloborus diversus(이하 거미로 통칭)가 거미줄을 완성하기 위한 고유한 행동 단계들, 행동 패턴을 체계적으로 정량화하여 분석했다.

이전의 연구들이 거미줄 구성에 사용된 다양한 감각 신호들을 밝혀냈지만, 운동 패턴 및 역학을 체계적으로 정량화한 결과는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한 동물들의 의도적인 행동을 식별·분석하기 위해서는 행동을 시퀀스별로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을 통해 동물들의 행동 및 상태가 뉴런에서 어떻게 인코딩되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생물학적 분석의 틀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은 거미의 8개 다리를 위치 추적하여 동작 시퀀스를 식별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Johns Hopkins University 공식 유튜브 화면 캡쳐

앤드류 박사와 연구진은 거미의 8개 다리를 위치 추적하여 거미줄을 만드는 동작의 시퀀스를 식별하기 위해 분석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도구는 거미의 빠른 다리 움직임을 50Hz의 프레임 속도로, 24시간 동안 기록했고, 기록된 수백만 건의 개별 다리의 동작들을 분석했다.

공동 연구에 참여한 에이벨(Abel Corver) 신경 생리학 박사과정생은 “프레임별로 거미의 자세를 감지하도록 머신 비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거미가 거미줄 전체를 구축하기 위해 다리가 수행하는 모든 과정을 문서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웹 스테이지마다 고정된 행동 패턴 드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미줄을 만드는 각 단계를 포괄하는 정형적인 진행, 행동 패턴이 발견됐다. 즉, ‘웹 스테이지(web stages)’마다 고정된 행동 패턴을 보인다는 것. 따라서 연구자들은 거미 다리의 위치만 보고도 거미가 작업 중인 거미줄의 부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물론 거미줄을 만드는 전 과정이 모든 정형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거미줄 구축 전, 대부분의 거미들은 탐색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 단계에서 거미는 비정형적인 행동 패턴을 보였으며, 무질서하고 비규칙적인 형태의 거미줄 흔적을 남겼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거미의 행동을 추적한 마르코프 모델 그래픽 요약 ⒸCurrent Biology

이렇게 거미마다 몇 분에서, 수 시간까지 주변 환경의 탐색을 마치면 거미는 자신의 행동반경을 조정한 다음 프레임을 만들기 시작한다. 주변 환경의 구조적 무결정성을 확인한 이후 단계이므로 이 단계부터는 정형적인 패턴을 보이며 본격적으로 거미줄을 만드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거미가 반경을 만드는 초기에 ‘출구-반환’ 궤도와 각도를 계산하고, 일정한 규칙을 통해 기하학적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발견됐다.

앤드류 존스 홉킨스 대학교 박사는 “거미가 만든 최종 결과물의 구조 및 형태가 다소 다르더라도 거미줄을 만드는 규칙은 모두 동일하다. 이같이 모두 동일한 규칙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 규칙이 두뇌에 인코딩되어 있음을 확인할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결과를 토대로 이후의 연구는 거미의 뇌에서 거미줄을 만드는 다양한 단계를 담당하는 회로와 이를 결정할 때의 신경·정신 변화에 대한 약물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들은 이러한 규칙이 뉴런 수준에서 인코딩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 B. 다양한 거미줄 생성 단계에서 거미의 움직임 경로, C. 거미줄 생성 단계별 거미 다리의 움직임 위치 및 공간 밀도 ⒸCurrent 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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