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와 천식, 자가면역질환과 같이 면역계 조절 장애로 인한 많은 질병은 출생 후 처음 몇 달 동안에 일어난 사건들로 거슬러 올라가 추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현재 인체 면역계 발달 메커니즘에 대해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를 비롯한 국제협동 연구팀이 모유와 장내 유익균 및 면역계 발달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를 내놓아, 인체 면역 메커니즘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 연구는 생명과학저널 ‘셀’(Cell) 17일 자에 발표됐다.
모유는 아기들의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장내 세균에 영양을 공급한다. ©게티이미지 뱅크
인체 면역계 조절 메커니즘 확립 필요
논문 시니어 저자이자 카롤린스카의대 여성 및 소아건강과 페터 브로딘(Petter Brodin)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인체 면역계의 조절 메커니즘을 확립하도록 도움으로써 나이가 들어서 알레르기와 천식 및 자가면역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예방법으로 응용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브로딘 교수는 또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특정 메커니즘이 종국에는 단순한 예방 차원을 넘어 그런 질병에 대한 다른 유형의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천식과 제1형 당뇨병 및 크론병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발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런 질환들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저소득 국가들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런 질병의 발병 위험은 오래전부터 대체로 생애 초기의 사건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예를 들면 어릴 때의 항생제 사용이 높은 천식 위험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유 수유는 이런 질환의 대부분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와 기도 및 장에 있는 특정 보호 박테리아는 면역 질환 위험을 낮춘다. 그러나 이런 박테리아가 어떻게 면역 체계를 형성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아야 할 것이 많다.
세포 증식을 조절하는 자가분비 음성 성장인자로 작용할 수 있는 갈렉틴-1은 호지킨 림프종에서 CD8+ T세포의 면역 억제를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갈렉틴-1은 장내 세균총에서 유익한 항염증 특성을 지닌 박테리아를 보존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 WikiCommons / Emw
갈렉틴-1, 항염증 박테리아 보존에 중요
카롤린스카의대와 이볼브 바이오시스템스사, 미국 캘리포니아(데이비스)대와 네브라스카대(링컨) 및 네바다대(리노) 연구팀은 신생아들이 생후 첫 몇 달 동안 노출되는 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영양소 및 기타 환경 요인에 대해 이들의 선천 면역계가 어떻게 적응하고 형성되는지를 연구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비피도박테리아(bifidobacteria)는 자가면역질환 발병률이 낮은 국가의 모유 수유 아기들에게서 흔하게 발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유에는 아기가 스스로 대사할 수 없는 인간 모유 올리고당(HMOs; Human milk oligosaccharides)이 풍부하다. 이런 복잡한 당의 생성은 아기들의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장내 세균에 영양을 공급하는 진화적 이점과 관련이 있다. 비피도박테리아도 그런 종류의 세균 가운데 하나다.
브로딘 교수는 “장내 세균총이 HMO를 분해할 수 있는 아기는 혈액과 장에 염증이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며, “이는 아마도 HMO를 분해해 아기의 성장에 기여하고 생애 초기의 면역계 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피도박테리아 특유의 좋은 능력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포 증식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갈렉틴-1(Galectin-1)이 이번 연구에서는 장내 세균총에서 유익한 항염증 특성을 지닌 박테리아를 보존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생명과학저널 ‘셀’(Cell) 17일 자에 발표된 논문의 그래픽 요약. © CellPress
“박테리아 대체물 이용한 실험 계획”
이번 연구는 2014년에서 2019년 사이 카롤린스카 학병원에서 태어난 208명의 모유 수유 아기를 대상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작은 혈액 샘플에서도 면역체계를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다.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대에서 관리한 두 번째 코호트 그룹은 유아에게 전적으로 모유 수유만 하고 그 중 절반에게는 비피도박테리움 인판티스(B. infantis) 보충제를 투여한 뒤 장 염증을 분석했다.
B.infantis가 보충된 아기의 배설물에는 인돌 유산염(indolelactate)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었고, B. infantis 유래 인돌-3-유산(ILA)이 T세포에 있는 면역조절 갈렉틴-1을 상향 조절해 생후 첫 몇 달 동안 유익한 미생물과 면역 조절 사이의 기능적 연결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의 한 가지 한계점은 연구자들이 장에서 직접 면역체계를 연구할 수 없었고 혈액 샘플에 의존해야 했다는 점이었다.
장 면역체계의 모든 측면을 혈액에서 살펴볼 수는 없었으나 그렇다고 건강한 신생아의 장을 생검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용납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현재 참여 대상 아기들을 더 오랫동안 추적해 어떤 아기가 아토피 습진이나 천식 및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브로딘 교수는 “우리는 모든 아기들이 더욱 건강한 면역계를 가지고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박테리아 대체물을 사용한 새로운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연구팀과 협력해 스웨덴 아기들의 면역계 발달과, 알레르기 발병률이 훨씬 적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시골에서 자란 아기들을 비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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