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유럽우주국(ESA)은 ‘가이아(Gaia)’ 위성이 관측한 수많은 항성의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은하계 중심 막대(Galactic bar)’의 3차원 구조를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은하가 막대나선은하라는 사실은 알려졌어도 자세한 입체 구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이아 위성 관측 데이터와 지상 및 우주망원경 데이터를 결합해서 만든 은하계 이미지. 태양계에서 멀어질수록 관측한 별의 밀도가 작아져서 어둡게 보이지만, 상단에 뚜렷한 은하 막대 구조가 보인다. © ESA
1940년대부터 전파천문학이 발전함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전파의 각 파장대 특성을 이용해서 은하계 물질 분포를 확인할 수 있었고, 우리 은하계는 4개의 나선팔을 가진 나선은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 은하계가 막대나선은하일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왔다. 다른 은하들을 관측해보니 약 3분의 2에 이르는 은하가 막대나선은하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설은 인류가 은하계 밖으로 나가지 않고서는 내부 구조를 직접 볼 수 없으므로 한동안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2005년이 되어서야 미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처(Spitzer)’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은하계 중심부에 막대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때부터 우리 은하계는 막대나선은하 형태인 것이 정설로 굳어졌다.
다만, 지금까지는 별과 가스의 움직임, 또는 적외선 관측으로 항성의 숫자를 간접 확인한 것이 전부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의 프리드리히 앤더스(Friedrich Anders) 박사가 이끄는 유럽 천문학팀은 약 1억 5000만 개 항성의 위치를 측정해서 새로운 3차원 은하계 지도를 작성했다. 앞서 ‘가이아 스피어(Gaia Sphere)’라는 3차원 은하계 지도가 나왔지만, 은하계 중심부까지 포함하진 못했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포츠담 천체물리학 연구소 크리스티나 치아피니(Cristina Chiappini) 박사는 “두 번째 가이아 데이터를 활용한 가이아 스피어는 태양계로부터 약 6500광년 반경을 측정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그 범위를 3~4배 확장하여 은하계 중심부에 도달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안나 퀘이로즈(Anna Queiroz) 연구원과 협력자들이 공동 개발한 ‘스타호스(StarHorse)’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가이아 데이터와 다른 지상 및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데이터를 결합했다. 이것으로 항성들의 표면 온도 및 사멸, 별까지 거리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원래의 가이아 데이터만으로 가능한 것보다 훨씬 더 먼 거리의 별 분포를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우리 은하의 중심 부분까지 범위를 넓혀서 막대 모양으로 분포하는 별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앤더스 박사는 “은하계 내부에 다른 막대나선은하처럼 막대가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지만, 간접적으로 관측한 징후뿐이었다. 이번에는 최초로 3차원 구조의 은하계 막대를 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천체의 모습을 직접 관측했고, 케플러 위성은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해서 주목받았다. 반면에 가이아 관측 위성은 대중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천문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2013년 발사된 가이아 위성은 별의 시차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2016년에 첫 데이터(DR1)를 공개했고, 2018년 공개된 두 번째 데이터(DR2)는 약 17억 개의 천체 자료를 담고 있다. ESA는 2022년까지 가이아를 통해서 은하계와 은하계 밖 천체 수십억 개의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천체의 거리와 위치, 색상과 표면 온도가 포함된다.
이번 연구는 태양계에서 2만 5000광년 이상 떨어진 은하계 중심 일부까지 측정했고, 은하계 절반가량의 입체 지도를 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은하계 중심부를 모두 포함한 전체 은하계 지도를 작성하려면 더 많은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다.
치아피니 박사는 “우리는 궁극적으로 은하계 고고학에 관심이 있다. 은하수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되었는지 재구성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각 구성 요소의 역사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앤더스 연구팀은 2021년 공개 예정인 세 번째 가이아 데이터(DR3)를 비롯한 지상 거대 망원경들의 여러 추가 관측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가 모두 모이면 우리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했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가 얻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7440)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
기후변화로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짙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후변화와 오존을 주제로 한 현안 보고서를 27일 홈페이지(www.nier.go.kr)에 공개한다. 보고서는 그간 나온 국내외 논문·통계자료·기사 등을 종합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오존 농도는 1989년 0.011ppm에서 2020년 0.03ppm으로 상승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 Net)으로 누리호 탑재 위성들을 포착했다고 24일 밝혔다. 누리호가 성능검증 위성과 더미 위성을 궤도에 무사히 올려놓은 것을 확인한 것이다. 천문연은 누리호 발사 당일인 지난 21일 오후 8시 20분부터 모로코에 있는 OWL Net 2호기로 추적을 시작해 22일 낮 12시 52분 3초와 오후 1시 3분 26초 사이에 발사체 3단과 더미 위성을 관측했다.
노화는 인간을 비롯해 모든 동물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장수'의 상징이 돼온 일부 거북 종은 놀라울 정도로 적은 노화 현상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최신호에서 이런 증거를 제시한 두 편의 논문을 나란히 다뤘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생태학 부교수 데이비드 밀러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거북은 물론 양서류와 뱀, 악어 등을 포함한 사지 냉혈동물 77종의 노화와 수명을 비교했다.
유방암은 흔한 암 유형 가운데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는 사람이 약 230만 명에 달한다. 유방암도 초기에 찾아내면 대체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훨씬 더 치료하기 어렵다. 암의 전이는,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혈류를 타고 다른 기관으로 이동해 새로운 종양을 형성하는 것이다.
화성 탐사 후발주자인 중국이 미국보다 2년 앞서 화성 암석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것이라고 중국 우주탐사 관계자가 밝혔다. UPI 통신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의 화성탐사 미션 '톈원(天問)1'을 설계한 쑨쯔어저우 연구원은 지난 20일 난징대학 개교 120주년 세미나에 참석해 우주선 두 대를 활용해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톈원3호'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