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휴스턴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패밀리 트리 DNA(Family Tree DNA)’는 개인을 대상으로 유전자분석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12년 라라 다이아몬드(Lara Diamond)란 여성이 이 회사를 찾아왔다.
당시 36세였던 그녀는 계보학자였다. 그녀의 부모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 현장에 있었다. 이 비극의 현장에서 살아남기는 했지만 조부모가 사망하면서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 그 뿌리를 잃어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족보를 되찾기를 원한다고 말했고, ‘패밀리 트리 DNA’에서는 회사에 보유한 많은 분량의 유전자 데이터를 통해 그녀의 삶과 연결돼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의 조상이 누구인지 확인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잊혀진 가계도를 복구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는 ’23andMe’ 사이트. 최근 ,미국 FDA가 유전자분석 회사들의 사업을 승인하면서 신뢰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andMe
DNA 데이터 분석, 건강 정보에 집중
그녀는 자신의 조상을 확인할 수 있는 더 많은 자료를 원했다. 그녀는 결단을 내렸다. ‘패밀리 트리 DNA’와 같은 기업 모두에 자신의 DNA 분석을 의뢰키로 했다. 그리고 2013년 또 다른 유전자분석 회사인 ‘23andMe’에서 원하던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새로운 정보는 예상치 못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대대로 폐암,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등의 발병 위험성을 안고 살아왔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진단이 나온 것은 암을 억제하는 BRCA2 유전자 안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변종 유전자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BRCA1은 고장난 DNA를 수리하는 암 억제 유전자 중 하나다. BRCA2와 함께 DNA의 양가닥 절단(double-stranded break)의 수선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RCA1 혹은 BRCA2에 변이를 갖고 있을 경우 유방암,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유방 및 난소 절제술을 받은 것도 이 유전자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보고서를 접한 그녀는 이후 줄곧 자신의 건강에 대해 큰 걱정을 하며 살아야 했다. 고민을 하다 그녀는 자신의 주치의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주치의는 진단이 허용된 한 연구소에 DNA 검사를 의뢰했다. 연구소에서는 MRI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폐암, 난소암, 췌장암 검진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녀의 폐 안에서 암의 흔적을 발견했다. 검진 결과에 따라 그녀는 폐암을 치료하기 위해 유방절제 수술을 해야 했다.
주치의는 그녀에게 난소암과 자궁암 수술도 권했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 폐암 수술에 이어 또 다른 수술들을 모두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그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4일 ‘사이언스 뉴스’는 자신의 가계도를 찾기 위한 노력이 당초 목표와는 달리 엉뚱한 결과를 가져온 라라 다이아몬드 씨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목적으로 시작된 유전자검사가 대부분 유전적 질병 문제에 귀착되고 있다는 것.
데이터 남용, 프라이버스 침해 논란
특히 ‘23andMe’와 같은 저명한 기업에서 다루고 있는 유전자 정보 역시 ‘조상으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신체적 특징(physical traits)’에 귀착되고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 이런 점을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이언스 뉴스’에 따르면 라라 다이아몬드 씨가 ‘23andMe’로부터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유전자 정보를 보았을 때는 2013년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andMe’ 측에 건강관련 데이터를 판매하지 말도록 통보한 직후였다.
당시 ‘23andMe’는 FDA 측에 자사에서 배포한 유전자 분석 데이터가 정확하고 또한 의뢰자들과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소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이런 노력은 4년 후인 2017년 다시 결실을 보게 된다.
FDA로부터 다시 승인을 받고 건강과 관련된 유전자분석 정보를 판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3월에는 암 등을 유발하는 BRCA1, BRCA2 유전자에 대한 유전적 변이에 대해 다른 의료기관처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FDA가 ‘23andMe’를 신임한 것은 유전자분석 결과가 정확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에 거주했던 아슈케나지 유대인들(Ashkenazi Jewish) 중 상당수가 폐암 등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BRCA1, BRCA2에 세 종류의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고 있는데 아슈케나지 유대인 중 약 74%가 이 세 종류의 유전자 변이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있다. 라라 다이아몬드 씨의 사례는 그녀가 유럽에 살았던 아슈케나지 유대인의 자손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FDA 조치에 대해 불만도 일어나고 있다. 아슈케나지 유대인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발암 가능성에 대해 지나친 우려를 키울 수 있다며 큰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유전적 폐암정보 지원단체인 FORCE의 리자 슐라거(Lisa Schlager) 부회장은 “아슈케나지 중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 변이에 노출돼 있다.”며 “유전자정보 회사를 통해 산출되고 있는 유전자 데이터를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문제는 ‘23andMe’, ‘AncestryDNA’, ‘Family Tree DNA’와 같은 유전자분석 회사들에게 개인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건강 정보를 넘겨도 되느냐는 것이다. 유전자분석 정보가 빅데이터화하고 제 3의 사업으로 넘어갈 경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게놈해독기(Genome sequencer) 개발사 일루미나(illumina)의 자회사 헬릭스(Helix)는 진유전체 정보 분석장치인 ‘익솜 플러스(exome plus)’를 앱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앱 회사에서는 499달러를 받고 진유전체 정보를 분석해주고 있는데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또 다른 유전자 분석 장치에 활용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 건강을 좌우하는 치명적 정보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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