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뢴트겐이 X선을 처음 발견한 이래로 인체를 투시하여 진단하는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현재는 각종 초음파, X선 기기 등이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 중이며, 특히 뇌 질환 진단에 있어서 MRI(자기공명영상)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의학협회가 발행하는 신경의학 저널인 ‘자마 뉴롤로지(JAMA Neurology)’에 포터블 MRI 기기의 활용 가능성을 연구한 논문이 실렸다. 기존 고정식 MRI보다 다소 해상도가 낮지만, 이동과 촬영이 간편해서 뇌 질환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내용이다.
MRI는 도넛 모양의 거대한 자석으로 자기장을 발생시킨다. ⓒ 게티이미지뱅크
MRI를 사용하면 인체의 내부 구조와 뇌 활동을 고해상도 3D 영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장치의 부피가 방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 커서 환자를 MRI 설치 장소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예일 의과대학 연구팀은 거동이 불편한 뇌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동식 MRI의 진단 활용도를 조사했다. 연구진이 사용한 장비는 지난해 의료기기 회사인 하이퍼파인(Hyperfine)이 공개한 ‘POC(Point-of-Care) MRI’ 시스템이다. 이 장치는 다른 MRI와 비교하면 무게가 10분의 1에 불과하고, 크기 또한 작아서 엘리베이터 안에도 쉽게 들어간다.
하이퍼파인의 포터블 MRI는 태블릿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 Hyperfine
기존의 크고 값비싼 MRI 장치는 강한 자기장으로부터 주변을 보호하기 위해 맞춤형 공간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이동식 MRI는 십여 년 후에나 출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컴퓨팅 성능이 발전하면서 작은 자석을 사용해도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게 되었다.
하이퍼파인에 따르면, POC MRI는 태블릿으로 조작할 수 있어서 훈련된 기술자나 별도의 시설이 필요 없다. 촬영 비용도 기존 MRI 대비 5%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병실에서도 쉽게 사용 가능
연구진은 예일 뉴헤이븐 병원의 신경과 중환자실에 입원한 뇌졸중 및 기타 신경 증상 환자 30명 중 29명에게서 특정 뇌 부위의 장애를 POC MRI로 진단했다. 이번 연구는 병동 침상에 이동식 MRI 기기를 배치하려는 최초의 시도였다.
MRI에서 나오는 자기장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대부분 MRI 기기는 1.5~3T(테슬라, 자기장의 단위) 수준의 강력한 자석을 사용하지만, 이동식 MRI에 사용된 자석의 세기는 0.064T 정도라서 별다른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전력 소비량이 기존 시스템의 1/35에 불과해서 일반 전기 콘센트에 꽂아도 작동하므로 환자의 침대 옆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케빈 세스(Kevin Sheth) 예일대 신경외과 교수는 “뇌 영상촬영은 급성 치료 신경학의 핵심이며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라면서 이동식 MRI의 활용도가 크다고 밝혔다.
예일 의과대학 연구진은 포터블 MRI를 중환자실에 직접 배치했다. ⓒ Kevin N. Sheth et al., JAMA Neurology
MRI 사용이 어려운 장소에 도입하면 효과적
이번 연구에서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경학 연구도 함께 진행됐다. 이들은 철저한 격리 조치가 필요한 감염병의 특성상 MRI 촬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몇몇 환자는 너무 아파서 이동하기조차 곤란한 처지였다.
이동식 MRI는 격리 장소로의 접근성을 높였다. POC MRI 장비로 촬영한 20명의 코로나19 환자 중 8명은 급성 신경학적 이상 증세를 보였다. 새로운 진단 기술은 장비의 이동성이 더 많은 환자의 검진을 보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뇌졸중의 경우 신속한 진단 영상 결과가 필요하다. 이는 환자의 사망이나 병세 악화를 예방하는데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스 교수는 “가난한 나라, 또는 시골 지역이나 구급차에서 의사가 휴대용 장치를 사용하여 뇌출혈과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증상을 구분할 수 있다면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동식 MRI가 고정식 MRI의 완벽한 대체품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직 화질이 기존 고해상도 MRI보다 낮아서 확진용이 아닌, 기초 진단 기기로 사용하는 보완책에 불과하다. 앞으로 MRI의 소형화와 함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풀어야 할 과제다.
(1924)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폐암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 전이를 막고 약물 저항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를 전이시킬 능력이 없는 상피세포가 전이 가능한 중간엽세포로 변하는 '천이 과정'(EMT)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암세포 상태를 수학모델로 만들었다.
중성자별끼리 충돌해 초강력 폭발을 일으키며 금을 생성하는 '킬로노바'(Kilonova)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이를 준비 중인 쌍성계가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런 쌍성계는 1천억개가 넘는 우리 은하 별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문 것으로 제시됐다.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가정집 1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모량과 맞먹고, 2021년 테슬라가 발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학습 서버 한 대의 전력소모량이 알파고의 10배를 넘는다. 에너지 위기 시대에 초저전력·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전자의 회전 방향을 제어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자) 기술 혁명이 필요한 이유다.
멸종한 인류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이 아시아 코끼리의 2∼3배에 달하는 '일직선상아 코끼리'를 사냥해 먹을 만큼 큰 집단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은 기껏해야 20명이 넘지 않은 작은 집단을 이뤄 생활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대 13t에 달하는 고대 코끼리를 잡고 그 고기를 모두 소모한 걸로 볼 때 훨씬 더 큰 집단 생활을 한 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드론은 저렴한 가격과 기동성으로 소방·정찰·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운용 주체·의도를 숨길 수 있어 군뿐만 아니라 범죄 집단, 테러리스트들도 쓰는 도구가 되고 있다. 최근 각국 정부는 공항·국가 중요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안티드론 기술 평가장이 되고 있다.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인 침팬지도 10대 때는 사춘기 청소년처럼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보이지만 인내심은 오히려 10대 청소년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 미시간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팀이 콩고공화국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야생 침팬지 40마리를 대상으로 충동성과 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경고가 뜨고 가스 밸브가 자동으로 잠긴다면 훨씬 안전할 수 있다. 기상청은 '지능형 사물인터넷'(사물지능융합기술·AIoT) 기술을 활용한 지진정보 전달체계를 마련하는 '차세대 지진재난문자 서비스 연동방안 연구'를 올해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