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40미터 정도의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고작 그 정도 크기로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 지난 1908년 6월 30일, 러시아 퉁구스카 지역에 지름 40m급 소행성이 떨어지자 주변 2000k㎡ 내의 모든 것이 초토화됐다.
당시 쓰러진 나무만 약 8000만 그루. 충돌의 여파는 더 멀리까지 이어져 450km 떨어진 곳에서 기차가 전복됐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다. 그 위력을 계산한 결과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180배가 넘는 수준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7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온라인 토크 콘서트를 열어 ‘소행성의 날’을 미리 기념했다. 이명헌 과학책방 갈다 대표의 진행으로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과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소행성 충돌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흥미롭게 전했다. ⓒ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매년 6월 30일이 다가오면 진행되는 소행성의 날 행사는 이러한 충돌의 위협에 대비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날을 기념해 전 세계 20여 국에서 교육, 강연, 각종 공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7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온라인 토크 콘서트를 열어 ‘소행성의 날’을 미리 기념했다. 이명헌 과학책방 갈다 대표의 진행으로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과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소행성 충돌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흥미롭게 전했다.
“위협적인 소행성 개수 약 2100개”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근지구소행성(NEA)의 개수는 약 2만 3000 개. 그중에서도 조금 더 가까이 들어오면서 크기도 큰 지구위협소행성(PHA)의 개수는 약 2100개 정도입니다.”
문홍규 책임연구원이 먼저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의 숫자를 제시하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퉁구스카 일대를 강타했던 40미터 급 소행성이 생각보다 자주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이어졌다. 문 책임연구원은 “보통 40미터 급 소행성이 떨어지는 빈도에 대해 천 년에 하나 정도 꼴이라고 얘기했는데, 최근 다시 계산해보니 그보다 자주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며 소행성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6600만 년 전 지구를 강타했던 지름 10㎞ 수준의 소행성이 떨어질 경우, 인류는 공룡과 같은 대멸망의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만약 충돌 시 지구가 겪을 변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문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서는 “그 크기와 중량, 속도에 따라 지구에 전해지는 파괴력이 달라진다”며 “바다에 떨어지면 쓰나미가 일어나고, 땅에 떨어지면 맨틀을 뚫고 들어가 마그마가 치솟고 화산재가 덮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이에 더해 6600만 년 전 지구를 강타했던 지름 10㎞ 수준의 소행성이 떨어질 경우, 인류는 공룡과 같은 대멸망의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우주선 날려 궤도 비튼다… 소행성 충돌 막기 대작전
때문에 소행성 충돌에 대비한 연구개발 역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정모 관장은 딥임팩트, 아마겟돈 등 소행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며 소행성 충돌을 막는 영화를 소개하며 “영화나 소설 등에서 핵폭탄을 터뜨려 소행성을 부수는 방법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소행성이 산산조각 나서 더 많이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이를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이 ‘재래식 폭탄’ 혹은 ‘우주선을 소행성 한 쪽에 박아 추진시키는 것’ 정도다. 소행성 표면에 태양 돛을 달아 태양풍을 이용하거나, 고출력 레이저를 쏴 그 반작용을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쌍(雙)소행성 궤도변경시험(DART)’이라 불리는 우주 실험을 통해 실제 소행성의 궤도를 바꿔보는 시도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그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이 실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인류는 소행성에 대비한 실질적인 연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문 책임연구원은 “이 밖에도 질량이 큰 물체를 소행성 근처로 보내 중력으로 끌어당기는 방법, 그물로 소행성을 물리적으로 잡아당기는 방법 등 1970년대부터 다양한 소행성 궤도 변경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현재의 공학 수준으로 볼 때, 이러한 모든 방법들의 구현 가능성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좌절은 금물. ‘쌍(雙)소행성 궤도변경시험(DART)’이라 불리는 우주 실험을 통해 실제 소행성의 궤도를 바꿔보는 시도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문 책임연구원은 “그 목적지는 두 개의 소행성(디디모스 A, B)으로 이뤄진 디디모스”라며 “달처럼 디디모스 A를 돌고 있는 디디모스 B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이 실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인류는 소행성에 대비한 실질적인 연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소행성은 자원의 보고”… 발상의 전환도
한편 소행성 충돌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견해도 나왔다. 이 관장은 “지구라는 행성이 생명체가 살기 좋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소행성 충돌로 이뤄진 결과”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태양계 형성 초기 이아(초기 지구)와 테이아라는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그로 인한 잔해들이 지구 주변을 돌다가 결국 현재의 지구와 달 모습을 만들게 됐다는 것.
이정모 관장은 “소행성 충돌 덕분에 지구 자전축이 기울게 됐고, 계절이 생기면서 해류와 공기의 흐름이 생겼다”라며 “결국 소행성 충돌이 지구에 달과 계절이라는 선물을 주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 과정을 통해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 관장은 “덕분에 지구에 계절이 생기면서 해류와 공기의 흐름이 생기게 됐다”며 “결국 소행성 충돌이 지구에 달과 계절이라는 선물을 주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생명의 시작 역시 소행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는 물을 보유한 소행성과 혜성이 무수한 충돌을 통해 지구에 물을 가져다줬기 때문. 결국 생명의 시작인 바다가 소행성 충돌을 통해 생겨났다는 얘기다. 이 관장은 이에 대해 “이와 함께 다양한 탄화수소, 아미녹산, 헥산 등이 지구로 오게 되면서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할 수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문 책임연구원 역시 소행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단순히 인류 멸종을 불러올 존재가 아닌, 그 산업적인 가치에 주목하자는 의견이다. 그는 “첨단산업에 꼭 필요하지만 지구에서 찾기 어려운 희토류 자원들이 매장된 소행성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미래에 인류가 본격적으로 태양계로 진출하고 경제권이 그만큼 확대될 때, 소행성이 날아다니는 광산의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몇몇 나라에서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크 콘서트 이후 진행된 사이언스 쇼에서는 소행성을 구성하는 성분을 바탕으로 직접 소행성 모형을 만들어보는 실험이 진행돼 많은 호응을 얻었다. ⓒ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마지막으로 토크콘서트는 소행성 충돌에 대비하자는 ‘소행성의 날’ 의의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막을 내렸다. 이어진 사이언스 쇼에서는 소행성을 구성하는 성분을 바탕으로 직접 소행성 모형을 만들어보는 실험이 진행돼 많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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