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Living Planet Programme (5) - FORUM 미션
온실효과란 무엇인가?
태양에서 방출되어 지구에 도달하는 빛 에너지는 먼저 지구의 대기층을 통과하게 된다. 일부는 대기에 반사되어 다시 우주로 방출되며 일부는 대기에 직접 흡수된다. 대기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서 대략 절반 정도의 햇빛이 지표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가시광선 파장의 빛이다. 이들은 파장이 더욱 긴 적외선으로 바뀌고 지구 복사열의 형태로 다시 바깥으로 방출된다. 하지만 이들의 일부분은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테인, 오존 등의 온실기체들에 흡수되어 다시 지표로 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반복 작용들은 지구를 데우는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를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라고 부른다. 즉, 온실가스들이 일으키는 효과들로 인하여 우주로 다시 나가야 할 열들이 우주로 나가지 못하고 지구에 계속 머무르게 된다.
태양열, 지표 도달 열 그리고 온실효과의 대략적인 개요를 나타내주는 모식도ⓒA loose necktie
정상적인 양의 온실가스들이 일으키는 온실효과는 지구와 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생명체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존재이다. 만일 지구에 온실가스들이 없다면, 지구는 받은 대부분 열을 방출시켜서 온도가 매우 내려갈 것이며 지금처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 시킬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주로 화석 연료들의 연소로 인한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들이 과다하게 방출됨으로써 온실 효과가 심해진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서 지구의 비정상적인 온난화라는 심각한 환경 문제가 야기 될 수 있다.
건조한 대기의 이산화탄소 축적량의 증가를 보여주는 키일링 곡선ⓒPieter Tans/Ralph Keeling/NOAA/ESRL/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에어로졸과 온실가스 그리고 지구 온난화
반면 지구 복사 수지에 반대의 영향을 미치는 에어로졸 입자들은 구름을 만드는 응결핵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생성된 구름은 태양 에너지를 산란시켜서 궁극적으로 지구 온도를 낮추는데 기여한다. 보통 에어로졸 입자들이 일으키는 지구 냉각 효과는 온실가스가 일으키는 온실 효과보다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에 관한 정확한 수치 모델들이나 보다 자세한 연구들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이스라엘 Hebrew University의 로젠펠트 (Prof. Daniel Rosenfeld) 교수 연구팀은 최근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위 연구는 에어로졸이 지구를 냉각시키는 영향이 저평가되고 있을 수 있다는 경고성 메세지를 담고있다. 만약 에어로졸의 냉각 효과가 저평가된 것이라면 온실가스가 일으키는 지구 온난화 효과가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더 크다는 말이 된다. 이는 지구 온난화 효과가 더욱더 심각한 환경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과도 같다.
현재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이상 기온, 지구 온난화 정도 그리고 이들이 진행되고 있는 속도에 관해서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구 온난화의 보다 정확한 관측이 필요하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대기에 관한 세부적인 매핑이 필요함은 물론이며 다양한 변수들이 유발하는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수치 모델들도 필요하다. 다행인점은 유럽 우주국이 지구가 어떻게 데워지고 있는지에 관해 상세히 연구하기 위해서 지구 대기가 일으키는 온실 효과를 고해상도로 관측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지구 온난화에 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유럽 우주국의 도전
유럽 우주국은 2017년부터 2년간 다섯 번째 핵심 미션(Core mission)이자 9번째 Living Planet Programme의 마지막 후보들로 선정되었던 두 가지 미션의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다. 위 두가지 미션은 지구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지구 복사열을 측정함으로써 지구 온난화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줄 FORUM (Far-infrared Outgoing Radiation Understanding and Monitoring) 미션과 급변하는 북극해를 이해하고 기존 위성 고도계가 해류 측정을 제공할 수 없는 적도 지역의 관찰에 중점을 두고 있는 SKIM (Sea surface KInematics multiscale Monitoring) 미션이다. 따라서 FORUM 미션과 SKIM 미션 모두 지구에 닥친 위기를 해결하고자 시작하는 미션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가을 유럽 우주국은 마침내 최종 후보로 FORUM 임무를 선택했다. 이에 관해서 유럽 우주국의 지구 관측 자문 위원회 의장인 볼프람 마우서(Wolfram Mauser)박사는 기후 변화 문제가 전 세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유럽 우주국이 이를 고려해준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마우서 박사는 위 미션을 통하여 기후 모델을 개선하며 더 자세한 기후 예측을 약속했다.
최초로 원적외선을 이용한 온난화 관측을 하게 될 FORUM 미션
앞서 설명했던 대로, 지구 표면 온도는 대기 최상단의 복사 균형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다시 우주로 빠져나갈 에너지들은 온실가스의 존재로 인해서 이러한 균형이 깨지게 된다. 위 복사 에너지의 절반 이상이 전자기 스펙트럼의 원적외선 (Far-infrared) 부분에 있다. 위 파장의 지구 복사에너지들은 수증기와 얼음 및 구름의 영향을 크게 받아서 지구 표면 온도를 조절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표면 온난화의 변화율을 결정할 때에는 북극과 같이 건조하고 추운 지역에서의 장파장 표면 방출 측정을 통해서 이들의 역할을 조사하여하 하는데, 이는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기후 모델에서 간편화되거나 무시되어 왔던 사항들이다. 지금까지의 대부분 온난화 관측 미션 역시 1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적외선을 이용해서만 관측되었기에 아쉽게도 원적외선을 이용한 관측은 없었다. 그 결과, 현재까지의 온난화 모델들은 온난화를 증폭 및 완화시키는 대기의 세부적인 정보들을 놓치고 있었다. 지구에서 방출되는 총 에너지의 대략 절반이 장파장 범위에 있다고 대략적으로 예측할 뿐, 세부적인 양은 설명하지 못하기에 모델들과 변수들의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위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서 FORUM 미션이 시작된다.
그동안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에서 지구 복사열을 측정했던 미션들과 FORUM 미션과의 파장 비교 ⓒFORUM/ESA
FORUM 미션의 과학적인 목표들
다른 파장의 에너지는 지구 시스템의 다른 부분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FORUM 미션이 관측하게 될 원적외선 파장의 에너지는 지구 대기의 수증기와 얇은 얼음 구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즉, 온난화를 관측하기 위한 FORUM 미션의 원적외선 선택은 대기 중 다른 온실가스를 자세히 관측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기후학적으로 중요한 대류권 상층부와 성층권 하층부에서의 수증기 농도와 얼음 구름의 영향에 관한 결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서, 15 마이크로미터의 파장은 성층권 온도를 관측하는 데에 최적인 파장이다. 19.2 마이크로미터 파장은 높은 고도에서의 권운 (Cirrus)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는 파장이며 40 마이크로미터의 파장은 성층권 수증기를 관측할 수 있는 파장이다. 또한 눈(snow)에 민감한 17.7 마이크로 미터의 파장을 이용하면 남극의 표면을 상세하게 관측 할 수 있다. 이처럼 FORUM 미션은 원적외선 파장을 이용하여 얼음 결정 입자의 크기와 모양 등의 세부적인 특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대기 지도를 만들어갈 전망이다.
영국 왕립 지구 관측 센터(National Center for Earth Observation)의 헬렌 브린들리 박사(Dr. Helen Brindley)는 BBC News와의 인터뷰에서 위 미션에 관해서 설명한 바 있다. 그녀는 “FORUM 미션은 매우 높은 정확도와 매우 높은 스펙트럼 분해능을 자랑합니다. 위 미션은 지금까지 우주에서 한 번도 관측된 적이 없는 15 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원적외선을 이용하여 측정할 예정입니다. 특히 위 미션을 통해서 시간에 따라 원적외선 에너지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FORUM미션이 지구를 관측할 파장대를 이용하면 온실가스들의 영향을 자세히 알 수 있다 ⓒFORUM/ESA
FORUM 미션의 장비 및 계획
FORUM 미션은 지구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감지하는 분광계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국립 광학 연구소 팔체띠 루카 박사(Dr. Palchetti Luca)가 FORUM 미션을 이끌고 있으며 총예산은 260만 유로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목표이다. Airbus와 Thales Alenia Space을 중심으로 우주 관련 산업계와 군에서도 많은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Airbus가 계획 하고 있는 FORUM미션의 상상도ⓒAirbus/FORUM/ESA
Airbus가 계획 하고 있는 FORUM미션의 세부 장비 모식도ⓒDomínguez et al. 2020/Airbus/FORUM/ESA
위 두 민간 우주 산업계에서 계획하는 FORUM미션의 장비들의 세부적인 사항들은 여전히 조율 중이다.
Thales Alenia Space가 계획 하고 있는 FORUM미션의 상상도ⓒThales Alenia Space/FORUM/ESA
Thales Alenia Space가 계획 하고 있는 Thales Alenia Space미션의 세부 장비 모식도ⓒDomínguez et al. 2020/Airbus/FORUM/ESA
2021년 현재 유럽 우주국의 계획에 따르면 2025년 또는 2026년경 베가 로켓과 함께 정상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된 임무는 총 4년이며 모든 계절 동안 지구를 관측할 예정이다.
FORUM은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가져다 줄 것이다
FORUM은 대략 7km/s의 느린 속도로 비행을 할 전망이다. 유럽 우주국은 이를 ‘한 걸음씩 걸어가면서 응시하는’ 기법을 이용한 장비라고 표현한다. 위성이 보통 얼마나 빨리 비행하는지를 고려하면 이는 엄청나게 세밀하며 복잡한 기술이다. 지구 온난화에 관해서 더 짧은 파장의 에너지를 측정하는 다른 장비인 IASI-NG와 함께 지구에서 방출되는 전체 에너지의 스펙트럼을 측정할 전망이다.
유럽 우주국의 총 책임자인 요제프 아쉬바허 박사(Dr. Josef Aschbacher) 역시 위 미션의 중요성에 관해서 이미 여러 차례 강조한바 있다. 그는 우리 사회와 자연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기후 시스템의 복잡함이 반드시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미션을 바탕으로 지구의 에너지 균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이며 위 미션의 결과는 미래의 기후 관련 정책 결정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ORUM 미션이 가져다줄 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측정 결과는 매우 복잡할 것이다. 미션 결과들을 통해서 새로이 알게 될 변수들도 매우 광범위할 것이다. 하지만, 기후 시스템의 복잡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공백을 하나하나 채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잃어버린 퍼즐 조각은 기후 변화 예측의 불확실성을 줄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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