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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성규 객원기자
2020-04-27

온실가스 줄었지만 지구엔 도움 안 돼 1회용 비닐, 대량 음식 폐기물은 오히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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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세계기상기구(WMO)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그러나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것이 지속적인 기후 대응 활동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의 온실가스 감소 경향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환경 전문매체 ‘E&E News’는 최신 보도 기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록적으로 감소했지만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감소 수치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부분의 기후 전문가들은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회복되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시민단체인 ‘카본 브리프(Carbon Brief)’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지난 2월 3일부터 4주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5%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자 배출량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록적으로 감소했지만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감소 수치는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 게티이미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소를 이끌고 있는 분야는 교통 부문이다. 노르웨이 석유 컨설턴트 회사인 라이스타드 에너지에 의하면 영국은 54%, 미국은 36%, 중국은 19%의 교통량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항공 여행의 경우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생을 공표한 이후 12주 만에 40% 감소했으며, 유럽에서는 10편당 9편이 결항했다.

그 결과 석유 수요는 급감했으며, 유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에 전 세계 석유 수요가 1일당 1100만 배럴 감소해 사상 최대 월간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5월에는 1일당 1000만 배럴이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증가해

그런데 교통 부문의 감소폭만 절벽을 기록했을 뿐 오히려 석유 사용이 증가한 분야도 있다. 바로 석유화학 제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제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감소했지만, 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오히려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포장 및 배달 등으로 인한 1회용 비닐 제품 등의 사용이 급증한 탓이다.

발전 부문에서 여전히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는 석탄 역시 문제다. 중국에서 석탄을 이용한 발전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운송 배출량을 초과할 정도다. 석탄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하는데, 이는 다른 어떤 연료보다도 높은 수치다.

중국의 석탄 발전량은 2월에 감소했으나 3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석탄이 전체 발전량의 22%를 차지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발전량이 줄어든 지난 한 달 동안에도 여전히 미국 발전량의 15%에 달했다. 또한 인도의 경우 석탄이 전체 발전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대량 음식 폐기물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 Couleur(Pixabay)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대량 음식 폐기물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우유 공장에서 우유를 하수구로 곧장 버리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돼 화제가 되었다.

이 회사가 멀쩡한 우유를 폐기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기업과 학교가 폐쇄되자 이 회사처럼 대규모 급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들은 어쩔 수 없이 납품하지 못한 제품들을 폐기하고 있는 형편이다.

음식 쓰레기, 온실가스 배출량의 2.6% 차지

우유를 그대로 하수구에 버리게 되면 썩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방출하게 되며, 물속의 산소를 고갈시키는 미생물을 만들게 된다. 또한 토마토 같은 식품을 그대로 폐기하게 되면 혐기 과정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방출하게 된다.

우유의 경우 버리는 것 자체가 기후변화에 역행하는 행위다. 저온 살균 등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낭비가 탄소 발자국을 남기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청(EPA)은 2018년 미국 농업 부문이 이산화탄소, 메탄 등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기여했다고 추정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2.6%를 차지했는데, 이는 3700만 대 이상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코로나19의 방역 조치가 예상보다 길어져 이산화탄소 감소가 현 수준에서 당분간 그대로 이어진다 해도 지구의 기후변화 진행을 막기에는 무리다. 과학자들은 지구 기온이 1.5℃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동안 연간 7.6%의 온실가스 감축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20-04-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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