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식물도 대화를 나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최근 연구 결과 뿌리도 중요한 대화 수단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3일 ‘인디펜던트’ 지에 따르면 스웨덴 SLU(Swedish University of Agricultural Sciences) 연구팀은 겉보기에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옥수수 뿌리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삶의 방식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연구를 이끈 벨레미르 닌코비치(Velemir Ninkovic) 박사는 “뿌리를 통한 이 같은 접촉이 식물 상호 간의 상호작용을 이끌며, 미래 경쟁자를 예견케 하는 등 식물 삶의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물이 뿌리를 통해 생존을 위한 중요한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식물이 대화를 나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pro-soil.com
땅 속에서 이루어지는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그동안 일부 과학자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식물들이 접촉(touch)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무를 예로 들었다. 가지를 뻗어나가다 또 다른 나뭇가지에 부딪히면 성장을 멈추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그러나 이런 주장은 학계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닌코비치 박사 연구팀은 식물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를 원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나뭇가지와 같은 지상이 아니라 땅 속의 삶이다.
지하 속에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뿌리들이 다른 뿌리들과 접촉하면서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 년 간에 연구를 거쳐 뿌리를 통해 생성되고 있는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규명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물들은 동물처럼 신경기관(nervous system)을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전기신호(electrical signal)을 주고받지 않는다. 대신 식물 몸체 조직을 통해 화학적인 메시지(chemical message)를 느리게 교환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식의 소통이 땅 속에 서식하고 있는 균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들은 이들 세균류와 먹이를 공유하면서 공생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세균을 활용해 경고를 하고, 독을 내뿜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식물의 이런 움직임을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이라고 명명해왔다. 물론 학계로부터 승인받지 못한 비공식적인 용어다. 닌코비치 박사 연구팀은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했다.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극을 받은 식물들이 뿌리를 통해 주변 땅속에 어떤 종류의 화학물질을 분사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렇게 분사된 화학물질들이 또 다른 식물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어떤 움직임을 유발하는지 확인하려 했다.
뿌리로 정보 주고 받으며 좋은 토양 선택
연구팀은 먼저 옥수수 묘(苗, seedlings)를 부드러운 브러쉬로 자극하면서 이 터치(touch)에 어떤 반응을 하는지 관찰했다. 그동안 식물학자들은 씨앗에 대한 이런 자극이 식물의 생존 영역을 침해하는 중요한 행위인 것으로 보고 있었다.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들이 갓 자라난 묘를 조금씩 잘라먹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묘들은 생존을 위한 특별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는 것. 닌코비치 박사팀은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을 시도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브러쉬 자극을 받은 옥수수 묘의 잎이 이전보다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반면 땅속에 있는 뿌리들은 성장 속도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식물 스스로 생존을 위해 화학적 반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과학자들의 또 다른 관심은 식물의 저항력이다. 식물이 초식동물들에게 공격을 당할 때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있었다. 동물의 접근을 막기 위해 고약한 기름을 분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나방이 날개를 뿌드득거리는 것 같은 거친 소리를 내고 있는 경우도 발견되고 있다. 닌코비치 박사팀은 이런 주장들을 확인하기 위해 브러쉬로 자극을 받은 옥수수 묘가 자라고 있는 토양과 자극을 받지 않은 묘가 자라는 토양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새로운 옥수수 묘에 두 종류의 토양을 접촉하게 한 후 어떤 토양을 선택하는지 관찰했다. 그러자 후자를 선택했다. 이런 움직임은 옥수수 묘의 뿌리들이 토양의 대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닌코비치 박사팀의 논문은 최근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인 ‘PLOS one’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boveground mechanical stimuli affect belowground plant-plant communication’이다.
닌코비치 박사는 “브러쉬로 자극을 받은 옥수수 묘가 이웃 옥수수 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식물들이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식물마다 서로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소통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식물이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에 대해 그동안 식물학자들 간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 1980년대 ‘W-waves’란 전기자극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기술이 발전하고 세밀한 곳까지 연구가 가능해지면서 식물 간에 소통이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세균학이 발전하면서 식물과 세균 간의 공생 관계에 대해 특기할만한 연구 결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9031)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서울대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지능형 '전자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AIST 조성호 전산학부 교수와 서울대 고승환 기계공학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제난 바오(Zhenan Bao)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전기·전자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29일 게재했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에 국내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과 수학자 허준이의 필즈상 수상 등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과총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 해의 주요 연구개발 성과와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과학기술 등을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성공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지구를 넘어 달에 닿았다"고 28일 밝혔다. 오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8월 5일 지구를 출발한 다누리는 145일간의 항행 끝에 달에 도착했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 국가로서 우주탐사 역사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 우주산업 육성에 나선다. 또 민관이 협력해 국가전략 기술을 본격 육성하고, 양자나 첨단 바이오 등 신기술 분야의 생태계 조성에 힘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러한 내용의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한국재료연구원(이하 재료연)은 국민투표를 거쳐 올해의 우수 연구성과 '탑3'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료연은 기관의 대표 연구성과를 조명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국민투표 방식을 통해 우수 연구성과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미역, 다시마 등과 같은 갈조류(brown algae)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는 숲처럼 많이 흡수하고 주변 생물이 분해하기 까다로운 점액 형태로 방출해 온실가스를 장기 격리하는 지구온난화 시대의 '원더 식물'로 제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협회에 따르면 산하 '해양미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갈조류의 배설물을 분석해 탄소 순환 과정에서 많은 양의 CO₂를 장기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내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 패배부터 현재와 같은 전황 지속까지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BBC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영국, 미국, 이스라엘의 전문가 5명의 전망을 전했다.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 겸 엑시터대 전략연구소(SSI) 부소장은 이번 봄 러시아의 공격이 관건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