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파괴하는 프레온 가스, 바다에서 배출될 것

CFC-11 저수지 역할 50년 뒤 끝나

프레온 가스의 제조와 사용을 금지하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세계는 한바탕 법석을 떤 기억이 있다. 프레온 가스는 가전제품의 냉매로, 헤어스프레이나 면도용 거품에도 널리 사용되던 친숙하고 편리한 화학물질이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는 냉장고와 에어컨의 냉매를 다른 물질로 대체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으며, 그 결과 오존층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낙인 찍힌 프레온 가스는 아주 빨리 지구상에서 퇴출당했다.

그런데 이 프레온 가스의 하나인 CFC-11가 이번에는 머지않아 바다에서 배출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바다는 다양한 화학물질을 품고 있는 거대한 저장소인데, 그 중 하나는 클로로플루오로카본(CFC)을 포함한다. 바닷물은 대기에서 CFC 가스를 흡수해서 깊은 해양 아래로 끌어 내려 수 세기 동안 꼼작 못하게 격리시킨다.

2019년 남극 상공에 생긴 오존 구멍. Ⓒ NASA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이 해양 CFC를 추적해서 해류를 탐지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지만, 지금까지는 해양 CFC가 대기 농도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만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MIT 연구원들은 해양 CFC의 한 종류로 바닷물에 녹아 있는 CFC-11가 미래에는 대기 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지난 15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팀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 가스를 붙잡고 있던 바닷물의 오랜 역할이 뒤집힐 것”이라고 밝혔다.

2075년부터 바다가 프레온 가스 배출

지금까지는 바닷물이 프레온 가스를 잡아 두는 역할이 더 컸지만, 2075년부터는 바닷물에서 배출되는 프레온 가스가 바닷물에 녹아드는 프레온 가스 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다가 2130년부터 바닷물은 탐지 가능한 양의 CFC-11을 대기 중에 방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후 변화로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이러한 변화는 10년 일찍 나타날 것이다.

이 새로운 결과는 과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금지된 프레온 가스를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CFC-11  생존기간을 나타내는 그래프(왼쪽)와 바닷물의 CFC-11 농도 변화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공동 저자인 수전 솔로몬(Susan Solomon) 교수와 제랄린 마틴(Geraldine Martin) 교수는 “22세기 전반이 되면, 누군가 몬트리올 의정서를 속이고 대기 중에 프레온 가스를 배출하는 것처럼 보일 만큼 바다에서 프레온 가스가 대기 중으로 흘러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CFC-11은 일반적으로 냉매와 단열용 기포에 사용되는 프레온 가스의 하나이다. 1987년 채택된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2010년 이후 이 화학물질의 생산과 사용이 전 세계적으로 단계적으로 폐지되었다.

이에 따라 대기 중 CFC-11의 수위는 꾸준히 줄어들었다. 과학자들은 바다가 인공적으로 제조된 모든 CFC-11 배출의 약 5~10%를 흡수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대기 중 프레온 가스 금지에 따라 이 화학 물질의 농도가 계속 떨어지는 것과는 반대로, CFC-11이 바닷물에 과포화되면서 새로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천으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MIT 수전 솔로몬 교수는 “한동안 인간에 의한 이 화학물질의 배출은 너무 커서 바닷물로 녹아 들어가는 것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바닷물의 역할을 더 이상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MIT 연구팀은 새 논문에서 언제 바다가 CFC-11의 배출원이 될 것이며, 바닷물의 CFC-11이 대기 중 CFC-11 농도에 어느 정도까지 기여할 것인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기후 변화가 미래에 이 화학물질을 흡수하는 바다의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했다.

연구팀은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대기와 바다의 상하층에 대한 모델을 만들어 1930년에서 2300년 사이의 변화를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기록된 수치와 일치하는 것을 발견했다.

 

지구 기온 높아지면, 시기 빨라져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 모델을 바탕으로 미래 예측을 실시하여, 2075년 즈음이 되면 바닷물은 CFC-11을 흡수하는 것보다 더 많은 CFC-11을 방출하기 시작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연구팀은 2145년에는 바닷물이 현재와 같은 감시 표준을 적용할 때 대기 중에서 탐지할 수 있을 만큼 CFC-11을 방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90년대 해양 표면의 CFC-11  농도. 남극주변이 매우 높다. ©위키피디아

기후 변화로 지구 온도가 높아지면, 이 과정은 더 빨라진다. 2100년까지 지구 기온이 5℃ 높아질 것으로 가정할 경우, 바닷물이 CFC-11 배출원으로 변하는 시점은 2140년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일반적으로, 차가운 바다는 더 많은 CFC를 흡수하므로, 기후 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 바다는 CFC-11을 담아 두는 저수지 역할이 줄어들면서 CFC-11 배출도 조금 더 빨라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2196)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1)

  • 한얼 2021년 4월 7일9:31 오후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프레온 가스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반대로 공기중으로 방출된다는 내용에 경각심을 느낍니다. 이런 연구가 계속 활성화 되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온난화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