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적중률을 높이는 기술, 이상 기후에 대응하다

[‘0’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29) 기상예보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벌써 올여름 장마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39년 만에 늦은 장마가 시작되면서 일부 지역에 집중호우로 말미암은 침수 피해를 냈다.

날씨의 변화는 인간이 조정할 수 없는 영역이다. 하지만 최근 날씨처럼 국지적으로 기습 폭우가 쏟아지거나, 지난해의 ‘역대급’ 기상 기록을 경신하는 극한 기상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예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벌써 올여름 장마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상관측의 ‘0’, 관찰과 경험의 힘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일기를 관측하고, 적절한 대응법을 고민해왔다. 날씨는 곧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주로 구름의 이동을 관찰하거나, 온도·습도·바람 등 대기상태에 따른 날씨 경험을 토대로 날씨를 예측했다. 그리고 기원전 2세기 고대 바빌로니아인의 기록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보면 태양과 달, 행성의 천문적 배치를 관측하는 날씨를 예측하는 기상 점성술(meteorological astrology)이 사용되기도 했다.

고대 철학자들은 “자연에 대한 의문(루키우스(Lucius A.Seneca)의 저서 제목)”을 품고, 관측자로서 기상학적 현상과 대기 현상을 관찰하며 자연이론을 형성해 나갔다.

대표적으로 탈레스(Thales BCE 624~546)는 분점(equinox)과 지점(solstice), 날씨 현상이 일어났던 시간을 기록하면서 날씨에 관련된 경험을 누적했으며, 아낙시만드로스로스(Anaximandros, BCE 611~547)는 바람을 ‘공기의 흐름’으로 정의해, 최초의 과학적 정의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자연 철학자들은 끊임없이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경험을 누적시켜 이론적·사색적 연관을 맺는 정성적 접근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상학(Meteorologica)’으로 이어지는 초기 기상학 발전에 초석을 다졌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상학(Meteorologica)’ Ⓒwikipedia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데이터의 힘

아침에 들은 일기예보가 맞지 않아 당황했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대기 운동에 영향을 주는 에너지 보존법칙들을 미분방정식으로 계산하는 ‘슈퍼컴퓨터’와 같은 첨단 기기를 활용하는데도 왜 기상예측은 100% 정확할 수 없을까? 그렇다면 기상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과학기술의 발달로 기상예측의 방법은 고도화됐고, 그 정확도 또한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기상예측에 빈틈이 있는 것은 모든 변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정확한 기상예측을 위해서는 현재의 기상상태, 관측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즉 양질의 데이터가 수치예보의 초기입력자료로 활용되어야만 오차 범위를 줄일 수 있다는 것, 기상예측의 첫 단추인 셈이다.

정확한 기상예측을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기상자료개방포털(data.kma.go.kr)

데이터의 중요성은 최초의 일기예보에서부터 강조됐다.

일기예보는 1854년 크림전쟁에 참전한 프랑스 군함이 큰 폭풍에 의해 침몰한 후 시작됐다. 당시 파리 천문대 대장 르베리에(Le Verrier)가 유럽의 각 관측소를 통해 약 250통가량의 기상 기록을 모아서 폭풍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발표했고, 이후 4년 만에 프랑스는 물론 외국의 기상 정보를 입수하여 기상관측망을 구축했다.

지금의 데이터양에 비할 바는 안되지만, 최초의 일기예보와 고대의 기상학 모두 풍부한 데이터가 신뢰성 있는 분석 및 예측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됐다.

현재도 지상관측, 기상 레이더 관측, 기상위성관측, 항공관측 등을 통해 기상청 중앙 서버에 관측자료가 수집되고, 세계기상통신망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와 공유된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한 예보를 가능하게 한다.

빠르고 정확한 예보, AI 기상예측의 힘

해마다 더워지는 날씨와 이상 기후는 의심의 여지 없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올해 4월 기상청의 발표로는 최근 30년간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과거 29년간 연평균 대비 1.6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지구 표면 온도가 0.85도 상승한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온도 상승 속도가 위험한 수준으로 빠르다.

그렇다 보니 온도와 기압이 날씨에 영향을 미쳐 폭염과 기습 폭우, 극심한 가뭄 등 기상학적 문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극적인 날씨는 단시간 내에 안전과 생존을 위협하는 엄청난 피해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패턴화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시작될 수 있다.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기상예측, 예보적중률을 높이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최근 기상관측용 로봇 및 기상예측용 AI를 개발하고,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최근 기상관측용 로봇 및 기상예측용 AI를 개발하고,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표적으로 구글은 지난해에 ‘나우캐스트’를 발표해 기술 우위를 선점했다. ‘나우캐스트’는 구글의 이미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레이더에 찍힌 구름의 양, 분포 등의 변화 패턴을 빠르게 분석하여 기상예보를 내놓는 기술이다.

구글은 개발 초기 단계에 이미 기존 기상예측에 드는 6시간을 5분~10분가량으로 단축했고, 미국 해양대기청(NOAA) 보다 정확도는 높였다고 발표했다. 특히 최신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기 때문에 국지성 폭우처럼 극한 이상 기후 예보 효과가 높다.

IBM도 웨더컴퍼니를 인수한 후 AI 기반 기상 정보 플랫폼을 개발해 세계 유수의 항공사에서 활용 중이다. 민간 차원뿐만 아니라 독일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이상 기후에 위기감을 느끼는 세계 여러 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AI 기반 기상 예측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이상 기후에 대응하는 기상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며 예보 적중률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이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필요한 조치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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