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산업이 R&D 성과 좌우한다

연구장비 국산화 위해 국가 차원 투자 절실

기술 경쟁력을 위해 연구개발(R&D) 역량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연구를 지원하는 연구산업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연구산업컨퍼런스 2020’를 개최하고, 출연연구원 등 국내 정부기관의 연구지원 사업과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컨퍼런스에는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연구개발서비스협회, 과학기술인협동조합지원센터 등 다양한 연구지원 공공기관들이 참여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공정의 핵심기술인 극자외선(EUV) 노광공정 개발 사례를 소개하면서, 연구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현섭/ScienceTimes

연구산업 컨퍼런스 기조강연 현장ⓒ정현섭/ScienceTimes

연구산업, R&D 수준 및 성과 좌우

연구산업이란 연구에 필요한 장비나 재료를 지원하고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연구개발 연동 사업을 말한다.

연구산업은 주문연구, 연구장비, 연구관리, 연구재료 등 4가지로 분류되고 있다.

주문연구 분야는 R&D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이 외부로부터 수탁 받은 연구도 함께 수행하는 위탁연구를 말하며, 연구장비 분야는 연구개발에 이용되는 각종 장비를 비롯해 주변 시스템, 부품 등을 개발하거나 유지‧보수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관리 분야는 연구개발 기획 및 관리, 사업화 지원, 연구개발 기술정보의 조사‧제공 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뜻하며, 연구재료 분야는 연구개발에 필요한 재료나 소재를 발굴하고 개발해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이러한 연구산업들은 연구 환경을 지원, 개선함으로써 효율적인 연구 수행을 가능케 하고 높은 수준의 연구결과를 도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산업 성과 홍보부스ⓒ정현섭/ScienceTimes

연구산업 성과 홍보부스ⓒ정현섭/ScienceTimes

연구산업 가운데 연구장비 분야는 직접적인 설비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높다.

연구장비는 시험, 분석, 계측, 생산, 교육 등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각종 기계 장치를 뜻하며, 대표적으로는 현미경, 계측장비, 시험시설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100만 원 이상의 구축비용이 소요되며, 1년 이상의 내구성을 지닌 과학기술 활동을 위한 유형의 소비적 자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장비의 보유 여부, 성능 수준 등에 따라 해당 연구기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연구 수준이 결정되며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인식 제고와 함께 국가 차원의 투자 필요

연구장비 산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산업 성장을 위한 투자의 필요성과 사업현황, 미래계획 등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최정욱 기술과가치(용역업체) 센터장은 국내 연구장비의 낙후된 기술 수준에 따라 해외 의존도가 높은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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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기술과가치 센터장은 연구장비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정현섭/ScienceTimes

NTIS 통계에 따르면, 2005-2018년 정부 예산을 통해 구축된 연구장비는 74.4%가 미국, 일본, 독일의 제품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요기관들은 대체적으로 국산 장비의 신뢰성, 성능 등을 이유로 해외 기업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장비의 국산화 비율은 미국이 44.1%, 일본 17.9%, 독일 12.3% 수준이지만 한국은 1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연구 SW 분야는 국내 기업이 전무한 실정이다.

최정욱 센터장은 “선진국과 달리 국내 연구장비 산업은 민간기업의 자금력만 가지고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연구장비 시장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하나의 산업으로 대하지 않은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의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며 제도적으로도 많은 것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의 특성상 전문화된 인력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과학기술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어 산업을 육성할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최정욱 센터장은 “국내 연구장비 산업은 원천기술이 부족해 하드웨어 조립과 가공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면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도 규모가 영세해 자체적으로 역량을 제고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우수사례 소개와 함께 네크워킹도 적극 지원

컨퍼런스 전시부스에서는 연구장비 개발 현황과 연구성과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성과전시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과학기술인현봉조합지원센터가 참여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광전자 융복합 현미경, 인공지능 영상시정계, 액침실리콘 타원계측기 등 7가지 기술성과를 전시했다.

또한, 발표 프로그램에서는 뇌지도 시스템 기술, 광전자융복합 현미경 개발 사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영상 분석 시정계 등 한국표준연구원이 기여한 다양한 첨단장비의 개발 및 활용법에 대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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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산업 컨퍼런스는 전시부스뿐만 아니라 각 기관별 성과 발표 및 기술 강연, 연구산업 산학연 협업 상담장, 연구개발 지원사업 설명회 등을 통해 실무자간 네트워킹을 적극 지원했다. ⓒ정현섭/ScienceTimes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열광학 현미경 개발을 연구장비 개발 우수사례로 소개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반도체를 3차원으로 집적하는 기술 개발이 한창인데, 이러한 3차원 집적 기술은 발열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과학지원원구원은 열을 측정하고 온도 분포를 확인하는 등의 작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레이저 스캐닝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을 개발했다.

기존에 수입하던 현미경과 비교해 성능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능도 추가했다.

장기수 책임연구원은 “이 현미경은 공간분해능이 세계 최고 수준이며, 세계 최초로 시료 표면뿐만 아니라 내부 발열 분포를 측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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