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우울증 잘 걸리는 이유

이른 폐경일수록 우울증 많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우울증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통계 수치를 봐도 그렇다. 왜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에 더 걸리는 것일까. 단순히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적이라서 그런 것일까.

지금까지 우울증 연구는 심리사회적 요인과의 연관성을 주로 연구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강대희·신애선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여성 우울증에 있어 새로운 요인을 제시하였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우울증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과 우울증 ‘상관관계 있다’

한국 여성 6만 114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초경의 시기와는 관계없이 이른 폐경일수록 우울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평생의 월경기간이 짧을수록 우울증으로 고통 받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폐경에 이르면서 감소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를 통해 발표됐다. (원문링크)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우울증 유병률이 2배 높게 나타난다. 우울증 유병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 ScienceTimes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우울증 유병률이 2배 높게 나타난다. 우울증 유병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 ScienceTimes

사실 우울증의 원인은 하나로 꼽을 수가 없다. 생물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 사회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울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학자마다 무게를 두는 원인은 조금씩 다르다.

이 논문의 제 1저자인 정선재 전문의는 우울증 원인을 ‘여성력’에서 찾았다. 왜냐하면 남성과 여성이 차이를 보이는 유일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우울증에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우울증 연구에 있어서 지금까지는 심리사회적 요인과의 연관성을 주로 연구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많이 생각하지 않았던 ‘여성력’을 하나의 요인으로 고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반면 심리사회적 요인에 무게를 두는 경우도 있었다. 박샛별 아주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성의 심리사회적 역할과 특징이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결혼을 기점으로 여성이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사이의 선택 등 다양한 문제를 직면하면서 더 우울증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물론 박샛별 교수 역시 여성의 우울증 유병에 있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았다. 여성호르몬의 감소나 갑상선 호르몬도 작용을 한다고 보았다. 다만 심리사회적 요인에 조금 더 무게를 두었다.

정선재 전문의는 이번 연구는 현상에 대한 연구로, 이른 폐경이 우울증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이 상호작용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우울증 사이의 기저 구조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박샛별 교수 역시 에스트로겐과 우울증 사이의 어떠한 관련성은 있다고 밝혔다.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의 배란 기능과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폐경을 맞게 된다. 흔히 ‘갱년기’라고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이때의 여성은 불면, 신체증상, 홍조 등의 증상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에스트로겐의 분배가 감소하면서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박샛별 교수는 실제로 갱년기 여성의 이런 증상은 에스트로겐 투여로 호전되거나 항우울제 효과를 증진시킨다고 밝혔다.

40대 후반과 50대 초반에는 실제로 재발성 우울증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신체증상과 실제 신체 질환에도 이환되는 경우가 있다. 에스트로겐과 우울증 사이의 구체적인 관련성은 입증되지 않았으나,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알 수 있다.

갱년기를 겪는 여성은 실제로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 ScienceTimes

갱년기를 겪는 여성은 실제로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 ScienceTimes

자녀가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는 시기와 폐경기, 맞물리는 경우 많다

정선재 전문의는 지금까지 우울증의 생물학적 인자에 대한 역학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연구 역시 지금까지 해온 역학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으로 다른 생물학적 인자를 찾아내고 이 인자들이 사회경제적 요인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샛별 교수는 폐경기 여성이 겪는 심리적 적응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자녀가 성장해서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는 시기와 폐경기가 맞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우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여성의 폐경기와 우울증을 두고 자연적인 노화현상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이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여성에게 폐경은 생리를 더 이상 하지 않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 여성이 폐경기에 겪는 우울증 연구는 주로 사회적 요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두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의 우울증에는 상당히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까지 여성호르몬과 우울증에 관한 국내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부족하다. 앞으로 여성호르몬과 우울증에 관한 어떤 국내 연구가 진행되고 발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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