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경험은 유전자의 활동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지어 수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달 초, 동물이나 사람 모두 유전자 발현 ‘기억’이 수명 전반에 걸쳐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노년기 건강 개선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제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Nature Aging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식생활 습관 같은 환경적 요인의 경험이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고, 개인의 노화 매커니즘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 주목받고 있다.
어린시절의 식습관, 환경적 요인의 경험은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ettyImagesBank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다. 미래사회에는 100세 장수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을 전망하면서 유엔 2009년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인데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희망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사실 장수는 인류의 오랜 미션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밝혀진 기록들만으로 유추하건대 블로장생, 영생불사 영약을 발견하기 위한 바이오산업의 기원은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무척 오래된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람의 기대수명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과학기술도 동반 성장하면서 먼 옛날의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의 물꼬를 열고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인류의 꿈이며 바이오산업의 목표다. ⓒGettyImagesBank
이번 달 Nature Aging에는 어렸을 때, 청년기의 유전자 발현 변화가 노년기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기억’을 형성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의 알릭(Nazif Alic) 박사는 “고령기의 건강은 젊었을 때 또는 심지어 자궁에서 경험한 것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의 원인이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알릭 박사와 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는 지난 연구에서 고당분 식단을 먹은 어린 초파리는 성체가 된 후 식단을 개선해도 수명이 짧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바로 이 연구의 후속으로 어린 시절의 식단 경험이 노년기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원인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연구진은 그 결과 청년기의 유전자 발현 변화가 반평생 이상 후에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기억’을 형성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도 역시 인간과 유사한 13,601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초파리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고당 식단을 주입시키고, 이 경험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어린시절의 일시적인 dFOXO의 발현은 이후 성인기, 노년기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Nature Aging
고당 식단은 포도당 대사에 관여하고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dFOXO 인자를 억제한다. FOXO는 세포 내 인슐린 신호를 억제하는 전사인자로서 건강한 노화와 생명체의 장수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다. 특히 dFOXO 전사인자는 유전자 발현의 첫 번째이자 핵심 단계인 메신저(RNA)로 DNA 정보의 전사 또는 복사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UCL 연구진은 기존에 밝혀진 이 사실들을 바탕으로 초파리가 성충이 된 첫 3주 동안 암컷 초파리에게 dFOXO 수치를 증가시켜 이를 활성화했다. 그 결과 DNA 패키징에 변화를 일으켰고, 이것이 지속돼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의 일부를 변화 및 상쇄하여 결국 초파리의 수명에 영향을 미쳤고, 반대의 경우 건강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변화됐다.
사람과 비교하면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식단 경험을 조작한 것인데, 이 시기에 식단 경험이 유전자에 영향을 미쳐 노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알릭 박사는 “동물이나 사람의 생애 초기에 일어나는 일은 그들의 유전자가 생애 후반에 좋든 나쁘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것은 수년에 걸쳐 상당한 식이 변화를 거친 후에도 우리의 유전자 발현 방식을 조정함으로써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역전시키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UCL의 이 실험 결과는 어린 시절 식단 경험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근거가 될 뿐 아니라, 노화 관련 질병의 원인을 이해하고 노년기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노화의 생물학적 매커니즘을 발견하는 데 기초 연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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