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순간이동, 현실이 되다

실험 성공…정보 보호에 도움될 듯

순간이동은 원래 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고, 여러 컨텐츠를 통해 접했듯 내공이 높은 고수들이 순간적으로 먼 장소로 이동한다는 비과학적인 현상을 지칭하는 일종의 속어이다. 영화 ‘스타트랙(Star Trek: Nemesis)’에서는 사람이 빔업이나 빔다운하여 우주선과 행성 사이를 탈것을 이용하지 않고 이동하는데, 이것이 바로 순간이동을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예이다.

과학에서는 이런 순간이동을 실제로 구현해 내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초현실적인 현상으로서의 공간이동은 물체가 공간상의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순간적으로 이동함을 뜻한다. 하지만 양자적 공간이동은 어떤 물체를 구성하는 양자계의 상태 정보가 순간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6월과 9월, 각각 네덜란드 연구진과 스웨덴 연구진은 데이터를 순간이동하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어떤 물체를 옮긴 것이 아닌, 정보만을 이동시키는 것이 대단한 발견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양자 상태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생각처럼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상당히 의미있다고 할 수 있다. 흔히 궁금해하는 ‘그렇다면 사람은 언제쯤 옮길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해결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벤자민 슈마허는 순간이동을 통해 우주에 가보고 싶다는 사람을 두고 “차라리 걸어가는게 더 빠르겠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순간이동은 비과학적인 현상을 말하는 일종의 속어였다. 초현실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최근 해외 연구진이 데이터를 순간이동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빛을 이용한 대량의 정보 전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며, 더 나아가 정보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ScienceTimes

지금까지 순간이동은 비과학적인 현상을 말하는 일종의 속어였다. 초현실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최근 해외 연구진이 데이터를 순간이동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빛을 이용한 대량의 정보 전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며, 더 나아가 정보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ScienceTimes

지난 6월, B.J. 한슨(Hensen) 박사를 비롯한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 카빌 나노과학연구소(Kavli Institute of Nanoscience Delft, 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 연구팀은 3미터(m) 떨어진 2개의 양자비트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순간이동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원문링크)

연구팀이 시행한 양자의 순간이동은 흔히 알고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이동시키는 ‘스타트렉’ 방식이 아니다. 전자의 스핀 상태인 ‘양자정보’를 이 정보가 포함된 물리적 물질의 이동 없이 해당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3미터(m)라는 아주 짧은 거리였지만, 연구팀은 양자정보의 아주 정확한 순간이동을 달성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실험을 이제 1킬로미터(km) 이상 거리에서 재현할 계획이다. 만약 이 거리에서 양자 얽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면, 얽힘 현상과 양자역학 이론을 확실하게 입증하게 될 것이다.

이미 아인슈타인의 실수를 반증하기 위해 5~6팀이 많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왜냐하면 기존에 과학자들은 불완전하지만 양자정보를 순간이동하는 성과를 내왔기 때문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양자비트를 얽힘 상태가 되도록 해 달성한 놀라운 성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 신뢰성이 불안했다. 반면 이번 연구는 아주 안정적으로 순간이동에 성공했고, 다른 연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신뢰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실수, 반증하는데 성공할까

이번 연구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멀리서 일어나는 으스스한 행동’ 이라고 언급했던 가장 유명한 실수를 반증하는 연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이 실수는 얽힌 상태에 있는 양자들이 공간의 제약 없이 서로 영향을 준다는 양자역학에서 제안되고 있는 ‘비국지성'(Nonlocality)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아인슈타인의 ‘양자 얽힘’ 개념에 대한 의심이 틀렸다는 것을 확실하게 입증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 얽힘’은 수광년이나 떨어진 입자 중에서 한 입자의 상태가 다른 입자의 상태에 즉시 영향을 주는 연결된 상태를 뜻한다.

더불어 디지털에서의 비트(bit)가 영(0) 또는 일(1) 밖에 나타낼 수 없는 것과는 다르게, 큐비트라 일컫는 양자비트는 동시에 많은 값을 표현할 수 있다. 앞으로 보다 빠른 컴퓨터 연산 시스템과 완벽하게 안전한 통신 네트워크 모두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연구팀이 현재 추진중인 더 먼 거리에서 진행하는 실험에 성공하게 된다면 ‘벨의 정리’라는 사고실험에 긍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1964년 아일랜드 물리학자인 존 스튜어트 벨이 제안한 사고실험인데, 양자 얽힘으로 연결된 입자들이 광속보다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번 연구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의 실험이 성공하고 이로 인해 양자 네트워크가 보급화 된다면, 새로운 형태의 개인정보 보호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연구진도 양자 정보 순간이동 실험 성공

양자 정보를 순간이동 하는 실험에 성공한 연구진은 또 있다. 지난 9월 크리스토프 클로젠(Christoph Clausen) 박사를 비롯한 스위스 제네바대학교(Université de Genève) 연구팀이다. 이들은 광자(photon)의 양자 상태를 25킬로미터(km) 떨어진 결정체로 순간이동 하는데 성공했다. (원문링크)

실험에는 광섬유가 사용되었는데, 이들은 이미 2003년 6킬로미터(km) 순간이동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연구는 광자의 양자상태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결정체로 순간이동 할 때 둘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이 실험에서 얽혀 있는 상태의 두 광자를 이용했다. 하나는 25킬로미터(km) 길이의 광섬유로 쏘아 보내고, 그것과 얽힌 상태인 또 다른 광자는 결정체로 보내 정보를 저장했다. 이어 3번째 광자를 보내 첫 번째 광자와 충돌시켰다.

그 과정에서 두 광자의 데이터 파손 여부를 살폈는데, 3번째 광자의 데이터가 파손되지 않고 그대로 결정체로 옮겨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양자전송 연구 결과를 현실에서 이용하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이지만, 실험실 수준에서의 연구에서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실험의 성공은 빛을 이용한 정보의 대량 전송 연구를 한 단계 진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실험이 주목받는 것은 정보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컴퓨터에 사용되는 이진법 코드에 비해 양자 입자들이 원칙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내용을 해킹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보 보호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최근 성공한 양자의 순간이동 실험의 공통점은 바로 정보보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개인의 정보 유출이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분야의 연구가 앞으로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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