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세계에서는 ‘순간이동’이 가능하다”

순간이동은 양자 컴퓨팅의 정보 전송 중요 수단

공상과학 영화 ‘스타 트렉(Star Trek)’ 시리즈에서는 사람을 다른 곳으로 ‘순간이동’ 시키는 장면이 수시로 나온다. 이 때문에 ‘나를 송신시켜줘!(Beam me up)’라는 말은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어구가 됐다.

이 명령은 등장인물들이 외부 행성이나 우주선에서 모선(母船)인 엔터프라이즈호로 돌아올 때 혹은 반대로 원하는 곳으로 갈 때 발령된다.

인간의 순간이동(teleportation)은 이 같은 공상과학에서만 존재하지만, 양자 역학의 아원자(subatomic) 세계에서도 TV에서 나오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순간 이동이 가능하다.

양자 세계에서의 순간 이동은 물질의 전송보다는 정보 전송과 관련돼 있다.

지난해 과학자들은 광자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에도 컴퓨터 칩에 있는 광자 사이에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 미국 로체스트대와 퍼듀대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전자들 사이에서도 순간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 ‘스타 트렉’ 시리즈의 ‘The Next Generation’에서 순간이동 장면. ⓒ 구글 홈페이지 화면 캡처.

로체스터대 물리학과 존 니콜(John Nichol) 조교수와 앤드루 조던(Andrew Jorda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먼 거리의 전자 사이에 양자 역학적 상호작용을 창출하는 새로운 방식을 탐구해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 15일 자와 ‘물리학 리뷰 X’(Physical Review X)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앙자 컴퓨팅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세서와 센서를 제공함으로써 기술과 의학, 과학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귀신같은 행동 연출’

양자 순간이동은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원거리에서의 귀신같은 행동(spooky action at a distance)’이라고 불렀고,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으로도 알려진 것을 시연한 것이다.

양자 물리학의 기본 개념 중 하나인 ‘얽힘’에서 한 입자의 속성은 입자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른 입자의 속성에 영향을 미친다.

양자 순간이동은 원거리에 있는 두 개의 얽힌 입자를 포함하는데, 거기에서 세 번째 입자 상태는 즉시 자신의 상태를 두 개의 얽힌 입자들에 ‘전송시킨다’는 것이다.

로체스터대 존 니콜 교수 실험실에서 양자 프로세서 반드체 칩을 회로 기판에 연결한 모습. 로체스터대 물리학과 니콜 조교수와 앤드루 조던 교수는 멀리 떨어진 전자들 사이에서 양자 역학적 상호작용을 생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탐구함으로써 양자 컴퓨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 University of Rochester photo / J. Adam Fenster

양자 순간이동은 양자 컴퓨팅에서 정보를 전송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비트(bits)라고 하는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돼 있으나, 양자 컴퓨터는 양자 비트 혹은 큐비트(qubits)로 정보를 인코딩한다.

비트는 0또는 1이라는 단일 이진값인데 비해, 큐비트는 동시에 0과 1일 수 있다. 따라서 개별 큐비트가 동시에 여러 상태를 점유할 수 있는 능력은 앙자컴퓨터의 강력한 잠재력을 이루는 기초가 된다.

연구팀은 최근 전자기(electromagnetic) 광자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큐비트의 얽힌 쌍을 생성해 냄으로써 양자 순간이동을 시연했다. 개별 전자들로 만들어진 이 큐비트는 반도체에서 정보를 전송하는데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니콜 교수는 “개별 전자들은 매우 쉽게 서로 상호 작용하기 때문에 유망한 큐비트이며, 반도체에 있는 개별 전자 큐비트들은 또한 확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양자 컴퓨팅에서는 전자 간 장거리 상호작용을 안정적으로 생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비록 광자들이 자연적으로 먼 거리로 전파되고 전자들은 통상 한 곳에 국한돼 있어도, 순간이동에 필요한 멀리 떨어져 있는 얽힌 전자 큐비트 쌍을 생성하는 것은 그동안 어려운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광자(photon)의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나타낸 그림 ⓒ Wikimedia

전자의 얽힌 쌍

연구팀은 전자를 이용한 양자 순간이동을 시연하기 위해 하이젠베르크의 교환 결합 원리를 기반으로 최근에 개발된 기술을 채용했다.

개별 전자는 위아래를 가리킬 수 있는 북극과 남극을 가진 막대자석과 같다. 북극이 위를 가리키건 아래를 가리키건 극 방향은 전자의 자성 모멘트 혹은 양자 스핀 상태로 알려진다.

만약 어떤 종류의 입자가 동일한 자성 모멘트를 가진다면, 이들은 동시에 같은 장소에 있을 수 없다. 즉, 동일한 양자 상태의 두 전자가 서로의 위에 자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됐다면 이들의 상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리저리 앞뒤로 바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얽힌 전자 쌍을 분배하고 스핀 상태를 순간 이동시켰다.

니콜 교수는 “우리는 두 전자가 전혀 상호 작용을 하지 않더라도 이들 사이의 얽힘을 생성하는 ‘얽힘 교환(entanglement swapping)’과, 순간이동을 이용하는 양자 컴퓨팅의 가능성 있는 유용한 기술인 ‘양자 게이트 텔레포테이션(quantum gate teleportation)’에 대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말하고, “이번 작업은 광자 없이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광자뿐만 아니라 모든 물질의 스핀 상태를 포함하는 양자 순간이동에 대한 미래 연구에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큐비트 반도체에서 개별 전자들의 매우 유용한 능력에 대한 더욱 많은 증거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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