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대부분을 ‘암흑물질’이 차지한다는 널리 퍼진 이론을 부정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천문학계에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세종대 채규현 교수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대신 ‘수정뉴턴역학(MOND, MOdified Newtonian Dynamics)’으로 우주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주과학에서 커다란 미스터리 중 하나는 과학자들이 예측보다 더 많은 중력을 측정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째서 더 많은 중력이 측정되었는지에 의문을 가져왔다.
왜냐하면 이 같은 초과하는 중력을 설명하려면 가시적인 물질이 더 있어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 가시적이거나 알려진 물질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은 우주의 대부분이 실제로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암흑물질’로 만들어져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암흑물질이 은하 사이의 중력을 차지한다는 이론은 50년 가까이 널리 퍼지면서 정설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원반 모양의 NGC 5949 은하. ⓒESA/Hubble and NASA
그런데 1980년대 초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Weizmann Institute)의 물리학자인 모르드하이 밀그롬(Mordhai Milgrom)이 제안한 ‘수정뉴턴역학’ 이론은 중력의 법칙이 약간 바뀌었기 때문에 이러한 초과 중력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암흑물질 대신 ‘수정뉴턴역학’ 지지
암흑물질이 우주의 초과 중력을 유발했다고 주장해 온 것과 달리, 수정뉴턴역학 이론은 낮은 가속도에서의 중력이 순수한 뉴턴 역학에 의해 예측되는 것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간단히 말해서, ‘수정뉴턴역학’은 뉴턴역학 및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일반 상대성을 대체하고, 별 사이에 나타나는 중력 현상은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계산되어야 한다고 의미다.
또한 수정뉴턴역학은 아주 대담한 주장을 내세운다. 우주에서의 천체의 내부 움직임은 천체 자체의 질량에 의존할 뿐만 아니라, 우주의 다른 모든 질량으로부터의 중력, 즉 ‘외부 중력장 효과(EFE external field effect)’라고 불리는 중력에도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밀그롬은 만약 이 외부 중력장 효과가 확실하게 확인된다면, “은하가 뉴턴과 일반 상대성 이론의 법칙에 따르기 보다, 변형된 역학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스모킹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채규현 세종대 교수와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Case Western Reserve) 대학의 스테이시 맥고우(Stacy McGaugh) 천문학과장을 포함한 국제 연구팀이 “암흑물질 가설에 대한 경쟁 가설이 중력의 고전적인 법칙을 거스르는 것으로 보이는 은하 현상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주장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천문학계에 널리 퍼져있는 ‘암흑물질 이론’보다는 ‘수정뉴턴역학’ 이론을 지지하는 것이여서 천문학계에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150개 은하에서 ‘외부 중력장 효과’ 발견
채 교수와 맥고우 연구팀은 150개 이상의 은하에서 EFE를 발견하고, 그 결과를 지난해 11월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채 교수는 “우리도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가설 아래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이번 논문의 결과가 놀라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처음에는 우리 연구 결과를 수정뉴턴역학으로 해석하는 것을 꺼렸지만 지금은 이 명백한 결과가 암흑물질 가설보다는 수정뉴턴역학을 뒷받침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원반 은하의 153개 회전 곡선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이 된 은하는 SPARC(Spitzer Photometry and Accurate Rotation Curves) 데이터베이스에서 골랐다.
과학자들은 강한 외부 중력장을 가진 은하가 약한 외부 중력장을 가진 은하에 비해 더 자주 느려지거나 감소하는 회전 곡선을 보이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EFE를 추론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바로 수정뉴턴역학 이론의 예측과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페데리코 렐리(Federico Lelli)는 “처음에는 회전 곡선에 대한 외부 중력장 효과가 매우 작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결과에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여러 달 동안 여러 가지 체계적인 검증을 벌여, 마침내 확실하게 EEF를 검출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종대 채규현 교수 ⓒ 채규현
맥고우는 “회의론은 과학적 과정의 일부이며 많은 과학자들이 암흑물질 대신 수정뉴턴역학의 가능성을 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암흑물질 공동체’의 사람들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었던 맥고우는 “암흑물질 이론이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많은 과학자들이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밀그롬은 이미 수정뉴턴역학으로 이것을 예측했다. 다른 어떤 이론도 관찰된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수정뉴턴역학 이론의 가능성에 대해서 채 교수는 “이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양자 이론에 기초한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에서 암흑물질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중력의 문제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암흑물질 입자를 가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기존 중력이론은 양자 이론, 즉 양자중력이론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 채 교수는 “따라서 중력이론의 수정이 논리적으로 더 타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94613)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복통, 설사, 직장 출혈,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등 4가지 징후 또는 증상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는 조기 발생(early-onset) 대장암의 경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학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생분해가 가능한 옷을 찾는 착한 소비가 생기고 있지만 생분해를 내세우며 개발된 섬유도 실제 환경에서는 제대로 썩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인 화성 탐사를 앞두고 이것이 실제 가능한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쥐 머리에 초음파를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반복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L) 홍 천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초음파 펄스를 생쥐와 쥐의 뇌 특정 부위에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가역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머리 위에 초음파 방출기를 장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초음파를 쏴 뇌의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활성화해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며 향후 의학이나 장거리 우주 비행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보놀 성분을 함유한 사과와 블랙베리 등을 섭취하는 것이 노인의 '노쇠'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노화(aging)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나이에 비해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약해져 낙상과 골절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임상 연구소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연구소' 등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의 하위그룹인 '플라보놀' 섭취와 노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최대 3배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극지연구소가 2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국종성 교수 연구팀,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임형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 탐사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IPCC 5차, 6차 보고서의 예측과 비교할 때 감소 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