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 만든 ‘한국형 요구르트’ 탄생

쌀, 된장에서 분리한 토종 유산균 활용

조금만 기다리면 우유가 아닌 쌀로 만든 요구르트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진이 100% 쌀로 만든 요구르트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쌀과 전통 된장에서 분리한 토종 유산균을 활용해 영양과 기능성을 갖춘 한국형 쌀 요구르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쌀 요구르트 개발 소식에 국내 곡물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쌀 소비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가공품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색상을 보여주는 쌀 품종별 요구르트 제품 ⓒ 국립식량과학원

다양한 색상을 보여주는 쌀 품종별 요구르트 제품 ⓒ 국립식량과학원

기존 요구르트 비해 영양분 많아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진이 쌀을 소재로 선택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쌀에는 다양한 식이섬유를 포함하여 유산균 발효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올리고당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쌀은 품종에 따라 식이섬유, 올리고당의 종류와 함유량이 매우 다양하다. 때문에 유산균 발효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쌀을 이용한 유산균 발효 연구는 전통 된장에서 토종 식물성 유산균인 ‘JSA22’를 분리하는 작업에서부터 시작됐다. JSA22는 ‘락토바실러스플란타럼(Lactobacillus plantarum)’에 속하는 식물성 유산균으로서 김치 및 장류와 같은 식물성 발효식품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균주다.

락토바실러스플란타럼은 식중독균에 대한 항균성이 강하고, 내산성(耐酸性)이 높으며, 장내부착능력이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우유보다는 쌀이나 수수 같은 곡물을 발효하는데 특화된 유산균이라 할 수 있다.

발효기간 대비 유산균수. 제일 위가 과학원이 분리한 유산균 균주다 ⓒ 국립식량과학원

발효기간 대비 유산균수. 제일 위가 과학원이 분리한 유산균 균주다 ⓒ 국립식량과학원

반면에 우유를 발효하는데 주로 쓰이는 유산균으로는 ‘락토바실러스엑시도필러스(Latobacillus acidophilus)’나 ‘스트렙토코커스 써모필러스(Streptococcus thermophilus)’ 등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쌀 요구르트에 얼마나 많은 영양분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총 12품종의 쌀로 요구르트를 만들어 분석에 들어갔다. 그 결과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에 비해 아미노산 함량이 1.5배나 많았고, 아미노산 종류도 7종이나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 함량은 12배나 많았고, 가바(GABA)의 함량도 4.6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바는 신경을 안정시키거나 고혈압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는 기능성 아미노산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검정쌀로 만든 요구르트의 항염증 활성은 기존 요구르트에 비해 4배가 높았고, 항산화 활성은 무려 37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식이섬유도 기존 요구르트보다 2.2배나 많았는데, 식이섬유가 많으면 배변 활동은 물론, 장 건강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쌀 요구르트는 신바이오틱스 연구의 주요 모델

연구진이 쌀 요구르트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형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연구의 주요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바이오틱스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가 결합한 이상적인 형태의 영양 시스템을 말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당량을 섭취했을 때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유익균을 통틀어 의미하는 것이고,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의 생육을 돕는 영양물질을 가리킨다.

국립식량과학원의 관계자는 “쌀 요구르트는 신바이오틱스의 모델인 이유는 영양 균형을 유지하여 장 건강 개선에 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직장인이나 수험생의 아침 대용식, 또는 이유식 등으로 활용할 수 있고, 우유 소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채식 선호 소비자들에게도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쌀 요구르트의 항균 효과. 유해균 증식을 억제한다 ⓒ 국립식량과학원

쌀 요구르트의 항균 효과. 유해균 증식을 억제한다 ⓒ 국립식량과학원

다음은 이번 쌀 요구르트의 실무를 담당한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최혜선 농업연구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쌀 요구르트 개발에 담긴 의의를 간략히 언급해 달라

전통 된장에서 분리한 토종 식물성 유산균을 우리 쌀에 접목하여 새로운 용도를 만들어냈으며, 100% 순 식물성 요구르트라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최근의 쌀 소비량 감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점에도 의미를 두고 싶다.

– 대형 할인점 등에 가면 곡물이 포함된 요구르트를 만날 수 있는데,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쌀 요구르트와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해 달라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곡물가루를 요구르트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게다가 곡물의 함량도 매우 낮다. 반면에 과학원이 개발한 쌀 요구르트는 100% 쌀만을 원료로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해 우유를 배제(Non-dairy)한 채 순수하게 쌀만을 활용하여 만든 요구르트라 할 수 있다.

– 향후 계획에 대해 소개해 달라

쌀 요구르트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여러 회사들로부터 기술이전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특허출원을 이미 마친 만큼 제품화를 서두를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소재 자체에 대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생리활성 효능 및 연관된 대사물질들을 추가적으로 밝혀 쌀 요구르트가 가공식품형태 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성 식품소재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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