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골라 잡다보면, 세상에는 이런 책을 쓰는 사람도 있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을 발견할 수 있다. 한 두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책도 있지만, 어떤 책은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너무나 폭넓게 설명한다.
‘컨버전스’(Convergence)는 깊이와 넓이 면에서 모두 상당한 전문성과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책이다. ‘현대 과학사에서 일어난 가장 위대한 지적 전환’이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얼마나 대단한 내용을 다루기에 ‘현대’ ‘과학’ ‘가장 위대한’ ‘지적 전환’이라는 부담스러운 단어를 연달아 달았을까 싶을 정도로 저자의 야심은 작지 않다.
실제로 책을 들춰보면, 70을 넘은 원로 과학 언론인 출신의 문화사가의 깊은 지식과 원숙한 통찰력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빅뱅에서 빅히스토리까지 과학과 관련된 거의 모든 부분에서 통합적으로 융합하는 내용을 다뤘다.
과학적 통합으로 새 지식이 나타난다
덴마크 출신의 닐스 보어가 영국에 와서 사귄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마치 드라마처럼 자세하게 설명하면서도 그의 과학적 발견의 의미를 놓치지 않고 설명한다. 저자는 닐스 보어의 큰 업적을 다른 방식으로 규정하는데 그것은 ‘물리학과 화학의 통합’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니 컨버전스를 이야기하는 저자가 화학과 생물학의 상호작용을 이야기하고, 통일과학운동을 논하다가, 물리과학이 생물과학으로 스며드는 현상을 설명하면서도 생물학을 가장 통합적인 과학으로 보기도 한다. 물리학+천문학=화학+우주론의 등식도 주장한다.
동물행동학이 사회생물학이나 행동경제학과 중첩을 이루는 것도 저자에게는 당연하게 보일 것이다. 심리학이 경제학과 통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일 것이다.
이렇게 메뉴가 다양하다보니, 골라 읽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그 중 ‘빅 히스토리’는 인류의 기원과 신화 그리고 지질학이나 고고인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아마도 세계 모든 인류의 기억 속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신화이면서 실제 사건과 가장 근접한 사건은 홍수일 것이다. 거의 모든 신화에서 홍수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빅히스토리를 설명하는 첫 번째 단추는 움직일 수 없는 과학적 사실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토바화산폭발(Toba volcanic explosion)이다. 토바 화산폭발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토바에서 7만4000년~7만1000년 사이에 벌이진 엄청난 규모의 지구적인 사건이었다.
최근 200만년에서 발생한 가장 규모가 큰 폭발이다. 이 엄청난 사건으로 화산재가 지상 30·㎞까지 솟았다. 화산재는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가 스리랑카 인도 파티스탄 페르시만 일대에 15㎝ 두께로 뒤덮었다. 지금도 인도 중부의 한 지역은 화산재 두께가 6m가 넘는다.
토바 폭발로 생긴 토바호수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로서 길이 85㎞ 최대 폭 25㎞나 된다. 호수 사방 절벽의 높이는 1200m에 수심은 500m이다.
토바 화산재는 아라비아 해저에서도 나왔다. 아라비아 해저를 드릴로 뚫어 토양을 얻었더니 토바 화산재가 나왔을 만큼 엄청나게 큰 규모의 화산폭발이었다.이렇게 엄청난 화산폭발이 일어났으니 세계적인 화산겨울이 찾아왔다. 사람을 포함해서 엄청나게 많은 동물이 죽었을 것이다.
이 화산폭발 사건은 생물학과 인류학의 협조로 점점 더 중요한 사건으로 자리잡게 된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1993년에 언론인인 앤 기븐스(Ann Gibbons)는 7만년 전에 인구가 갑자기 줄어드는 인구병목현상이 벌어졌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면서 이것은 화산폭발이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물학자인 마이클 람피노(Michael R. Rampino)가 이 이론을 지지했고 화산학자인 스티븐 셀프(Stephen Self)도 기븐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1998년 인류학자인 스탠리 암브로스(Stanley H. Ambrose)도 이 이론을 지지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중심원인이 바로 토바 화산 폭발이라고 이들은 생각하는 것 같다. 어느 지역에서는 10만명이던 인구가 2000~8000명 수준으로 줄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신화와 과학의 연결고리 ‘토바 화산 폭발’
화산폭발은 지진과 쓰나미를 불러온다. 이미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에 동남아시아를 휩쓴 쓰나미로 수십만 명이 사망하는 사건을 직접 목격했다. 그러니 지금까지 확인한 화산폭발 중 가장 거대한 규모의 큰 것 중 하나인 토바화산폭발 이후 전세계를 뒤흔드는 엄청난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을 것이다.
이 기억은 인류에게 지구적인 홍수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컨버전스를 지은 피터 왓슨(Peter Watson)은 이 토바 화산 폭발을 신화와 연결시킴으로써 융합과 통합의 재능을 다시 한번 발휘한다.
저자는 빙하기에서 현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세계를 뒤 덮었던 대홍수가 3차례라고 결론을 지었다. 1만4000년 전에, 1만1500년 전, 그리고 8000년 전으로 추정한다. 그 중 마지막 대홍수가 특히 파괴적이다.
그리고 그 피해가 가장 많은 곳을 동남아시아로 보고 있다. 이 모든 논리는 세계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대홍수의 기억이 결국은 고고학 · 유전학 · 인류학 · 연대측정 기법을 통해 점점 더 구체적으로 설명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빅 히스토리와 과학이 통합’되는 것이다.’
(8589)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폐암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 전이를 막고 약물 저항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를 전이시킬 능력이 없는 상피세포가 전이 가능한 중간엽세포로 변하는 '천이 과정'(EMT)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암세포 상태를 수학모델로 만들었다.
중성자별끼리 충돌해 초강력 폭발을 일으키며 금을 생성하는 '킬로노바'(Kilonova)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이를 준비 중인 쌍성계가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런 쌍성계는 1천억개가 넘는 우리 은하 별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문 것으로 제시됐다.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가정집 1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모량과 맞먹고, 2021년 테슬라가 발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학습 서버 한 대의 전력소모량이 알파고의 10배를 넘는다. 에너지 위기 시대에 초저전력·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전자의 회전 방향을 제어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자) 기술 혁명이 필요한 이유다.
멸종한 인류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이 아시아 코끼리의 2∼3배에 달하는 '일직선상아 코끼리'를 사냥해 먹을 만큼 큰 집단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은 기껏해야 20명이 넘지 않은 작은 집단을 이뤄 생활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대 13t에 달하는 고대 코끼리를 잡고 그 고기를 모두 소모한 걸로 볼 때 훨씬 더 큰 집단 생활을 한 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드론은 저렴한 가격과 기동성으로 소방·정찰·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운용 주체·의도를 숨길 수 있어 군뿐만 아니라 범죄 집단, 테러리스트들도 쓰는 도구가 되고 있다. 최근 각국 정부는 공항·국가 중요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안티드론 기술 평가장이 되고 있다.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인 침팬지도 10대 때는 사춘기 청소년처럼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보이지만 인내심은 오히려 10대 청소년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 미시간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팀이 콩고공화국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야생 침팬지 40마리를 대상으로 충동성과 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경고가 뜨고 가스 밸브가 자동으로 잠긴다면 훨씬 안전할 수 있다. 기상청은 '지능형 사물인터넷'(사물지능융합기술·AIoT) 기술을 활용한 지진정보 전달체계를 마련하는 '차세대 지진재난문자 서비스 연동방안 연구'를 올해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