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잡는 신종 백신,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승민의 백신 이야기] (14) 코로나19 이후 주목받는 ‘차세대 백신’

인류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백신’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많은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고, 잘못된 정보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백신 이야기’를 총 15회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백신기술이 급격히 진보하고 있으나 여전히 이 미증유의 바이러스를 정복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백신의 생산과 보급이 바이러스의 전파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다, 현재 쓰이고 있는 백신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은 섭씨 영하 20도 또는 70도의 콜드체인에서 유통되어야 하므로 적잖은 비용이 발생하며, 아프리카나 남미의 가난하고 밀접한 지역에서는 이마저 공급이 어렵다. 더구나 한 번 맞은 백신의 지속성에 대해선 아직도 우려가 적지 않다. 현재 개발된 백신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빠른 개발을 목표로 하다 보니 지속성에 대해선 충분한 관찰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 역시 생겨나며 우려를 낳고 있는 점도 새로운 백신 출현을 요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변종은 차츰 위험성이 낮아지지만, 경우에 따라선 치명률이 높은 또 다른 신종이 출현할 가능성도 있어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생명과학 및 의학 연구자들은 더 효과가 뛰어나고 효과도 충분한 차세대 백신 개발을 이미 시작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간과 함께 살아야 할 코로나19 변종에 충분한 대응을 위해서라도 차세대 백신 연구는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 이런 기술은 코로나19 뿐 아니라 앞으로 언젠가 출현할 또 다른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후계자 ‘자가증폭 RNA’ 백신

RNA 백신과 자가증폭 RNA 백신 비교 ⓒNature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의 연초 발표에 따르면 2세대 코로나19 백신은 240여 종에 달한다. 이후 새롭게 개발을 시작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수백여 종의 신규 백신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 중 특정 기술만 개발해 학문적 지식으로 남는 경우도 많지만, 이런 기술 중 몇 종을 취합해 실제 백신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다양한 차세대 백신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은 ‘자가 증폭 RNA(Self-Amplifying RNA) 백신’이다. 코로나19 이후 등장한, 가장 최첨단 백신으로 평가받고 있는 mRNA 백신, 즉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한층 더 보완한 것이다. 기본적인 원리는 같지만, 백신을 맞은 우리 몸속에서 계속해서 증폭되게 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DNA 백신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기존 mRNA는 세포에서 항원, 즉 면역 단백질(코로나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전자 신호물질(mRNA)를 주사로 몸에 넣는 것이다. 즉 mRNA의 양이 부족하면 효과를 보기 어렵고, 한 번 몸속에 들어온 mRNA가 다 소진되면 항원의 생산도 중지된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두 차례에 걸쳐 맞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2회 접종을 마친 후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역을 다시 높이기 위해 ‘부스터 샷’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백신 구성요소 중에 자가증폭(self-amplifying)에 관여하는 ‘복제유전자’를 삽입한다. 항원을 생산하는 mRNA와 함께, mRNA 복제가 가능한 효소를 생산하는 명령(이것 역시 mRNA이다)을 함께 집어넣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포 속 조직(리보솜)은 항원생산에 필요한 mRNA를 복제하는 효소를 생산하게 되고, 이 효소는 함께 들어온 mRNA를 자기 자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계속해서 복제한다. 이는 원리 면에서는 순수 DNA백신과 비슷하지만, DNA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mRNA를 사용해 복제기능 자체만 세포핵 밖에서 구현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김연수 충남대학교 신약전문대학원 교수는 “DNA 백신과 달리 세포핵 밖에서 mRNA를 복제하는 방법으로 국제적으로 4~6종의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면 주사로 맞은 mRNA가 모두 소진되면 면역이 떨어지는 기존 방식에 비해 면역 유지 기간을 큰 폭으로 올릴 수 있으며,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효과가 충분한 것이 장점이다. 독일 바이오텍, 벨기에의 지피우스 백신(Ziphius Vaccine) 등의 기업에서 이 방식의 차세대 백신을 연구 중이다. 화이자 등도 이 방식의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DNA 백신 기술을 응용해 이와 유사한 형태의 백신을 개발 중인 곳이 있다. 제약기업 ‘제넥신’에선 ‘DNA기반 mRNA 복제 및 증폭 기술(Plasmid DNA-based self-amplifying mRNA)’을 적용한 차세대 코로나 DNA 예방백신을 개발해 지난 6월 특허를 신청한 바 있다.

다시 뛰는 재조합백신 기술, 역대급 백신 곧 나온다

피터 스탠퍼드대 생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코로나19 나노입자 백신 ⓒ스탠퍼드대

백신 기술의 강자는 누가 뭐라해도 역시 ‘재조합백신’이다.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백신을 생산할 수 있고, 유통도 간편하다. 코로나19 등 신종 바이러스에 대응하기엔 무리fk는 지적이 있었지만 재조합백신 역시 빠르게 발전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조합백신 계열의 신기술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아마도 ‘나노입자(Designed Protein Nanoparticle) 백신’일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를 뚫고 들어간 다음 세를 불린다. 그래서 바이러스 주요 유전자 부분은 빼고, 스파이크 단백질만을 만들어 몸에 넣어주고 면역을 유도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방법도 최근 연구되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 중, 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 즉 인간 세포와 직접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분만 백신으로 제작하는 형태를 나노입자 백신이라고 부른다. 맞춤형 작은 조각으로 만들기 때문에 기존의 재조합백신에 비해 훨씬 더 높은 항체반응 유도 가능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 중 가장 뛰어나다. 보관과 유통이 간편한 것도 장점이다.

이 방식을 처음 개발한 것은 워싱턴대 연구진으로, 축구공 모양의 구형 나노입자 표면에 RBD를 부착하는 후천성 면역 유도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항원 형태를 개발했다. 실험결과 스파이크 단백질 전체부위를 사용하는 것보다 최소 10배 더 높은 항체반응을 보였다. 스탠퍼드대 연구진도 같은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한국계 미국인 피터 김 교수가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나노입자 백신은 유통도 간편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대 연구진은 “생산과정이 간편하고, 적은 양으로도 효능이 충분해 많은 사람에게 접종할 수 있다”며 “냉동 상태가 아니더라도 보관이 가능해 유통 역시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백신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체의 면역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강력하고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가 등장할지 알 수 없지만, 결국 펜데믹은 극복될 것이고, 그 중심에는 백신이 있을 것이다. 차세대 백신의 등장과 함께 그 기간이 한층 더 앞당겨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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