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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20-08-31

신종 바이러스 ‘뿌리’ 찾을 수 있을까? 미 정부, 9월부터 바이러스 추적 연구비 지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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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학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바이러스 추적에 몰두해왔다.

포유류‧새와 같은 동물 몸 안에 서식하고 있는 약 160만 종의 바이러스 가운데 위험한 바이러스를 발견해 번식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지난 5월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던 미국이 입장을 바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구비와 관련,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 바이러스 추적과 관련된 연구비 지원이 모두 중단됐다.

세계 전역에서 출몰하는 신종 바이러스를 추적하기 위한 연구비 지원이 다시 재개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위협적인 바이러스 추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 게티 이미지

미 정부, 그동안 중단했던 연구비 다시 지원

미 정부의 이런 조치는 과학자들로부터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77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미 정부가 미래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사안에 직접 관여하는 위험한 전례를 만들었다.”며, 정부 조치를 비난했다.

그리고 3개월 여가 지난 지금 미 국립보건원(NIH)이 그동안 중단했던 바이러스 추적을 위한 연구 지원을 재개했다.

31일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전염병 예방 비영리단체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에 7500만 달러(한화 약 890억 원)를 지원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NIH는 또 보건원 내에 ‘긴급 감염병 연구센터(the Centers of Research in Emerging Infectious Diseases)’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를 비롯 11개 연구기관으로부터 수집된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모니터링할 예정.

NIH 산하기관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박사는 지난 주말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또다시 확산될 것을 대비해 센터 내에 사전 경보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1971년 설립된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전 세계에 연구조직을 파견해 동물 몸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는 바이러스를 추적해왔다.

지난 5월 이 기관에 대해 지원이 전면 중단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던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와 관련이 있다.

당시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함께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연구소에서의 바이러스 유출설이 제기됐다. 4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참혹한 상황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공동연구 거부, 성공 가능성 희박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발원했다는 일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었다.

이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는 코로나19가 전혀 다른 곳에서 발원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관박쥐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군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사람에게 전파된 바이러스 유전체가 관박쥐 바이러스 유전자 배열과 96%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였다.

이 연구에는 ‘에코헬스 얼라이언스’, 호주 퀸즐랜드대 수의학과 등 외국 연구기관들이 공동 참여하고 있었다.

문제가 된 것은 연구비다. 미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에코헬스는 연간 약 7만 6000달러(한화 약 9000만 원)의 비용을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지원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트럼프 행정부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얼마 안 있어 에코헬스에 대한 지원이 전면 중단됐고, 연구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많은 과학자들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에 대한 이번 조치는 지난 수개월간 멈췄던 신종 바이러스의 뿌리 찾기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공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코헬스 회장은 바이러스 전문가 피터 다스작(Peter Daszak) 박사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당시 중국에서 발견한 바이러스들을 유전자를 비교 분석해 지금의 팬데믹 사태를 유발한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스작 박사는 “어떤 방식으로 사람 세포에 침투했으며, 코로나19란 질병을 유발했는지 그 과정을 밝혀내야 하지만 ‘중국에서 연구가 불가능한 지금 상황에서’ 그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연구소 측에서 이전처럼 공동 연구를 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 다스작 박사는 “가장 중요한 연구를 할 수 없게 됐다.”며, “미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건강을 위해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08-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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