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손미영 박사 연구팀이 인체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소장 상피세포 모델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소장은 약물 흡수·1차 대사가 일어나는 핵심 장기이다. 신약 개발 때 약물의 흡수도, 생체 이용률, 효능 평가를 위해 소장 기능을 모사한 장 상피세포 모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암 조직에서 유래한 장 세포주를 이용한 기존 모델은 기능성이 떨어지고 인체 모사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줄기세포에 기반한 모델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분화도가 낮고 대량 증식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소장 상피세포 전구체(최종 성숙 세포로 가기 전 줄기세포에서 부분적으로 분화된 세포)를 대량 배양과 동결 보관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모델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소장 상피세포 전구체는 환자에서 유래한 역분화 줄기세포(유도만능 줄기세포·체세포를 역분화시켜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도록 만든 줄기세포)에서 분화시켜 만들었다.
소장 상피세포를 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해 실제 소장과의 모사도를 높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장 상피 모델에 메토프롤롤·프로프라놀롤 등 대표적인 6종의 약물을 대상으로 흡수도를 평가한 결과, 기존 대장암 세포 유래 상피세포 모델보다 인체 소장 흡수도 유사성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의 안전성, 약물 동태학적 특성을 검증하는 등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손미영 박사는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인간 소장 상피 모델의 약물 흡수도를 평가하고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은 세계 최초"라며 "앞서 개발한 고기능성 3차원 장 오가노이드(세포 배양으로 만든 인공 장기) 기술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지난 2일 자에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1-06-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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