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와 연동되는 장치를 사용해 코로나19의 감염 여부 및 바이러스의 총량을 알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미국 글래드스톤연구소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의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검사법은 국제학술지 ‘셀(Cell)’ 12월 4일 자에 발표됐다.
코로나19를 퇴치하는 데 주요 장애물 중 하나는 대량으로 신속하게 할 수 있는 검사법의 등장이었다. 누가 얼마나 감염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정책 입안자와 시민 모두에게 바이러스의 잠재적인 확산과 위협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비강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샘플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 진단 장치. ©Daniel Fletcher and Melanie Ott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검사법은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이다. 그런데 이 기술의 단점 중 하나는 DNA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이므로 PCR 방식을 사용하려면 먼저 바이러스 RNA를 DNA로 변환해야 한다.
또한 이 기술은 DNA를 증폭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숙련된 검사 인원과 전문 시약, 번거로운 실험 장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PCR의 대안으로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CRISPR) 기술에 기반한 검사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크리스퍼 검사법 역시 바이러스의 RNA를 DNA로 변환하고 증폭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형광물질 감지
하지만 ‘셀’ 지를 통해 새로이 소개된 검사법은 이 같은 변환이나 증폭 과정이 필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새로운 검사법은 크리스퍼-카스(CRISPR-Cas) 기술을 사용하는데, 널리 알려진 카스9가 아니라 카스13을 사용해 RNA를 자른다.
환자의 비강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샘플에 코로나19의 바이러스인 ‘SARS-CoV-2’의 RNA가 포함되어 있으면 카스13이 활성화되어 분자를 절단해 형광 신호를 방출하게 된다. 그러면 검사기기에 부착한 스마트폰 카메라가 형광물질을 감지해 면봉으로 채취한 샘플의 양성 및 음성 여부를 판독하는 방식이다.
또한 이 검사법은 샘플에서 코로나19의 바이러스 부하(viral load, 몸 안에 있는 바이러스 총량)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 중 한 명인 글래드스톤연구소의 멜라니 오트 박사는 “이 검사가 특별한 점은 기존 PCR 검사법의 2단계 과정과는 달리 RNA를 직접 테스트하므로 1단계 과정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검사 시간을 줄이고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검출 기기의 기반으로 삼은 이유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매우 민감한 카메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즉, 이 검사를 위해서는 전문화된 실험 기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감기 및 독감 바이러스 진단용으로 확대 가능
이 검사법의 개발에는 멜라니 오트 박사뿐만 아니라 UC버클리의 생명공학자인 다니엘 플레처 박사와 글래드스톤의 선임연구원인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 등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특히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는 이 연구의 기초가 되는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 가위’ 기술을 공동 발견한 공로로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주인공이다.
연구진은 실제 환자 샘플을 사용해 이 장치를 테스트한 결과, 매우 빠른 시간 내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부하가 높은 양성 검체의 경우 5분 이내에 판별했으며, 바이러스 부하가 낮은 검체는 양성 및 음성 여부를 판별하는 데 최대 30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래드스톤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UCSF의 의학 교수인 멜라니 오트 박사. ©Gladstone In Institute
이 검사법은 코로나19 외에 감기나 독감을 유발하는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의 진단용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사용해 약국과 일반 병원에 배포할 수 있는 검사 장치가 개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진은 RNA를 정제할 필요 없이 바이러스에서 방출되는 RNA의 단일 단계 반응을 유도하는 설루션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증폭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검체의 바이러스 양을 계량화할 수 있다.
멜라니 오트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검사법이 접촉 추적 및 역학 연구에 중요한 환자 개인의 검사 결과를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에 즉시 업로드할 수 있는 장치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 같은 스마트폰 기반의 진단 검사법은 현재와 미래의 유행병을 통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462)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복통, 설사, 직장 출혈,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등 4가지 징후 또는 증상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는 조기 발생(early-onset) 대장암의 경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인 화성 탐사를 앞두고 이것이 실제 가능한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쥐 머리에 초음파를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반복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L) 홍 천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초음파 펄스를 생쥐와 쥐의 뇌 특정 부위에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가역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머리 위에 초음파 방출기를 장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초음파를 쏴 뇌의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활성화해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며 향후 의학이나 장거리 우주 비행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생분해가 가능한 옷을 찾는 착한 소비가 생기고 있지만 생분해를 내세우며 개발된 섬유도 실제 환경에서는 제대로 썩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보놀 성분을 함유한 사과와 블랙베리 등을 섭취하는 것이 노인의 '노쇠'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노화(aging)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나이에 비해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약해져 낙상과 골절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임상 연구소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연구소' 등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의 하위그룹인 '플라보놀' 섭취와 노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최대 3배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극지연구소가 2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국종성 교수 연구팀,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임형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 탐사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IPCC 5차, 6차 보고서의 예측과 비교할 때 감소 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