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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8-12-11

소행성 탐사가 흥미로운 이유 물질 채취 및 지구 충돌 가능성 파악 위해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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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을 만나서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가장 먼저 밝히고 싶기 때문일까. 소행성을 탐사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발걸음이 최근 들어 빨라지고 있다.

일본의 탐사선인 하야부사2가 지난 6월 소행성 ‘류구(Ryugu)’에 접근하여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소행성 탐사선인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뉴(Bennu)에 도착했다’고 발표하여 천문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소행성 베뉴를 근접거리에서 관측하고 있는 OSIRIS-REx의 상상도
소행성 베뉴를 근접거리에서 관측하고 있는 OSIRIS-REx의 상상도
ⓒ NASA

소행성 물질 채취 및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 파악

태양계에 존재하는 소행성들은 과학자들에게 있어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태양계가 생성되었던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만큼, 소행성을 연구하면 태양계의 초기 모습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소행성을 태양계의 초기 상태를 보존한 타임캡슐이라 부르며, 원시 그대로 보존된 소행성의 일부를 직접 채취하여 지구로 가지고 온 다음 이를 조사하는 장면을 오래전부터 꿈꿔왔다.

그리고 이 같은 꿈을 실현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마침내 목적지인 소행성에 도착했다. 마름모꼴 형태로 생긴 베뉴는 지름이 대략 500m에 질량은 대략 1억 4000만 톤 정도가 나가는 소행성이다.

소행성 중에서는 중간 정도의 크기이지만, 베뉴는 과학자들이 품고 있는 의문을 해결해 줄 소행성으로 오래 전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베뉴를 목적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NASA 관계자는 “크게 두 가지 이유”라고 밝히며 “하나는 소행성 물질을 채취하는데 있어 적합한 조건을 갖고 있다는 점, 또 하나는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소행성에서 물질을 채취하려는 이유는 소행성이 태양계가 형성되었던 초기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특히 유기물이 포함되어 있다면 지구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소행성 베뉴에서 로봇팔로 물질을 채취하고 있는 OSIRIS-REx의 상상도
소행성 베뉴에서 로봇팔로 물질을 채취하고 있는 OSIRIS-REx의 상상도 ⓒ NASA

문제는 이 같은 물질 채취가 소행성에서는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점이다.

정확하게 물질을 채취하려면 소행성 표면에 착륙해서 작업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중력이 미약한 소행성에서는 착륙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NASA는 탐사선을 소행성에 직접 착륙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접근시킨 다음 긴 로봇팔을 사용하여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탐사선은 내년 말쯤에 소행성에서 물질을 채취할 예정인데, 이를 가지고 지구로 돌아오는 시기는 2022년이나 2023년 경으로 전망된다.

소행성에서 물질을 채취하는 것 외에 베뉴를 목적지로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소행성이 오는 2135년 경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다.

베뉴와 지구의 충돌 가능성을 제기한 NASA는 인류 생존이 위협받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탐사선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NASA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뉴는 현재 1.126AU 정도의 거리에서 태양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 1AU는 지구와 태양 간 거리를 뜻하는 단위로서, 태양과의 거리만 놓고 보면 지구와 베뉴는 태양과 비슷한 거리를 유지한 채 태양을 공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NASA의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관측 결과만 놓고 보면 지구와 베뉴가 충돌할 확률은 2700분의 1로서 매우 낮은 편”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혹시라도 충돌이 확실시 된다면, 베뉴를 폭파시키거나 진행 경로를 바꿔야만 인류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대재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름이 500m라면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 100여 미터나 높은 엄청난 크기의 소행성이다. 이런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인류의 종말까지는 아니더라도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행성 관측 위성 발사를 앞둔 유럽우주국

한편 유럽우주국(ESA)의 관측 위성도 내년 말 발사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오시리스렉스나 일본의 하야부사2 처럼 직접 소행성을 탐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공간에서 소행성과 외계행성들만을 집중적으로 관측하는 것이 목표다.

케옵스(CHEOPS)라는 이름의 이 위성은 300kg 정도의 소형 관측 위성으로서, 소행성 및 외계행성의 크기를 파악하는 일에 전문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소행성 및 외계행성 전문 관측 위성인 CHEOPS의 외관
소행성 및 외계행성 전문 관측 위성인 CHEOPS의 외관 ⓒ ESA

ESA의 관계자는 “케옵스의 주요 관측 목표는 소행성이나 지구 지름의 1~6배 정도 되는 지구형 외계 행성의 지름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지름을 정확하게 밝혀내면 행성의 밀도를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행성의 밀도를 정확하게 밝혀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밀도를 파악하게 되면 행성 구조와 환경에 대해 더욱 분명한 추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령 관측을 통해 발견한 외계 행성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암석 기반의 행성인지, 아니면 고밀도의 가스로 이루어진 행성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SA는 케옵스를 통해 관측한 소행성 및 외계행성 관련 정보들을 미국과 일본 등 소행성 탐사선을 보낸 국가들과 공유하면서 우주 탄생의 비밀을 파헤쳐 나간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1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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