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소행성 끝판왕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NASA의 디스커버리 프로그램(13) 루시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및 천문학자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Joseph-Louis Lagrange)는 뉴턴역학에서는 해를 찾기 힘들었던 3체(M1, M2, M3)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던 중 한 개의 물체가 다른 두 개의 물체보다 가볍다는 가정하에 가벼운 물체의 궤도는 다른 두 물체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정지해 있는 궤도(stationary solution)를 그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3체 문제의 해는 총 5가지인데 (직선상 라그랑주 해인 L1, L2, L3와 삼각 라그랑주 해인 L4, L5), 이 중 L4와 L5 지점은 질량이 큰 두 물체(M1, M2)를 이은 선을 한 변으로 하는 정삼각형의 다른 점들에 각각 위치한다. 이들은 M1/M2 값 즉 질량비가 24.96보다 클 경우에 중력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평형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안정성 때문에, L4와 L5 지점은 각종 SF 영화나 소설에서는 우주정거장 등의 건설에 대부분 등장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3체 문제의 5가지 해 (직선상 라그랑주 해인 L1, L2, L3와 삼각 라그랑주 해인 L4, L5) © University of Arizona

우리 태양계를 예로 들면, 태양계 구성 행성 중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의 L4, L5 지점에는 엄청난 양의 소행성들이 존재한다. 1906년 독일의 천문학자 막스 볼프(Max Wolf)에 의해서 처음으로 발견된 후 2018년 기준으로 대략 7000 개가 넘는 엄청난 양의 소행성들이 발견되었다.

특히 L4 지점에는 L5 지점보다 3배 정도 되는 소행성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은 트로이 소행성군이라고 불리는데, 그 때문에 L4, L5 지점을 트로이 지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 지구의 L4 지점에도 2010 TK7이라는 소행성이 존재하고 있음이 와이즈 탐사선 (WISE,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에 의해서 발견된 바 있다.

목성과 L4, L5에 존재하는 트로이군 소행성들의 시뮬레이션 결과 모습 © Astronomical Institute of CAS/Petr Scheirich

지구가 생명 친화적이 된 데에는 여러 가지 기적이 맞물려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목성의 크나큰 중력으로 인하여 여러 소행성과 위성들을 묶어 놓음과 동시에 많은 소행성이 목성의 라그랑주 지점에 묶여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우리 태양계에는 크게 2개의 먼지 원반이 존재한다. 화성과 목성 사이의 궤도에 있는 소행성대(Asteroid belt)와 대략 해왕성을 넘어서 넓게 분포하고 있는 카이퍼벨트(Kuiper belt)가 바로 그것들이다. 소행성대의 소행성들은 지구형 행성이 되지 못한 소행성과 미행성들인데 상대적으로 태양과 가까운 만큼 암석형 행성과 비슷한 내부 구조들을 지니고 있다. 반면 차가운 온도 탓에 카이퍼벨트의 소행성들은 주로 얼음 등의 구성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태양계의 2개 먼지 원반 및 트로이 군 소행성들 ©NASA

흥미롭게도 목성의 라그랑주 지점에 묶여 있는 소행성들은 태양계 형성 초기에 목성에 붙잡힌 것으로 생각되며, 많은 수의 소행성들은 소행성대의 그것들과는 상대적으로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소행성들은 카이퍼벨트의 소행성 구성 성분과 비슷한 구성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간주한다. 따라서 위 소행성 및 천체들은 태양계의 역사와 그에 관한 비밀을 품고 있는 천체들이다.

NASA(미항공우주국)는 이에 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2017년 1월 미항공우주국의 13번째 그리고 14번째 디스커버리 프로젝트로 루시(Lucy) 프로젝트와 프쉬케(Psyche) 프로젝트가 선정되었는데, 이중 루시 프로젝트는 소행성의 표면 지질 연구, 내부 연구와 구성 성분, 생성과정, 그리고 진화과정 등의 연구를 위한 프로젝트이다.

총 14개의 (발사 예정 2개 포함)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에는 이미 지구 근접 소행성을 탐구한 니어 슈메이커(NEAR Shoemaker) 프로젝트와 세레스(Ceres)와 베스타(Vesta)를 탐험한 돈(Dawn) 프로젝트 등 2가지의 소행성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하지만 루시 탐사선은 보다 장기적인 프로젝트이며 탐험의 스케일이 다른 ‘끝판왕’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 이름인 루시는 루시 탐사선이 처음으로 탐험할 52146 도널드요한슨(Donaldjohanson) 소행성의 이름에서 유래되어 명명되었다. 텍사스 오스틴/시카고 대학교의 인류학 연구소 존 캐플먼(John Capellmann) 교수팀의 연구원 도널드 요한슨(Donald Johanson) 박사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에 속하는 대표적인 종이자 오늘날 현생 인류의 오래전 직계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화석을 발견했는데 위 화석의 이름을 루시로 명명했기 때문이다.

2025년 소행성대에 위치해있는 직경 4km의 작은 52246 도널드요한슨 소행성 탐험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 2028년까지 목성의 L4 지점에서 직경 64km의 3548 유리 베이트(Eurybates), 직경 21km의 15094 폴리멜(Polymele), 직경 34km의 11351 로이쿠스(Leucas), 직경 51km의 21900 오루스(Orus) 등 4개의 트로이 소행성들을 탐험할 예정이며, 마지막으로 2033년 L 5지점에서 가장 큰 617 파트로클로스-메노이티오스 계 (Patroclus-Menoetius system) 2개의 소행성을 더 탐험할 예정이다. 직경 113km의 파트로클로스와 직경 104km의 메노이티오스는 질량 중심을 기준으로 서로를 돌고 있다. 총 7개의 소행성 탐험이 모두 끝난 후에 루시 탐사선은 두 트로이 지점들을 6년마다 돌 예정이다.

루시가 탐사할 52246 도널드요한슨(지구로부터 출발하는 화살표에서 첫 번째 만나는 하얀 점), 3548 유리 베이트(L4의 첫 번째 하얀 점), 15094 폴리멜(L4의 핑크색 점), 11351 로이쿠스(L4의 첫 번째 빨간 점), 21900 오루스(L4의 두 번째 빨간 점), 그리고 파트로클로스-메노이티오스 계(L5의 핑크색 점)들의 모습 ©Southwest Research Institute

루시는 아틀라스 V401 로켓에 실려서 2021년 11월에 발사될 예정이다. 뉴 허라이즌스에 사용되었던 모노크롬 망원 카메라 LORRI를 바탕으로 만들어질 고해상도 가시광선 L’LORRI 카메라와 적외선 분광기 Ralph를 바탕으로 만들어질 L’Ralph가 탑재될 예정이다. 오시리스-렉스(OSIRIS-REx)에서 사용되었던 TES를 바탕으로 유사하게 제작될 열적외선 분광기 L’TES도 탑재할 예정이다. 또한, 전파 장치와 도플러효과를 이용해서 목표 소행성들의 질량을 잴 예정이다.

루시 탐사선의 상상도 ©NASA/SwRI

2022년엔 루시 프로젝트와 비슷한 또 하나의 소행성 탐사선이 발사 준비 중이다. 바로 JAXA (일본우주항공국)에서 준비 중인 데스티니 플러스 (DESTINY+, Demonstration and Experiment of Space Technology for INterplanetary voYage Phaethon fLyby dUSt science)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데스티니 플러스의 목표 소행성은 3200 파에톤 (Phaethon)이기에 루시 탐사선과는 다르게 반대편으로 출발한다. 파에톤은 그리스 로마신화에서의 태양의 신 아들의 이름에서 명명되었는데 이름처럼 태양에 한없이 가깝게 다가가면서 공전한다. 파에톤은 수성보다도 더 가깝게 태양에 다가가며 지구에도 상당히 가깝게 접근하곤 한다. 3200 파에톤 소행성은 지구위협 천체(Potentially Hazardous Object, PHO)로 분류되어 있으며, 평균 지름은 대략 6km를 자랑한다.

45억 년 전의 태양계를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또한 태양계의 진화 과정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실마리를 찾는 소행성 끝판왕 프로젝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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