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술 패권 전쟁, 인재로 공략해라”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환경 변화와 위기 대응 방안 논의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는 올해 최악의 블랙스완(Black Swan)으로 전 세계 경제에 위기를 가져왔다. 여기에 글로벌 대란을 촉발할 수 있는 화이트 스완(White swan)으로 미국과 중국 간 하이테크 패권 경쟁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하이테크(high-tech)를 둘러싸고 첨예한 국가 간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우리만의 포스트 코로나 대책은 무엇일까.

8일 서울대학교 국가전략위원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혁신 생태계 정비를 위한 국가정책포럼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에서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현재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글로벌 현황과 우리나라의 문제점 등을 살펴보고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헤쳐나갈 대안이 논의됐다.

블랙 스완과 화이트 스완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질서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코로나 위기 전에는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와 자유민주국가의 우위가 지켜지고 IT를 통한 자유가 확대되면서 권력이 분산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세계화 반발 및 자국 제일주의 성향이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를 통한 초지능화 및 프라이버시 문제도 등장했다.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글로벌 시장 변화 및 국내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무엇보다 ‘기술 패권’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을 둘러싸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미·중간 무역분쟁은 하이테크 패권 경쟁으로 번졌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분야는 반도체 시장이다. 미국은 반도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여기에 배터리,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바이오, 청정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에 4년간 3000억 달러(한화 약 325조 원) 이상의 신규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앞으로 미국은 세계적인 기술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신성장 분야에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탄소 배출 제로화를 위한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가져갈 것”이라며 “특히 고숙련 노동자 이민 비자 확대 및 취업 확대, 4년간 과학기술인력 교육지원에 50억 달러, 교육 시설 첨단화에 2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인재 유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래 선도 7개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은 향후 5년간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기회복을 위한 5G 통신망, 인공지능 등의 7개 신(新) 인프라 사업에 34조 위안(한화 약 5662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은 인력의 양적 지표 달성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일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자국의 최첨단 기술의 강점 유지 및 강화를 위해 5대 분야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테크놀로지, 인공지능, 양자 기술, 소재, 우주 분야다.

한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는 이미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소재 부품 수출 규제를 통해 큰 고통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연구개발이 더욱 진전되는 성과도 있었다.

김 본부장은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과정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예방주사를 미리 맞은 셈”이라며 “현재 정부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핵심소재 부품의 기술 자립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소부장’에 대한 막대한 지원 및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중요한 건 인재, 인재, 인재

정부는 소부장 분야의 경쟁력을 살리는 한편 미래 기술 5개 분야를 기술 패권 분야로 선정해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미래차, 바이오헬스, 반도체, 6G, 양자 기술 등 5개 핵심기술에 대한 전략이 계획되어 있다”며 “앞으로 실현하기 위한 세부적인 전략 및 대응 방안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희국 LG그룹 고문은 인재와 문화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미래 기술 패권을 위한 경쟁력을 쌓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고급 인재들이 계속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인재 육성 및 충원 분야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전문가들도 필요 대응 방안에 대해서 한목소리로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도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의 인력 확보 방안을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15만 명의 핵심 인력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디지털 인재 10만 명, 기후변화 등 녹색융합 분야의 그린 인재 2만 명, 바이오‧헬스‧DNA 기반 바이오 인재 3만 명 규모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박상욱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교수는 대학의 변화를 촉구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은 해당 분야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양적 지표 달성에만 집중하는 것은 경계했다. 국 총장은 “인재의 양적 지표 달성보다 창의력 등을 가진 정성적 인재의 경쟁력 확보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우리가 1위 할 수 있는 분야,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에 인재 육성 및 집중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희국 LG그룹 고문은 인재와 문화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인재와 문화’다. 인재란 단순히 학벌이 좋고 아이큐가 좋은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사람,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학의 변화도 중요하다. 박상욱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교수는 대학이 자성의 목소리를 통해 인재 양성 및 연구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근래의 대학은 하나의 플랫폼이자 하나의 연구 수행 주체면서 인력양성의 주체, 산업 경제의 주체, 국가협력 주체, 혁신 주체”라고 전제한 후 “대학은 시대가 원하는 융합형 인재, 문제 해결형 인재, 가치 창출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지, 지역사회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산학연 협업 네트워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등을 스스로 묻고, 답을 내고, 실천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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